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강력한 추천으로 다녀와본 밀밭칼국수
어떻게 보면 여기 양주가 친구의 아지트가 되었을 수도 있겠다. 그냥 그 친구만의 공간이라기보단 거의 일주일에 2~3번은 여기를 찾고 있으니 제 2의 동네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이 친구의 경우 결혼을 앞둔 자신의 여자 친구가 여기에 살아 자주 들리고 있다. 그래서 막 지나가다 보면 자꾸 이 길로 빠지라고, 자기가 자주 가봐서 안다고 매번 그 말을 하더라. 근데 나의 경우 매번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따라가니까 굳이 이 길로 오진 않았다. 근데 이날은 공교롭게도 아예 이 근처에서 1박을 보내야 하는 날이었다. 그래서 이 친구가 원하던 길로 드디어 오게 되었는데, 그렇다 보니 이 친구가 자기가 자주 가는 맛집 여러 리스트를 보내주었다. 근데 예전에도 여기 근처를 지나간 적이 있는데 그때 칼국수 이야기를 꺼냈었다. 근데 막상 거리를 보니 많이 돌아가야 한다고 해서 그땐 가지 못했다.
근데 이날은 아예 이 근처에서 머무르니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검색을 해보니 어차피 여길 지나간다고 했다. 그래서 다들 아침을 먹지 않고 만났기 때문에 바로 여길 가자고 했고, 나 역시 매번 지나갈 때마다 이 친구가 추천한 곳이 얼마나 다른지 궁금해서 가보자고 했다. 그래서 이렇게 도착할 수 있었다. 친구가 말하길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하면 대기를 해야 하니 최대한 빨리 가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래서 오픈 30분 전에 도착한 것 같은데 이미 와계신 분들이 있었다. 그래도 매장 내부가 넓어 다행히 오픈하자마자 대기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근데 순식간에 모든 테이블이 꽉 차고 그 뒤에 대기가 생기더라. 그래서 나랑 이날 여길 처음 온 친구는 도대체 뭐가 어떻게 다르길래 이렇게 사람이 많지? 어차피 칼국수 아닌가? 하면서 좀 신기해했었다.
여길 데려온 친구는 매번 여자친구랑 왔는데 너네랑 여길 오다니 하면서 신기해했고 여길 자신의 추천에 의해 온 사람들의 후기를 들려주었다. 우선 아버지께서 칼국수를 워낙 좋아하시는데 여기 국물 맛을 보자마자 확실히 다르다고 인정을 받았다고 말해주었다. 나의 경우 국물 요리는 그렇게 잘 모르고 이제야 알아가는 입장인데 그냥 단순 배가 고파서 빨리 먹고 싶었다. 그렇게 친구의 추천대로 칼국수를 주문하고 나의 제안에 따라 만두를 추가 주문하게 되었다. 뭔가 메인을 먹기 전에 만두로 속을 어느 정도 달래주고 싶었다. 나름 여기도 하루 손님이 어느정도 있으니 기본적인 준비가 되어있어서 손님들이 몰려들어와도 체계를 갖춰서 응대를 해주셨다. 그래도 확실히 음식이 바로 나오진 않았다. 나온다고 하더라도 좀 끓어야 하고.
아 그리고 무채비빔밥도 하나 주문했다. 친구가 이 비빔밥 별것 없는데 꼭 먹어줘야 한다고 했다. 근데 확실히 진짜 뭐 별것 없다. 가격도 3천 원으로 저렴하고 추가 메뉴다. 그래서 진짜 별것 없는데 이게 너무 맛있었다. 심플하니 깔끔했다. 근데 아마 배고파서 맛있었을 것이다. 근데 이상하게 이런 게 은근히 맛있을 때가 있다. 집에서 배고플 때 그냥 밥 대충 비벼 먹으면 그게 그렇게 맛있듯이 약간 이 무채비빔밥이 그런 느낌이었다. 그리고 여기 웨이팅은 기본이고 맛있는녀석들까지 감탄하고 돌아간 양 많은 밀밭칼국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김치다. 여기 김치가 비밀병기였다. 일단 김치가 좀 매운 편이다. 솔직히 매워봤자 얼마나 맵겠어 했는데 침이 고이고 약간 얼얼할 정도로 매운 편이다. 근데 내 생각엔 그 특별함 때문에 여기가 인기 많은 것 같다.
일단 김치가 좀 매콤한 베이스이다 보니 이런 칼국수를 전문으로 파는 가게에선 그런 김치를 쉽게 만날 수 없겠다. 근데 단순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게 감칠맛 있게 맵다. 맛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칼국수 자체가 매운 칼국수도 있지만 국물이 하얗고 면도 하얗다. 그래서 좀 담백하고 시원함을 위주로 가는데 그때그때마다 김치로 어느 정도 자극을 주어 먹는 재미도 있고 실제로 맛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그렇겠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양도 양이고 국물 시원함도 시원함이고 안에 튼실하게 들어간 재료도 재료인데 김치가 아마 여기 인기 비결이 아닐까 싶다. 예상한 것처럼 만두가 먼저 나왔는데 만두 역시 비주얼은 우리가 예상한 그대로다. 속이 튼실하게 찬 평범한 만두다. 근데 맛있었다. 이날 배고픈 첫끼였으니까.
그리고 요즘 맛집 트렌드 중 하나인, 가격은 1~2천 원 더 비싸도 양은 확실하게 나오는 그런 가게가 요즘 인기 트렌드 중 하나인데 여기 밀밭칼국수의 경우 그 부분에 충실했다. 일단 같이 나온 냄비라고 해야 하나. 저것도 꽤나 큰데 저 안 가득 이렇게 면발이 가득 차 있다. 이게 좀 끓으면서 국물이 살짝살짝 넘치는데 아마 그런 비주얼도 손님의 만족도에 무시 못하겠다. 나랑 친구는 처음 보는데 이 비주얼을 보자마자 양 진짜 많다고 했다. 솔직히 앞서 무채비빔밥을 셋이서 한 숟갈씩 먹으니까 바로 사라져서 그거 더 시켜서 먹자고 했는데 친구가 우선 여기 양이 많으니까 칼국수 다 먹은 다음에 먹자고 했는데 그 이유를 딱 보고 나서 알 수 있었다. 진짜 양이 정말 많더라. 면발의 경우 틈새 없이 꽉 차는데 저렇게 넘칠 정도면 진짜 말 다했겠다.
여길 소개해준 친구가 여긴 국물이 진짜라고 하면서 면발과 국물의 적절한 조화로 떠주었다. 모든 사람 심리가 그렇듯이 자신의 권유로 누군가 뭔갈 하게 된다면 잘해주게 된다. 그 잘해주는 이유에는 그 사람이 만족하길 바라는 기대감이 있겠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리액션이 좋고 잘 웃고 기뻐할 줄 아는 사람들이 사랑을 받는 것 같다. 대부분 그런 사람을 통해서 나의 뿌듯함과 만족감이 채워질 테니 말이다. 나의 경우 리액션도 없고 그런 부분이 꽤나 약한 편이다. 나에겐 고맙다, 감사하다는 표현인데 누군가에겐 그렇게 와닿지 않겠다. 그래서 나로서는 항상 이런 나의 모습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길 기대하고 있는데 다들 힘들게 살아가기 때문에 그게 쉽지 않겠다. 그래서 나도 너무 큰 기대감은 버려야겠고.
웨이팅 기본 맛있는녀석들까지 감탄하고 돌아간 양 많은 밀밭칼국수의 경우 이게 애초에 처음에 양이 많다 보니 끓으면 끓을수록 육수가 우러나서 더 맛있다고 한다. 애초에 양이 많다보니 먹으면 점점 더 진해져서 맛있어진다고. 나의 경우 앞서 말한 것처럼 여기 김치가 매운 베이스이기 때문에 따로 다대기나 그런 것은 풀지 않았다. 근데 김해 10년 차인 친구는 항상 뭔가를 먹을 때마다 청양고추를 찾았는데 여기서 역시 저렇게 다대기를 추가로 넣어서 먹었다. 다진 청양고추도 넣고. 나의 경우 매콤함을 즐긴다면 이 친구는 매운맛을 즐긴다고 볼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대부분 김치로만 해결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다들 아침 첫 끼니인데 차를 타고 오느라 배가 고팠는지 칼국수가 먹을 상태가 되자마자 폭풍 흡입하기 시작했다. 국물도 시원하고 면발도 호로록 넘어가고 진짜 담백하고 부담 없이 맛있었다.
그리고 친구의 강력한 마지막 추천이 하나 더 있었다. 솔직히 배부른 것 아는데 여기 국물에 밥을 말아먹어야 진짜라고 말이다. 어떤 말인 줄은 알겠다. 이 국물에 김치까지 있으니 밥을 말아서 먹으면 맛이 없을 수가 없겠다. 근데 배가 너무 부른 상태여서 안 먹을까 했는데 친구의 기대감을 무너뜨릴 수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한 숟갈 먹어봤는데 확실히 그냥 다 누구나 다 아는, 맛있는 맛이었다. 이 조합들이 애초에 맛이 없을 수가 없겠다. 그러니까 여기가 오픈 전부터 웨이팅이 발생하고 멀리서도 사람들이 찾아오고 그런 것이겠다. 여기 밀밭칼국수 2호점 자체가 차를 가져오지 않으면 오기 힘든 구조인데 다들 오픈 전부터 차를 가져와서 이렇게 기다리는 것이니 정말 여기 양주 맛집은 맛집이다. 나를 포함해 우리 역시 이날 너무 맛있게 잘 먹었고. 근처에 이 매장이 있다면 한 번쯤 가보시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