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매콤한 양념이 일품인 해운대 일번지 자갈치 산곰장어

디프_ 2022. 12. 12. 20:33
해운대 현지인에게도 인정받은 일번지 자갈치 산곰장어 후기

 

예전에 혼자 해운대에 잠깐 왔던 적이 있다. 친구가 일을 끝나고 만나자고 했었는데 내가 그냥 먼저 낮에 가서 있을 테니까 일 끝나고 보자고, 내가 거기까지 알아서 간다고 했다. 그냥 그 남는 시간에 서울에 있기보단 어차피 와야 할 것 미리 부산에 와서 뭐라도 먹든가 아니면 그냥 혼자 카페에 있더라도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그렇게 혼자 와서 먹고 싶었던 상국이네 떡볶이도 먹고 바다 구경도 하고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내가 부산에 온 것을 안 다른 지인이 혹시 그 골목 거리에서 꼼장어도 먹었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내가 '아 지나가다 그 거리가 있긴 하더라. 근데 먹진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거기 나중에라도 꼭 먹어보라고 자기가 너무 맛있었다고 말해주었다. 그래서 '아 그렇구나. 어쩐지 이런 골목 거리가 괜히 생기는 것은 아니지'라고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게 잊지 않고 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부산에 또 올 일이 있었다. 이상하게 근 1~2년간 부산에 정말 자주 오는 것 같다. 아무튼 이때는 해운대에서 1박을 해야했고 그러면 딱 여기서 저녁을 먹으면 좋겠다고 낮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저녁 시간이 되어서 친구에게 내가 추천받은 곳이 있다고 한번 가보자고 했다. 그래서 여기 매콤한 양념이 일품인 해운대 일번지 자갈치 산곰장어 가게에 오게 되었다. 솔직히 입구부터 나름 충격의 연속이었다. 살아있는 꼼장어를 직접 손질하시는데 피부터 그 꿈틀거림까지 실시간으로 보이고 있었다. 이게 나름 시장에서 볼 수 있는 묘미가 맞긴 해서 사진을 찍긴 했는데 괜히 포스팅을 보시는 분들 중에 불편하실 수도 있는 분이 계실 것 같아 별도 업로드는 하지 않겠다. 우선 내가 보기 좀 불편하고 처음에 놀랐다.

 

기본찬은 매우 심플하게 나온다. 저 국물도 솔직히 이런 가게에 오면 뭔가 특별하고 깊은 맛을 나타내는데 딱히 그러진 않았다. 여긴 그래서 메인에 충실한 곳이구나 싶었다. 그렇게 양념구이로 작은 사이즈를 주문했다. 솔직히 여기 가격이 조금 나간다. 근데 일단 한 친구는 나중에 도착할 예정이라 제일 작은 사이즈를 시켜서 먹어본 뒤에 친구가 오면 또 시켜서 먹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행동하길 잘했다. 포스팅을 하면서 적겠지만 친구가 올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후딱 먹은 뒤에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 친구랑은 다른 식당으로 이동했다. 아무튼 주문을 하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주문한 메뉴들이 나왔다. 여기 처음부터 이렇게 대충 초벌이 되고 양념이 버무려져 있는 상태로 나온다. 그리고 먹기 직전까지 직접 관리를 해주신다.

친구나 나나 둘다 처음이었기 때문에 언제 먹어야 할지 몰랐다. 여기 말고 숯불에 직접 구워서 먹는 단골 집이 하나 있긴 한데 이렇게 은박지 위에 나름 잘려진 채로 통으로 나오는 곳은 여기가 처음이었다. 그리고 애초에 이렇게 양파와 함께 양념들이 같이 섞여져 있다 보니 언제 먹어야 하는 타이밍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리고 처음엔 여기서 관리해주는 줄도 몰라서 그냥 알아서 먹는 것인가 싶었다. 그래도 그냥 날 것 상태로 먹을 수도 없고 맛집에 왔으니 맛있게 먹고 싶어서 언제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여쭤보았다. 근데 일하시는 분께서 갑자기 은박지 한쪽을 들더니 전체적으로 휘휘 저어주시면서 양념을 다시 섞고 골고루 구워질 수 있도록 재정비를 해주셨다. 이게 딱 실시간으로 봐야 체감이 오는데, 아무튼 그렇게 막 이렇게 만져도 되는지 보지 않고서는 절대 몰랐을 것이다. 요청드리길 잘했다.

 

은박지도 이렇게 나중에 한번 갈아주시더라. 그리고 콩나물도 올려주시고 이제 먹으면 된다고 말씀해주셨다. 솔직히 지금 이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비주얼만 보고 군침이 돈다. 빨간색은 진짜 확실히 식욕을 자극하는 것 같다. 다시 이때로 돌아가 글을 작성해보자면, 둘다 배가 고픈 상태는 아니었다. 나름 식사였지만 간식을 먹은 지 2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그냥 뭐라도 먹자는 마인드로 이렇게 여기 가게에 도착한 것이었다. 그래도 이 비주얼과 여기만의 노포스러운 분위기가 식욕을 당겼다. 이제 먹을 상태가 되었고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꼼장어 요리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런 비주얼의 음식은 처음 먹어봤다. 그래서 나 역시 맛이 궁금했다. 별도 소스가 있긴 했지만 처음 여기 해운대 현지인에게도 인정받은 일번지 자갈치 산곰장어 본연의 맛이 궁금해 그냥 먹어보았다.

 

일단 가격이 4만원이니까 여기서 양이 많다거나 그런 말은 할 수 없겠다. 물론 이 재료 자체가 비싸고 이 시장가가 맞다면 할 말이 없는데 개인적으로 좀 비싸게 느껴지긴 했다. 그래도 그 가격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여기만의 특색이 있었고, 꼼장어 살도 통통하니 씹는 식감이 있어 좋았다. 그리고 적당히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각종 야채에서 수분기가 나와 양파의 달달함과 함께 소스를 먹으니 나름 감칠맛도 있고 맛있었다. 그리고 핵심은 양념이었다. 여기 매콤한 양념이 일품이다. 솔직히 매운맛을 못 즐기는 사람의 경우 좀 맵다고 느끼실 것이다. 나도 매운걸 잘 못 먹는 편인데 이날 같이 온 친구의 경우 더 못 먹었다. 그래서 막 땀을 흘리더라. 난 입 안이 얼얼할 정도였고. 근데 이 친구도 돈이 아깝기도 한데 계속해서 들어가는 맛이라고 땀 흘리면서도 계속해서 먹긴 하더라. 그만큼 어느 정도 여기 매력이 있긴 했다.

 

다만 친구와 나 둘다 모두 여기 해운대 일번지 자갈치 산곰장어 재방문은 잘 모르겠다. 일단 우리 둘 입맛 기준에 너무 맵다. 물론 그 매콤함이 막 인위적인 것이 아니고 계속해서 감칠맛이 나게 해서 입맛을 돋구고 당기게 하는 그런 매력이긴 한데 또 그것만 고려하기엔 양이 풍족한 느낌은 아니다. 물론 나의 경우 해산물 베이스에 조금 약하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근데 이건 개인적일 수 있는 것이 여기 나름 양이 자랑이라고 하니 이 가격에 이 정도 양이면 또 가성비 좋은 것일 수도 있다. 그에 대한 부분은 위 이미지들을 직접 보시고 판단하시는 것이 낫겠다. 개인적으로 꼼장어 요리에 약하니까. 만약 앞으로 이 요리가 생각이 난다면 평소 자주 가던 단골집에 가서 시원한 열무국수와 함께 먹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알던 곳이 역시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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