또보겠지떡볶이집 즉석 떡볶이는 먹어도 먹어도 안 질린다
정말 오랜만에 즉석떡볶이를 먹었다. 사실 최근에 이 음식을 꽤나 먹고 싶었다. 근데 은근 찾아보면 주변에 이렇게 즉떡을 파는 가게가 별로 없다. 집 근처에도 가게가 하나 있었는데 그 건물을 허물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면서 그 가게도 사라졌다. 그리고 배달의 경우 대부분 기존에 우리가 흔히 먹는 떡볶이를 판매하지 조리가 들어가야 하는 떡볶이를 판매하진 않겠다. 근데 막상 찾아보면 있을 것 같긴 한데 즉떡을 배달시켜서 먹을 생각은 여태 하지 못했다. 그리고 뭔가 직접 가서 먹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란 말이지. 집에서 먹을 경우 다 끓인 다음에 따로 먹게 되니까 그 맛이 안 사는 것 같다. 잔잔한 불에 졸여가며 짭조름하게 먹는 매력도 있는데 그 부분이 안되니 말이다.
그래서 먹고 싶었는데 못 먹고 있었다. 주변에 말만 하고 또 못 먹고 있었다. 그러다 이날 아는 형과 뭘 먹을지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즉석떡볶이가 생각났다. 그래서 우리가 가는 동에 그런 가게가 있는지 물어봤다. 이 형도 이제 이직을 하지만 이 공간에서 거의 4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다 알고 있었다. 근데 이 형이 신기하게 이 지역엔 즉떡을 파는 곳이 없다고 했다. 그나마 청년다방이었나. 아무튼 그 프랜차이즈가 있는데 거긴 별로 안 땡긴다고 했다. 나도 거긴 몇 번 가봤는데 딱히 특별한 기억은 없다. 사이드 메뉴처럼 다른 것들이 좀 이색적이었지 메인이 뭔가 특별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그렇게 어디 갈지 고민하다가 어차피 이 형은 운전을 하고 있으니 혼자 한번 검색을 해봤다. 마곡동 즉석떡볶이라고 말이다.
근데 내가 정말 좋아하는 또보겠지떡볶이집이 검색창에 노출이 되고 있었다. 그래서 뭐지 하고 들어가 봤는데 내가 평소 가던 곳이 많았다. 원래 홍대, 합정, 신촌 부근을 메인으로 체인점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알았는데 그쪽 지역에만 계속해서 생기는 줄 알았다. 근데 여기 이제 마곡까지 나타난 것이다. 그래서 바로 이 형한테 여기 아냐고, 가봤냐고 물어봤는데 몰랐다고 새로 생겼나 보다고 말해주었다. 그래서 바로 여기 가자고 말했다. 그렇게 여기 마곡 또떡을 오게 되었다. 솔직히 여기에 가려면 사람도 많고 대기도 발생할 수 있는 홍대나 합정으로 가야 한다 생각했는데 또 가까운 지역인 마곡에 이렇게 체인점이 생겨서 좋다. 그리고 여긴 그 지역들과 다르게 매장 내부도 넓고 주문하면 음식도 바로 나오고 서비스나 환경적인 측면에서 훨씬 좋더라.
떡볶이 좋아하는 친구 데려가면 극찬 받을 수 있는 마곡 또떡, 그동안 즉석떡볶이 참지 않고 먹은 보람이 있었다. 여길 오기 위해 몇 개월간 참았다면 그럴 가치가 있었다. 그럴 정도로 평소 좋아하는 곳이다. 예전엔 쿠폰도 모으고 그랬었는데 그걸 기억하면서 방문하진 않다 보니까 계속 잃어버리게 되어 정작 써본 경험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아무튼 평소 먹던 것처럼 2인으로 주문했고 꼭 먹어줘야 하는 사이드 메뉴 버터갈릭 감자튀김을 주문했다. 솔직히 이렇게 먹고 마무리로 날치알 볶음밥까지 먹어줘야 하는데 이날 이게 첫끼가 아니었다. 원래 1차로 햄버거집을 갔었다가 뭔가 허전해서 2차로 여길 온 것이었다. 물론 중간에 1시간 정도 텀이 있긴 했는데 배가 고프지도 않고 부르지도 않고 딱 중간 상태일 때 온 것이었다.
먹는 방법의 경우 따로 없겠다. 기본적으로 조리가 되어 나오기 때문에 끓기 시작하면 바로 안에 들어있는 면부터 먹으라 말씀을 주신다. 그럼 라면과 쫄면을 먹은 뒤에 적당히 또 시간을 보내면 떡을 먹으면 되겠다. 이날 매장에 설명은 따로 못봤는데 여기가 조미료나 그런 것이 아니라 다 천연재료들만 써서 맛을 내기 때문에 인위적인 맛이 나지 않는다. 그 장점 중 하나가 원래 떡볶이 국물을 먹으면 짜기도 하고 그래서 갈증이 나고 물을 찾게 되는데 여긴 그런 부분이 없다. 다 먹고 난 뒤에도 갈증이 난다거나 그런 포인트가 없다. 물론 마실 때 물이나 음료수를 마시긴 하는데 아무튼 그 특유의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고 난 후의 증상이 없어서 그게 또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 좀 졸여서 먹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더 졸기까지 시간을 보낸 뒤에 먹기 시작했다.
버터갈릭 감자튀김으로 시간을 좀 흘려보낼 수 있었다. 근데 여기 확실히 다른 지점들보다 쾌적하고 너무 좋다. 솔직히 다른 곳들은 좀 좁아서 뭔가 옆 테이블과 지인처럼 먹어야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여긴 그렇지 않아도 됐다. 그래서 앞으로 아마 이 지점을 자주 찾아오게 될 것 같다. 생각이 날 때마다 말이다. 이제 딱 먹기 좋은 상태가 될 것 같아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즉석 떡볶이 안에 들어간 라면은 진짜 더 맛있는 것 같다. 그리고 바로 불 앞에서 건져서 먹기 때문에 꼬들꼬들한 타이밍을 맞추기가 쉬운데 그래서 더 맛있는 것 같기도 하고. 둘 다 1시간 전에 햄버거를 먹고 온 상태를 잊은 것처럼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이 맛이 너무 오랜만이라 더 반가워서 더 맛있게 먹은 것 같기도 하다. 지점은 쾌적해졌는데 맛은 예전 그대로였다.
배가 부르더라도 이 버터갈릭 감자튀김은 무조건 사이드로 주문해야 한다. 그래야 단짠단짠 조합이 완성된다. 마무리로 날치알까지 먹어주면 배도 부르고 딱 좋은데 솔직히 이렇게만 먹어도 웬만하면 배가 부를 것이다. 이게 적은 양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라면 하나를 추가하면 둘이 나눠 먹을 경우 반개씩은 먹는 거니까 단순 그 양이 적진 않겠다. 그래도 여긴 배부르게 먹어도 소화가 잘 된다. 다른 떡볶이 가게들과는 다르다. 근데 맛도 있다. 제목에 적은 것처럼 떡볶이 좋아하는 친구 데려가면 극찬받을 수 있는 마곡 또떡 가게다. 떡볶이 좋아하는데 여기 체인점 싫어하는 친구를 본 적이 없다. 그러니까 경쟁이 심한 홍대, 합정에서 몇 년이 지난 시간 동안 웨이팅 있는 상태로 장사가 잘 되고 여기까지 지점이 확대된 것이겠고. 오랜만에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고진감래라는 사자성어를 이럴 때 써야 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