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잡내 없이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인 국밥의 정석 밀양돼지국밥

디프_ 2022. 11. 8. 20:33
점심이든 저녁이든 갈 때마다 웨이팅은 기본인 김해 돼지국밥 맛집 소개해요

 

개인적으로 부산에 살아본 적은 없지만, 경험에 빗대어 말해보면 부산에 사는 친구가 타지에서 놀러 오는 친구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국밥집 추천해줄 수 있냐는 말이겠다. 나도 이게 어떻게 이렇게 형성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주변에 부산을 놀러 가면 우선 꼭 국밥 맛집을 찾아보더라. 개인적으로 국물 음식 자체를 즐겨 먹지 않아서 예전엔 별생각 없이 갔었다. 근데 요즘은 나도 국물 요리에 좀 빠져있다면 빠져있는 편이다 보니 이런 질문에 귀 기울이게 되더라. 물론 막 아직도 특정한 음식을 찾아서 간다기보단 그냥 그 지역에서 제일 맛있는 것을 먹는 편이긴 한데 친구를 보면 '부산=국밥' 공식처럼 무조건 도착하자마자 먹어야 하는 인식이 있더라. 근데 그게 좀 평균화가 된 것 같다. 아무튼 오늘 포스팅은 김해, 부산에서 약 10년간 거주한 친구가 제일 맛있다고 인정한 국밥 가게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번에 만났을 때 친구에게 너가 제일 맛있었던 곳이 어디냐 물었다. 이미 예전에 왔었을 때 이 친구가 좋아하는 가게들은 여럿 갔었는데 이번따라 그냥 제일 베스트가 어디인지 궁금했다. 그러다 이 친구가 말해주었다. 여긴 최근에 알게 된 곳인데 개인적으로 자기가 제일 맛있었다고 말이다. 이미 단골손님이 아니라 최근에 알게 되었다는 것이 좀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입맛이 갑자기 변하진 않았을 테고 제일 맛있었다고 하니 그럼 거길 가보자고 했다. 저녁을 먹으러 말이다. 아마 이날이 등산을 했던 날일 텐데 등산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니 얼마나 꿀맛이겠는가. 둘 다 배가 고파서 빨리 먹고 싶었고 일단 가게에 도착한 뒤 주차를 하고 앞에서 잠시 대기를 했다. 여기 웨이팅이 있더라. 그래서 번호표를 뽑고 순서가 오길 기다렸다. 근데 생각보다 번호가 많이 밀렸는데 매장 자체가 넓기도 하고 회전율이 빨라서 그런지 번호는 순식간에 줄어들었다.

 

그렇게 번호표가 다가왔고 순서에 맞춰 안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내부 앉아서 먹는 공간까지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뭐 주말이어서 나름 이해가 되었다. 근데 진짜 이 와중에도 밖에 대기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었다. 나름 몇번의 방문을 통해 김해 나름 유명하다는 곳들은 많이 가봤는데 여기처럼 인파가 많은 곳은 여기가 처음이었다. 푸주옥만 가더라도 특정 시간대가 되면 한산해지고 그랬는데 여긴 피크 시간이 지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아직 음식을 먹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친구가 말한 것도 있고, 여기 사람들이 나름 국밥이라면 다들 일가견이 있을 텐데 이렇게까지 기다리면서 먹는 것을 보면 나름의 이유가 있겠다 싶어 조금씩 신뢰도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나의 경우 초보자이기 때문에 친구가 주문하는 것을 보고 따라 주문을 했다. 이 친구가 돼지국밥을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따로국밥을 주문하였다. 그래서 내가 둘이 뭐가 다르냐고 물어봤다. 근데 이 친구가 말하길 그냥 밥이 따로 나오는 것이라 했다. 근데 이름만 다르다고 하기엔 가격까지 달랐다. 그래서 내가 가격이 그게 500원 더 비싸다고 말하니, 자기도 이유를 모르겠다고 그냥 부산 국밥집에 가면 무조건 따로 주문하면 500원이 추가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뭐 설거지 비용이 따로 들어가는건가 이렇게 혼자 추측하면서 그냥 그 궁금증은 넘겼다. 일단 등산 후 이 배고픔부터 먼저 해결해야 했다. 그렇게 따로국밥 2개와 수육 하나를 주문하였다. 근데 따로국밥도 뭐 내장만인지 살만 들어가는지 선택할 수 있는데 그건 기호에 맞게 하면 되겠다.

잡내 없이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인 국밥의 정석 밀양돼지국밥 가게에서 국밥보다 수육이 먼저 나왔다. 이것도 살짝 의아했다. 어차피 육수를 새로 뽑아내는 것이 아니고 지속적으로 오랜 시간 푹푹 끓여온 베이스가 있을 텐데 그게 좀 늦게 나온다는 것이 신기했다. 근데 어차피 뭐든 배를 채울 수 있는 것이 먼저 나오면 땡큐였다. 앞서 부추부터 김치까지 한입씩 다 맛봤는데 그 자체로 너무 감칠맛 있고 새콤달콤해서 가뜩이나 허기졌는데 입 안의 식욕이 폭발할 정도였다. 그래서 이렇게 수육이 나오자마자 바로 먹어봤다. 친구한테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냐 물으니 그냥 고기 위에 새우젓 몇 개 올려서 먹으면 최고라고 했다. 그렇게 먹어봤는데 완전 내 스타일이었다. 적당히 짭조름한 것이 소금이랑은 다른 매력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수육 자체도 역시 잡내 하나 없이 너무 부드러웠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인 국밥이 나왔다. 기본적인 양념은 되어있었는데 여기에 기호에 맞게 부추를 넣고 새우젓을 넣고 그래도 안되면 뭐 소금 같은 것을 넣으면 되겟다. 근데 개인적으로 짜게 먹음에도 불구하고 여기 새우젓만 넣어도 충분하고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개인적으로 먹는 스타일이 바로 밥을 마는 것이 아니라 국물부터 좀 즐기고 건더기를 먹다가 나중에 밥을 따로 넣곤 한다. 뭔가 이렇게 먹으면 두 가지 메뉴를 먹는 느낌이랄까? 순댓국을 먹을 때도 일단 순대를 따로 건져내 쌈장에 찍어서 밥과 함께 먹다가 나중에 말아서 먹곤 그랬다. 누가 정해준 것은 아닌데 이렇게 먹게 되더라. 아마 예전에 국물 자체를 그리 선호하지 않아 나름 터득한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기본적으로 여기 양념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근데 부추 자체에 양념이 되어있고 먹다가 김치도 먹으니 저절로 국물 색이 저렇게 변해갔다. 여기 장점 중 하나가 뽀얀 국물인데 과연 다 먹을 때까지 그 색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다. 또 팍팍 먹어야 제 맛이니 더 그런 부분을 지킬 수 없겠다. 아무튼 그렇게 모든 메뉴가 나왔고 수육도 먹고 뚝배기에 담긴 뜨거운 국물도 먹고 고기도 먹고 밥도 먹고 양파도 먹고 마늘도 먹고 김치도 먹어가면서 맛있게 식사를 즐겼다. 음식이 나오자마자 우리들의 대화도 잠시 끊겼던 것 같다. 너무 배가 고팠고 시장이 반찬인데 여긴 그냥 시장하지 않아도 맛있는 곳이어서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사람들이 점심이든 저녁이든 갈 때마다 웨이팅이 기본인 이유가 있었다. 이름 자체가 밀양이라 아쉽긴 한데 그래도 왜 김해에서 여기가 돼지국밥 맛집인지 이해가 되었다.

 

아 근데 여기서 하나 패착이 있었다. 너무나도 맛있었고 비주얼도 좋고 찬들도 훌륭하고 그랬는데 실수가 하나 있었다. 바로 양! 수육을 작은 것을 시키든가 아니면 뭐 국밥을 어떻게 하든가 했어야 했는데 이렇게 시키니 양이 너무 많았다. 물론 나의 경우 친구보다 잘 못 먹는 편이긴 한데 친구마저도 양이 너무 많다고 했다. 그 이유는 그냥 국밥 안에도 건더기가 너무 실했다. 고기들이 한 숟갈뜨면 부추보다 더 올라올 정도로 실하게 들어있었다. 솔직히 배가 고프더라도 그 국밥 자체만 완뚝해도 배가 찰 느낌이었다. 근데 개인적으로 요즘은 수육을 포기 못하겠더라. 수육 자체에 새우젓 조금 올려 먹으면 진짜 그게 천국이다. 너무 맛있다. 내가 좋아하는 맛이 다 담겨 있어서 더 그런 것 같다. 그래서 항시 이렇게 시키고 있는데 이렇게 먹을 경우 정말 3~4인 이서 식사를 해야 그나마 편하겠다.

솔직히 마지막에 배가 너무 불러서 밥까지 말아야 하나 싶었는데 또 이 비주얼을 보고 말지 않을 순 없겠다. 또 국물만 즐기는 것보다 밥을 마는 것은 또 다른 맛이기도 하고. 밥을 넣으니 국물이 다시 올라와 뭔가 처음 먹는 기분이 들었다. 사진으로 보더라도 뭔가 새것 같다. 근데 나름 정말 열심히 많이 먹었다. 양이 진짜 실하게 잘 나오더라. 그래도 양파 쌈장 올려가면서 열심히 먹었다. 역시 국밥은 깔끔하게 먹는 것보다 이렇게 숟가락으로 팍팍 퍼 먹어야 제맛이다. 배가 고플 때와 부를 때 모두 잡내 없이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이었다. 진짜 여기 밀양돼지국밥 국밥의 정석 느낌이다. 친구가 왜 10년간 이곳에 거주하면서 여기가 제일 괜찮았다고 말하는지 알 수 있었다. 물론 내가 비교 대상이 별로 없긴 하지만, 최근에 꽤나 유명하다는 강원도에 있는 곳보다 여기가 훨씬 나았다. 그곳도 진짜 넓고 장사가 잘 되었는데 거기가 5점이라면 여긴 10점이었다. 그만큼 확실히 뭔가 다른 곳이긴 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