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두항정, 볼살, 삼각살, 돈설이 나오는 김해 뒷고기 끝판왕

디프_ 2022. 11. 3. 20:46
김해 가면 꼭 먹어봐야 하는 뒷고기가 제일 잘 나오는 뒷고기공장 다녀왔어요

 

김해에 정말 맛있는 음식이 많다. 뭐 그냥 친구 덕분에 차를 타고 여기저기 검증된 곳들만 편하게 다녀서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그냥 갈 때마다 너무 먹는 것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돌아오는 것 같다. 어차피 서울에도 다 있다고 그렇게 말할 수 있는데 그때는 가격이 좀 다르겠다. 여긴 확실히 저렴하고 이 친구가 서울에 와서 뭐 먹으면서 하는 말은 가격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었다. 근데 물론 김해도 막 저렴한데 양 많고 그렇다는 것은 아닌데 상대적으로 확실히 그런 것은 있겠다. 뭔가 더 제대로 나오는 느낌이랄까. 아니면 이 친구가 여기서 약 10년 동안 거주하면서 정말 괜찮은 곳들만 나를 데려가 줘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 아무런 가게나 가는 것은 아니니까. 아무튼 오늘 소개할 곳은 이날 처음 가보는 곳이었다. 나름 이 지역 다섯 번 넘게 방문했는데 그 많은 기간 동안 이 가게는 가보지 않았다.

 

원래 여기가 아니라 뒷고기를 먹으려고 하면 백종원, 허영만 모두 다녀가고 극찬한 삼일뒷고기를 가는 편이다. 근데 거기 이미 벌써 세 번 이상 가보기도 했고, 이날은 친구가 거기 말고 새로운 곳을 발견했다고 거길 가보자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그냥 아는 곳이 낫지 않나? 가봤던 곳 만족스럽기도 했는데 굳이 다른 데 가야 하나 걱정했는데 이 친구는 믿고 가야 하기 때문에 알아서 하라고 했다. 예전에 이 친구랑 부산 건너갔을 때인가 내가 어디 가보자고 했는데 거기서 대단한 실패를 했기 때문에 믿고 따를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그렇게 가게에 도착했다. 따로 주차장은 없었고 그냥 주변에 빈 공간에 주차를 했다. 여기저기 다녀보니 막 주차공간이 안정적으로 확보되어 있고 그런 가게들이 많다기보단 그냥 주변에서 해결하는 느낌의 가게들이 많았다.

 

숯을 통해 고기를 구울 수 있었고 밑반찬은 파김치부터 해서 콩나물까지 나름 고기와 함께 곁들이면 좋을 구성으로 실속 있게 나왔다. 그리고 이 친구랑 오면 좋은 점 중 하나가 고기를 본인이 굽는다는 것이다. 그냥 본인이 먼저 집게를 들고 고기를 굽는다. 그냥 자기가 고기를 구워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중 하나다. 상대적으로 그래서 좀 편한 부분이 있다. 배고플 땐 먹는 것에만 집중하는 편이라 굽거나 그런 포인트를 놓치곤 하는데 이 친구가 알아서 해주니 좋을 수밖에. 물론 잘 구워서 더 맛있기도 하고. 근데 나도 적당히 한입 두입 먹으면 이 친구 먹을 동안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긴 한다. 나름 이제 식사를 많이 했다고 그냥 서로 맞는 포인트들이 있다. 뭐 좋아하는지도 알고!

일단 이게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근데 내가 경험한 뒷고기는 삼겹살이나 소고기 같은 것처럼 막 한점 한점 뒤집어가며 굽는 스타일은 아니다. 일단 그냥 불판 위에는 가지런히 올리는데 그 위에 굵은 소금을 뿌리고 그냥 집게로 휘휘 저어가며 구워줘야 한다. 이유는 나도 모른다. 그냥 이 친구가 그렇게 하더라. 그렇다 보니 불판에 이렇게 생각보다 많은 양을 한 번에 올려서 구울 수 있겠다. 뭔가 이 느낌마저 술안주 느낌이랄까? 좀 자연적인 이런 느낌이 좋다. 물론 개인적으로 술을 잘 못하기 때문에 항상 보조를 못 맞춰주긴 하는데 나의 경우 이 구성에 맥주 한잔만 하더라도 딱 좋더라. 그리고 여기 껍데기 메뉴가 있길래 오랜만에 먹어보고 싶어서 하나 주문하자고 했다.

그렇게 불판 위에 올려진 고기들이 적당히 다 구워져 가기 시작했고 이제 먹으면 되었다. 그래서 여기 나름 찍어 먹을 수 있는 별도 소스가 있었는데 따로 소금을 가져와 소금에 찍어먹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정말 소금과 고기는 최고의 조합이라 생각한다. 왜 이렇게 맛있지? 그리고 수육이나 보쌈을 먹을 때는 새우젓을 조금씩 통으로 올려서 먹는 것이 최고고. 짠맛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은데 알고 보면 김해에 있는 맛집들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 짠맛을 잘 살려줘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내가 여행 온 무드라 기분이 좋은 것일 수도 있겠고. 그렇게 김해뒷공장 고기들을 맛보기 시작했다. 뒷고기 구성은 두항정, 볼살, 삼각살, 돈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먹다 보면 이게 부위기 다르구나를 비주얼로 알 수 있다. 그렇게 먹는 재미가 있다. 특히 입맛에 더 맞는 부위가 따로 있기도 하고!

파김치도 먹고 마늘 쌈장도 먹고 소금이랑도 먹으면서 다양하게 뒷고기를 흡입하기 시작했다. 정말 김해에 오면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라도 이 뒷고기는 꼭 먹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뭐 호불호가 있을 순 있겠다. 근데 1인분에 5천 원 하는 정도의 구성에다가 뭔가 이렇게 막 먹는 스타일은 서울에서 경험하기가 쉽지 않다. 그냥 그런 기분을 내는 용도로도 괜찮을 느낌? 물론 여기 와서 1인분만 주문해서 먹는 테이블은 없겠다. 애초에 3~4인분 기본 주문을 해야 하는 가게들이 많기도 하고. 근데 이게 저렴하다고 해서 잡내가 있다거나 퀄이 떨어진다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오히려 뭔가 바로 잡아 판매하는 것 같은 신선함도 있고 탱글탱글한 식감도 좋고. 아무튼 진짜 괜찮다.

 

물론 여기가 그렇게 잘해주는 가게라 그런 것일 수도 있다. 내가 괜히 김해 뒷고기 끝판왕 가게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겠다. 이전에 포스팅한 적이 있는 삼일 뒷고기부터 나름 이 지역 유명하다는 곳 세 군데 정도 가봤는데 그중 여기가 여러모로 더 실속이 있다고 느껴졌다. 만약 처음 여기 온 사람이라면 그래도 대표 가게인 삼일을 먼저 데려갈 것 같고, 그다음에 온 사람이라면 두 번째로는 여길 데려올 것 같다. 그냥 가게마다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닌데 약간 특색이 다르다고 보면 되겠다. 예를 들자면 건물 외관이나 분위기부터 해서, 메인이 아닌 찌개류 같은 서브들이 좀 다르다든가. 뭐 그런 것들 말이다. 아무튼 여기 경험치를 비교해보면 이래저래 꽤 괜찮았다. 그리고 사장님이 젊으신 편인데 그냥 찬 구성이나 이것저것 봐도 센스가 있으시다고 느껴졌다.

밥보다는 고기를 더 실컷 먹고 싶었는데 이게 또 은근 밥도둑이다. 밥 위에 고기 한점 올리고 쌈장 마늘 올리면 진짜 한입 잘 들어간다. 오히려 밥 자체가 이게 배를 채우고자 하는 포만감 때문에 먹는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반찬처럼 식욕을 돋궈주고 식사를 이어나가게 해주는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 요즘은 좀 그렇게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꼭 한 공기를 다 먹지 않아도 나름 만족하며 식사를 하게 되더라. 오히려 안 먹는 것이 편할 때가 있기도 하고. 그리고 여기 떡도 이렇게 구워서 먹을 수 있도록 해줬는데 개인적으로 밥이 먼저여서 손이 가진 않았다. 근데 친구 커플은 떡도 잘 먹고 저 콩나물도 잘 먹더라. 난 고기와 밥 정도만 공략했다.

그래도 하나 정도는 맛을 봐봤다. 따로 소스처럼 뭔가 나오길래 찍어 먹어봤는데 약간 떡꼬치 느낌이 나기도 하고 괜찮았다. 근데 떡 자체가 정말 포만감을 많이 끌어올리기 때문에 잘 먹는 사람 아니고서야 그냥 떡은 패스하고 먹고 싶은 것만 먹는 것이 더 낫겠다. 추가로 고기를 더 주문하고 열심히 먹었다. 나오는 뒷고기 부위 중에 개인적으로 이렇게 비계 부분이 같이 섞여있는 종류가 있는데 이게 정말 제일 맛있더라. 뭔가 식감도 탱글탱글하니 괜찮고 먹는 맛도 있고 그렇다. 이 식감은 삼겹살 먹을 때와는 확실히 다르다. 비주얼이 비슷하긴 한데 뭐라 딱히 뭐가 어떻게 다르다 설명할 순 없겠는데 이 뒷고기 부위만의 매력이 있다. 그리고 잘라져 나온 상태로 어느 부위인지 알기는 쉽지 않더라. 통으로 나오는 것도 아니니. 친구랑 뭐 맞추기 내기했다가 둘 다 틀린 답을 내놨으니.

 

슬슬 다들 배가 차기 시작했고 고기는 그만 종료하고 껍데기를 불판 위에 올렸다. 껍데기의 경우 톡톡 뭔가 튀면서 구워지다 보니 얼굴이나 맨살에 기름이 튀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잘못해서 눈으로 튀면 큰일 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껍데기 전문점 그런 곳은 이렇게 불판 위에 올리고 그 위를 덮을 수 있도록 뭔가 주곤 하는데 여긴 그렇게까지 없었다. 당연히 구워지는 과정에서 좀 튀고 그랬는데 뭐 누가 다치거나 그러진 않았다. 은근 조심해서 먹어야 하는 부위 중 하나라 생각한다. 나의 경우에도 이때부터 배가 정말 불러서 고기 먹을 생각은 못했고 그냥 껍데기 한두 점만 가볍게 즐겨야지라 생각했다. 1인분 자체의 가격은 저렴해도 먹다 보면 또 많이 먹게 되는 것이 뒷고기 스타일이다. 그래서 나오는 총 금액 자체는 매번 큰 차이는 없더라. 물론 먹는 양이 다르긴 하지만.

 

찌개도 하나 추가 주문해서 먹어봤다. 사실 찌개는 처음부터 주문했었는데 이게 누락이 되어서 조금 늦게 나왔다. 근데 그도 그럴 것이 여기 매장 내부가 막 좁은 편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넓은 것도 아니지만 아무튼 테이블이 좀 있는 편이다. 근데 서빙해주시는 분들은 두 분이었나 그랬을 것이다. 사장님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세분이셨나. 아무튼 그렇다 보니 중간중간 주문이 막 들어오고 따로 숯도 내어주고 그러시다보니 좀 놓치시는 것들이 있었다. 그래도 또 뭐 다시 말씀드리면 되니까 불편한 것은 아니었는데 아무튼 전체적으로 뭔가 정형화된, 안정된 그런 느낌의 가게는 아니다. 근데 또 이게 여기 매력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껍데기가 다 구워져 가기 시작했고 찌개를 먹으면서 속을 좀 진정시켜주었다.

 

다 구워졌고 하나씩 맛보면서 슬슬 식사를 마무리할 준비를 했다. 그리고 일행 중 누군가가 라면도 먹어보고 싶다고 해서 이렇게 마지막으로 라면까지 시켜서 한입씩 나눠 먹었다. 여기 단순 고기만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여러 가지 구성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것 같다. 유명하고 오래된 삼일뒷고기의 경우 정말 고기에만 충실하고 찌개나 이런 것도 없고 잔치국수만 있어서 어떻게 보면 다양하게 잘 즐기는 젊은 감성에는 여기 뒷고기공장이 더 맞을 수도 있겠다. 앞서 말한 느낌이 그냥 전체적으로 다 비슷한데 이런 디테일 정도만 차이가 있다는 의미였다. 두항정, 볼살, 삼각살, 돈설이 종합적으로 나오는 김해 뒷고기 끝판왕 가게에서 너무나도 기분 좋은 식사를 했다. 배 터지게 잘 먹었다. 김해 가면 어느 가게에서든 꼭 드셔 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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