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대한민국 제과제빵 명장으로 선정된 김덕규 과자점 후기
베이커리 세상에 관심이 많다. 맛집 다니는 것도 좋지만 식후에 정말 괜찮은 카페 가는 것도 또 다른 재미 중 하나더라. 일단 먹고 산책하는 것도 좋지만 날씨가 덥거나 춥거나 비가 오거나 등등 안 좋을 경우 실내 공간에서 더 머물러야 하는데, 근처에 괜찮은 카페나 제과점이 있으면 거기서 커피 한잔하면서 달달한 디저트 한입씩 하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 요즘은 근교에 넓직하고 되게 자연 친화적인 공간도 많이 생겨서 실내에 있지만 야외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더라. 근데 이게 또 요즘 너무나 많은 카페들이 생기다 보니 가격은 똑같이 비쌀지언정 정말 맛 차이가 심하게 나는 것 같다. 어디서는 그냥 코스트코와 같은 대형 마트에서 그냥 떼와서 구운 상태로만 파는데 더 비싼 가격을 받는 곳도 있는 반면에, 어디는 자격증도 가지고 계신 상태에서 새벽부터 준비를 해서 손님에 내어주는 곳도 있다.
개인적으로 후자의 가게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솔직히 맛집 차는 것도 힘든데 카페까지 괜찮은 곳 찾기가 정말 쉽지 않겠다. 그래서 대부분 눈에 보이는 곳을 가거나, 아니면 스타벅스나 메가커피와 같은 그런 곳을 안전하게 찾기도 하겠다. 근데 개인적으로 카페인을 잘 흡수하지 못해 커피 위주로 카페를 정하는 것이 또 아니다 보니 나름 찾는 수고가 들어가긴 해야겠다. 개인적으로 스타벅스를 좋아하긴 하지만 오곡라떼나 미숫가루와 같은 달달한 음료는 또 없어서 잘 못 가고 있고, 또 개인 카페에선 웬만하면 디카페인을 판매하지 않으니 선택이 쉽지가 않다. 뭐 요즘은 디카페인을 관리하는 곳이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그래도 한 다섯 군데 중 한 군데 정도 있을까 말까 한 것 같다. 좀 아쉽긴 한데 그만큼 수요가 부족하다는 것이니 뭐 어쩔 수 없겠다.
오늘 소개할 대한민국 제과제빵 14호 명장 김덕규 과자점 가게의 경우 커피를 마시기 위해 방문한 것도 아니었고, 식후 디저트를 위해 방문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친구네 집에 머물러 있다가 운동이나 하러가자고 밖으로 나왔고, 그럼 안에서 뭐라도 먹자 하고 지나가다 들린 것이었다. 근데 이 친구들이 어딜 찾아가길래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가게에 도착하고 나서, 여기 굉장히 유명한 곳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래서 간략하게 살펴보니 꽤나 대단하신 분이 여기서 장사를 하고 계신 것이었다. 자세히는 몰랐지만 방송에도 많이 출연하시고 저렇게 경력사항을 살펴보면 뭐 하나 가벼운 것들이 없겠다. 그래서 처음엔 사진 찍을 생각이 없다가 이렇게 사진을 찍게 되었다. 그 뒤에 살펴보니 좀 괜찮을 것 같은 빵들은 이미 다 팔리고 없었다. 제과점이 이런 것이 아쉽다. 음식점처럼 음식이 재료만 있으면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하루 정해진 수량만 만들고 판매가 이뤄지다 보니 당일에 인기 메뉴는 못 먹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먹고 싶은 빵들이 있나 전체적으로 한번 살펴봤다. 이미 재료들이 다 빠져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제과보다는 제빵 쪽 관련된 종류들이 많이 보였다. 예전엔 제과와 제빵의 차이도 몰랐는데 최근 관심이 좀 생겼다고 그정도는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나름 맛있게 잘하는 집도 많이 알게 됐다. 앞서 몇 번 포스팅했었던 르꼬르동블루 자격증이 개인적인 핵심 지표이긴 한데 그래도 뭔가 딱 비주얼만 봐도 이젠 대충 어떨지 알겠더라. 물론 이게 항상 맞는 것은 아니다. 솔직히 이건 요리처럼 자유도가 있는 것이 아니고 종류마다 특정한 틀이 사용되어 비슷한 모양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생긴 것은 다 비슷하겠다. 근데 그 위에 뭐가 올라가져 있나, 어떻게 올라가 있나 이런 것들을 살펴볼 수 있겠다. 그렇게 전체적으로 둘러본 뒤에 한 개 정도만 내가 픽했고 나머진 여기를 잘 아는, 자주 와보는 친구들에게 믿고 맡겼다. 뭐 내가 결제하는 건도 아니어서 그냥 믿고 따르는 게 속편했다.
그렇게 스크린골프장에 도착했다. 이때만 해도 이 친구들은 골프를 정말 못 쳤다. 물론 나도 못 치고. 그래도 3개월 제대로 열심히 배웠다고 기본이 남아있긴 한데 스크린 경험은 없고 골프 구력으로 3개월은 쳐주지도 않기 때문에 친다고 말할 수도 없겠다. 최근에 한번 재미로 가봤었는데 오른쪽으로 다 슬라이스가 나서 진짜 하나도 안 맞더라. 그때 너무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아 그 뒤론 골프를 두 번 다시 안 치고 있다. 만약 친다고 하면 레슨을 다시 받은 뒤에 쳐야겠다 싶더라. 지금 하면 운동이 아니고 스트레스받는 노동 느낌이다 보니. 근데 이날은 그냥 다들 못 치니 재미로 나름 가르쳐주는 자리여서, pc방 왔다는 느낌으로 먹을 것 먹으며 수다도 떨고 스윙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내부 쾌적하고 시원하니 나름 이런 공간만 한 곳도 없겠다.
대한민국 제과제빵 14호 명장 김덕규 과자점 후기, 솔직히 케이크의 경우 개인적으로 생크림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뭔가 판단할 수가 없었다. 다만 느끼한 생크림 맛이 아니라 계속해서 먹으면 먹을 수 있겠는데 막 저절로 손이 가고, 맛있어하고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 근데 이거 이름을 뭐라 하지. 앙버터는 아니었는데, 아무튼 저게 너무 맛있었다. 겉은 굉장히 바삭하고 안에는 뭐 양파가 들어간 것 같았는데 아무튼 식감도 좋고 향도 좋고 너무 맛있었다. 저 크림소스도 굉장히 잘 어우러지고. 그래서 저거는 은근 양이 되었는데 나도 모르게 혼자 계속해서 먹은 것 같다. 스크린골프장에서 음료수가 같이 제공되었는데 둘이 번갈아서 먹으니 언제 저녁을 먹었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계속해서 들어갔다. 아마 운동하러 온 것이 아니라 먹으러 간 날이겠다.
아 이게 앙버터였나 보구나. 초기 디저트 세상에 입문했을 때 이 메뉴를 굉장히 많이 먹었다. 팥을 좋아하는 편인데 달달하고 맛있더라. 다만 밥을 안 먹은 상태에서 먹으면 느끼해서 물린다. 밥을 먹고 난 뒤 달달한 디저트가 생각날 때 먹는 것이 맞겠다. 이것의 경우 맛은 평범했다. 먹어본 맛이었고 익숙한 맛이었다. 아마 앞서 소개한 저 바삭한 것이 너무 맛있어서 그랬을 것이다. 다른 것은 눈에 안 들어오는 느낌이랄까. 만약 다음에 여기 김덕규 과자점을 다시 방문한다고 하더라도 저것은 무조건 살 것 같다. 품절이 되지 않았다면. 김해에 놀러 올 때마다 평소라면 절대 못 왔을 곳들을 이 친구들 덕분에 많이 와볼 수 있어서 좋다. 기분 좋다. 단순 먹는 것만 잘 먹어서 기분 좋은 것이 아니라 이 친구들 만나면 마음도 편하고 그냥 사는 이야기 하는 것도 즐겁고 그렇다. 뭔가 나에겐 안식처 같은 느낌이랄까.
이 무화과가 올라간 빵은 결국 그날 먹지 못하고 다음날 아침에 이렇게 나 혼자 먹어치웠다. 이거 아마 내가 골랐던 것일 것이다. 근데 어제 저녁에 한 친구는 골프에 빠져서 거의 음료수만 마시고 나랑 다른 친구만 계속해서 먹은 것이었는데 이게 남았다. 근데 다음날 먹어도 촉촉하고 맛있었다. 솔직히 디저트는 대부분 당일에 먹는 것이 좋다. 그게 아마 가게에서도 가장 맛있다고 말하고 추천할 것이다. 근데 개인적으로 잘하는 가게들은 다음날 오전 중에 먹어도 맛이 거의 비슷한 것 같다. 정말 잘하는 집들은 그랬다. 아닌 곳의 경우 다음날 먹으면 수분기도 없고 퍽퍽하고 그렇더라. 뭔가 확실히 실력이 있는 제과제빵 세상이다. 아무튼 본의 아니게 다음날까지 너무나도 맛있게 즐겼고, 덕분에 이렇게 기분 좋은 김덕규 과자점 후기 포스팅을 작성해본다. 나도 모르는 후식 세상이 너무나도 넓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