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트 모던 그리고 옥스퍼드 스트리트 쇼핑하기
(Tate modern and Oxford street shopping in London)
유럽여행을 다녀온 지 2년이 지났다. 이때는 핸드폰도 5s여서 크기가 작았고 태어나서 인터넷에서 활동을 처음 했을 당시라 사진이나 텍스트나 과거의 블로그를 보니 지금도 부족하지만, 더 부족했다. 그래도 다시 갈지도 모르고 과거의 나는 어땠는지 기록하고 싶어서 하고 있긴 한데 솔직히 성에 안 찬다. 쓸데없는 말이 너무 길었다.
웨스터민스터 다리 주변 구경을 마치고 바로 다음 일정이었던 테이트 모던을 구경하러 길을 나섰다. 사실 그전에 세인트 폴 대성당을 들리기도 했는데, 평소 하던 것처럼 안에 들어가 구경은 하지 않았고 밖에서 그냥 기념사진만 찍고 왔던 터라 별도의 포스팅은 하지 않으려 한다.
위 사진 뒤에 보이는 것이 세인트 폴 대성당이긴 한데, 바로 앞에서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정말 많아서 사진을 찍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발도 아파 쉬기도 하고 화장실도 갈 겸 바로 앞에 있는 스타벅스에 잠깐 들려 음료수를 하나 마시고 밖으로 나왔다.
테이트 모던으로 가려면 위 사진에서 보이는 밀레니엄 브리지라는 다리만 건너면 된다.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는 바로 근처에 있어 많은 사람이 세인트 폴 대성당과 이렇게 묶어서 이동한다. 장형 사진은 처음 올리는 것 같은데 키는 실제로 나와 비슷하다. 근데 내가 사진을 너무 못 찍는건지 약간 작아 보이게 나오는 것 같다. 이때는 약간 마른 편인데, 지금은 살도 많이 쪄서 꽤 듬직해 보인다.
아무튼 사진도 찍었겠다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근데 알다시피 숙소에서 나온 뒤로 쭉쭉 아무것도 먹지 않고 걷기만 한 우리는 지칠 대로 지쳐있었다. 그래서 Tate modern에 들어가기 전, 점심을 먹고 들어가기로 했다. 좌측으로 식당가 같은 곳들이 모여있는 곳이 보이길래 그곳으로 향했다. 예전 호주 여행에서 처음 먹어보고 진짜 내 스타일이라고 반했던 피시앤칩스를 파는 가게를 찾는데, 영국의 대표요리라면서 찾기가 정말 힘들었다. 겨우겨우 찾아 안으로 들어갔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니 300년 전통의 집이라고 쓰여있었고 바로 피시앤칩스를 주문했다. 눈으로 찾은 가게치곤 정말 잘 들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메뉴가 나왔을 때 생각이 달라졌다. 가격이 좀 비싸 뭐가 다를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는데, 나온 메뉴를 보니 기존에 먹어왔던 것들과 다르긴 달랐다. 일단 튀김 안에 들어있는 살이 두툼하지 않았다. 그래서 씹는 느낌이 촉촉한 게 아니라 뭔가 고기 씹는 느낌처럼 안까지 바삭했다. 여기만의 노하우일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기존에 먹어왔던 것들이 더 괜찮았다.
그리고 장형과 함께 스텔라라는 맥주도 처음 마셔보았다. 처음엔 마실 생각이 없었는데 어제 그냥 내다 버린 하루가 아쉬운 생각이 들어서 급 주문하여 마셔보았는데 진짜 정말 맛있었다. 알코올 초보자로서 술에서 맛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사고의 전환을 일으켜준 때가 이때였다. 진짜 술이 맛있었던 것일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지리적이나 심리적인 요인이 결합되어 이 당시에 이렇게 느꼈을 수도 있었겠지만, 이 뒤론 맥주를 찾으면 스텔라 맥주를 찾고 있다. 주변 친구들은 '술도 안 마시는 너가 뭘 아냐'며 놀리곤 하는데 이때의 기억이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근데 한잔먹고 얼굴이 뻘개져서 졸려오는 건 똑같았다.
배도 부르겠다 다시 바로 옆에 있는 Tate modern으로 향했다. 술 때문에 피로가 풀려 구경은 나중에 하고 우선 스카이라운지 카페가 있는 곳으로 올라가서 쉬기로 했다.
장형과 음료를 주문한 뒤 자리에 앉아 사진을 찍어보았다. 아까 지나온 밀레니엄 브리지가 보인다. 보이는 강물 색깔은 여전히 그대로다. 그래도 뭔가 탁 트인 장소는 처음이었어서 자리에 앉아 술도 깨고 수다도 떨고 쉬기도 하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슬슬 일어날 준비를 하는데 장형이 예전에 친구랑 왔었는데 사진이 정말 이쁘게 나오는 곳이 있다며 잠깐 가보자고 했다. 따라가서 사진을 한 두 장쯤 찍었나. 바로 쫓겨났다. 직원만 출입이 가능한 곳이라고 한다.
그렇게 위층부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와 천천히 구경을 다하고 밖으로 나왔다.
다음 목적지는 숙소. 일단 좀 씻고 옷도 편하게 갈아입은 뒤 다시 나오기로 했다. 가는 길에 아까부터 길거리에서 자주 보이는 땅콩 같은 음식을 하나 샀다. 장형 말로는 캐슈라고 하는데 정확하진 않다. 그냥 땅콩을 기름에 넣고 튀긴 음식인데 맛있었다. 다만 여느 튀긴 음식이 그렇듯 건강에 좋진 않을 것 같다.
핸드폰이 터지지 않는 영국 지하철을 타고 숙소에 도착했다. 런던의 여름은 꽤 길다. 해가 아홉시나 열시는 돼야 슬슬 져간다. 그래서 숙소에서 실컷 쉬다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밝았다. 아 내가 머무른 숙소와 이 옥스퍼드 스트리트는 약 5분 거리다. 쇼핑가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고 숙소에서 가까워 자주올 것 같아 그냥 편한 옷으로 나왔다. 아마 멀었으면 다음 일정으로 미뤄졌을 듯하다.
옥스퍼드 스트리트에 도착했다. 위 사진이 중심지라면 중심지인데 나이키 매장이 아주 크게 보인다. 그 주변으로 H&M과 TOPSHOP 매장이 보인다. 건물들이 상당히 크다. H&M에선 한국에선 이미 품절이 되어 찾을 수 없는 나시를 여러개 샀다. 한 공간에 매장도 크게 서너 군데가 있었고, 다행히 사이즈가 많이 남아있었다. 서양인은 대체적으로 덩치가 커서 그런가 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매장인 TOPSHOP을 갔다. 남자는 TOPMAN으로 가야 하는데,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오면 꼭 하나라도 좋아하는 아이템을 발견하게 된다. 이날 역시 마음에 드는 남방을 발견해서 입어보았는데 사이즈가 너무 커서 고민을 하다가 결국 포기했다.
그 외에도 영국의 유니클로라는 리버 아일랜드, 이름이 멋있어 보이는 프렌치 커넥션, 장형이 추천한 올세인츠 등의 여러 매장을 들어가 보았다. 그나마 올세인츠 매장이 장형 말대로 괜찮았는데, 옷 자체가 별로 없어 아쉬웠다. 또 한국에선 한 인기 하는 유니클로가 보여 들어가보았는데 런던에서는 상당히 인기가 없어 보였다. 일단 매장 자체가 너무 좁고 사람도 별로 없었다. 아메리칸 어패럴은 한국에서 느꼈던 기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멋있었다.
허리가 아픈 장형과 발바닥이 아픈 나는 그렇게 구경을 마치고 다시 숙소 쪽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저번 숙소 관련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프라이마크라는 곳으로 가 수건을 샀다. 가기 전 다른 많은 가게들을 돌아다녔으나, 대부분이 비치타워 같은 큰 것들만 팔았고 가격도 상당히 비쌌다. 그래서 PRIMARK를 왔는데 한국 수건들과 크기도 비슷하고 가격도 매우 저렴했다. 그래서 마음 편하게 세장을 구매했다.
진짜 살 것도 다 샀겠다 마음 편하게 숙소로 돌아오는 데 골목길에 성인용품샵이 보였다. 외국에 가면 정말 웬만하면 행동에 제약을 두지 않는 편이다. 한국에서 하기 힘든 일이라면 위험하거나 민망한 것일지라도 더더욱 해보려고 노력한다. 이번엔 그 정돈 아니지만 그냥 경험 삼아 한번 들어가 보았다.
이미 구경하고 있는 커플들도 많았고 가운데에는 둥그렇게 테이블이 각종 기구들과 함께 놓여있어 직원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신기해서 사진을 몇 장 찍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공개적으로 노출할 순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재밌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