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구워져 나와 먹기도 편한 손오공 쪽갈비 다녀왔어요
쪽갈비의 경우 아마 지금보다 한 5~6년 전이라고 해야 하나. 그때 한참 엄청나게 인기가 있었다. 그 치즈랑 같이 나와서 막 신림이었나. 홍대였나. 아무튼 제임스 뭐 어쩌고 하면서 웨이팅까지 생기고 사람들이 엄청 몰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등갈비 크게 나오고 치즈 분수처럼 나오고 해서 같이 먹어서 비주얼적으로도 반응이 꽤 좋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직접 가보진 못했다. 듣기론 대기는 긴데 가격만 비싸도 양도 별로고 가성비가 없다고 했다. 뭔가 눈은 만족스러운데 실제 입은 즐겁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가고 싶긴 했지만 별로 가고 싶지 않은 마음도 들어서 안 가고 그랬던 것 같다.
그래도 그렇게 한번 열풍이 불었으니 다른 새로운 프랜차이즈들도 많이 생겨나 자동적으로 경쟁이 되어서 내가 갈만한 곳이 생기지 않을까 싶었다. 근데 아니었다. 또 갈만한 곳을 찾지 못했고 따로 듣지도 못했다. 그리고 저렇게 열풍이 불었던 그 매장도 점점 사라지고 사람들도 찾지 않게 되었던 것 같다. 역시나 그렇게 반짝 떠오르는 가게들은 정말 오래가지 못한다. 그리고 어느 곳에선 이건 그냥 등갈비를 따로 사서 어려운 방법이 아니니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훨씬 더 양 많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도 하더라. 그래서 언제 기회가 오면 그렇게나 먹어볼까 싶었는데 또 상황이 마땅치 않았다. 그렇게 잊고 있다가 어느 날엔 꼭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비슷한 곳을 찾아봤다. 근데 딱 오늘 소개할 여기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 갔을 때는 일산 호수공원 근처로 갔었다. 거기에만 매장이 있는 줄 알았다. 아마 그때 처음 간 것이 몇년전이니 실제로 그때는 거기에만 매장이 있었을 수 있겠다. 처음 갔으니 껍데기도 먹어보고 간장 맛, 매운맛 모두 먹어봤다. 주먹밥인가 뭔가도 먹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다 먹고 난 뒤에 바로 옆에 있는 호수공원을 걷고 그랬다. 그렇게 먹고 느낀 바는 여기 손오공 쪽갈비 진짜 맛있다는 것이다. 일단 아직 입소문이 덜 난 것인지 위치 때문인 것인지 웨이팅 없이 바로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뭔가 먼저 발견한 기분이랄까. 그리고 양이야 뭐 가격이 저렴한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배도 부르고 구성도 괜찮고 그래서 나름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먹기 편해서 좋기도 했던 것 같다.
이전에 왔었을 때 간장보단 매운맛이 훨씬 맛있었다. 매운맛도 막 요즘 불닭처럼 엄청 매운맛이 아니라 그냥 신라면 정도의 매콤함이라고 보면 되겠다. 이 맵기까지 내 입맛에 딱이었다. 그래서 이번엔 매운맛으로만 주문했다. 아 그리고 지점도 다른 곳으로 왔다. 내 집 기준에서 일산보다 마곡이 훨씬 더 가까운데 여기에 매장이 생겨서 기분 좋게 이렇게 올 수 있었다. 퇴근 시간에 방문하던 터라 차가 막힐 걱정도 했는데 이렇게 가까운 곳에 편하게 올 수 있어 좋았다. 오랜만에 왔지만 그 직화로 매콤한 불맛을 제대로 살린 그 맛은 여전히 기억났고 주문을 하고 빨리 나오길 기다렸다. 나왔을 때는 이렇게 바로 먹을 수 있는 상태로 나오기 때문에 굽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편하게 먹기만 하면 되겠다.
일단 이렇게 구워서 나오는 것의 장점은 연기를 직접적으로 느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옷에 냄새가 배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 추가로 똑같은 고기라고 하더라도 누가 굽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데, 여긴 전문가가 직접 구워주시니 그런 퀄리티적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그리고 자리에서 구워주면 이야기하는 것이 불편할 수도 있는데 여긴 따로 마련된 자리에서 구워주신 후 다 구워진 상태로 내어주시기만 하니까 같이 온 일행과 대화를 나누거나 그럴 때 불편함이 전혀 없어 좋았다. 요즘 고깃집들의 경우 직접 구워주는 곳이 많은데 바로 옆에서 구워주시다 보니 다 구워질 때까지 아무 말 없이 기다리게 되더라. 그리고 이렇게 테이블마다 불판이 있어서 계속해서 뜨겁게 먹을 수 있다.
직화로 매콤한 불맛 제대로 살린 손오공 쪽갈비 가게의 경우 개인적으로 단점은 모르겠다. 단점이라고 하면 그냥 가성비가 부족하다는 것? 배가 차긴 하는데 이렇게 주먹밥이나 계란찜 같은 것을 주문해서 먹어야 한다. 아마 고기만으로 배를 채우기엔 가격이 좀 나올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뭐 스테이크나 이런 것과 비교할 순 없겠지만 그냥 1인분 가격 자체가 좀 있다. 우선 이날 2인분을 주문하고 추가로 1인분을 주문하여 나오는 갯수와 하나당 가격을 계산해봤는데 절대 저렴한 금액이 아니었다. 이 같이 나오는 고기 자체의 경우 솔직히 한입이면 끝나는 것인데 말이다. 근데 뭐 여기 부위가 비싸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아무튼 소비자 입장에서 '오 가성비 좋다!' 이렇게 느끼긴 힘들었다. 뭐 근데 금액 역시 개인 차이가 있으니까.
같이 나온 양파 위에 이렇게 살 부위를 올려서 먹기도 하고 버섯도 먹고 추가로 계란찜을 시켜서 먹기도 하고 그랬다. 여기 구워져 나와 먹기 편한 것도 있지만 먹을 수 있는 부위를 이렇게 가위질을 해주셔서 입으로 톡 떼어서 먹기 편하게도 해주셨다. 그리고 여기 살 부위가 굉장히 부드럽다. 그냥 맛있다. 매콤한 부분도 나에게 딱 맞고! 인위적인 매운맛이 아니라 여기만의 소스로 매운맛을 살리신 것 같아 그 부분도 만족스러웠다. 맛있는 곳이다. 근데 여기 마곡점의 경우 나름 입소문이 난 것 같기도 하다. 매장 자체가 지도를 보고 찾아오면 찾기 힘든데 그냥 걸어 다니다 보면 보인다. 처음에 찾느라 고생했는데 골목 사이로 들어오면 그냥 보이더라. 입소문이 났다고 생각한 이유는 처음엔 저녁 시간이 아니어서 한산했던 이 가게가 손님들로 꽉 차더라. 대기까지 생기진 않았지만 나름 매장이 좁은 편도 아닌데 꽉 찬 것을 보고 느꼈다.
위 사진이 추가로 1인분을 주문한 모습이다. 역시나 간장맛보다 매운맛이 최고다. 근데 처음 와보시는 분들은 간장 맛을 드셔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맛은 절대적으로 다르긴 한데 교촌도 기본 간장 베이스가 있고 레드 맛이 있듯이 그 정도 차이로 보면 되겠다. 개인적으로 레드 종류를 먹다 보니 간장 맛을 안 먹은 지가 꽤 됐다. 무슨 맛인지 못 느끼겠더라. 그래서 내 입맛이 그냥 자극적인 맛을 선호해서 이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으니 참고만 해주시면 되겠다. 계란찜의 경우 평범했고 주먹밥 역시 동일했다. 그냥 여긴 메인 메뉴로 승부를 보시는 곳이라 보면 되겠다. 이날은 따로 껍데기를 먹진 않았는데 껍데기 역시 술 드시는 분들에겐 소소하게 가성비 좋게 식감을 즐기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것저것 먹다 보니 마지막 즈음에는 배가 차기도 했다. 그래도 끝까지 맛있게 잘 먹었다. 직화로 살린 매콤한 불맛은 한국인이라면 쉽게 질리기 힘들겠다. 그리고 먹기도 편하고 끝까지 뜨겁게 온도가 유지되기도 하고 그냥 맛있고 좋다. 버섯도 굽다 보면 이렇게 저절로 양념이 묻게 되는데 그런 것도 좋고. 아마 여기 손오공 쪽갈비 부위도 부위지만 그냥 양념 자체가 내 입맛에 맞아 더 그렇게 느낀 것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여기 이제 나름 주기적으로 찾는 가게가 될 것 같다. 그리고 가까운 마곡에 이렇게 지점도 생겨서 더 자주 찾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전에 한때 반짝하고 사라진 그 가게와 다르게 본연의 맛을 더 제대로 잘 살린 것 같아 좋다. 조만간 또 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