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파리 출신 쉐프가 운영하는 특별한 수비드 스테이크 샌드위치

디프_ 2022. 5. 17. 20:51
데리고 간 사람마다 너무 만족했던 마포 광흥창 Table7 브런치

 

브런치라는 개념이 나에겐 굉장히 생소했다. 뭐 외국에 살아본 적도 없고 그냥 아점이라는 개념이랑 비슷한 거 아닌가 싶었다. 근데 살아본 적은 없지만 나름 이곳저곳 여행을 다니면서 이런 스타일로 음식을 내어주는 가게를 여럿 다녀봤고 확실히 이쪽도 이쪽 분야만큼의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냥 카페는 아니고 또 그렇다고 레스토랑은 아닌, 그 중간에 있는 느낌이랄까. 근데 그 적당히 가벼우면서도 분위기 있는 느낌이 좋았고 언제부턴가 찾아서 가거나 꼭 놀러 갔을 때 그런 스타일 가게를 들리곤 했다. 오늘 소개하는 곳은 한국에서 갔던 곳 중에 여러 이유로 꽤나 만족스러웠던 곳이라 한번 관심이 생기신 분들은 가보시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일단 여기, 오픈 하고 나서 따로 뭐 홍보나 그런 것은 보지 못했다. 초기엔 웹사이트에 검색도 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근데 입소문이 알아서 나기 시작했고 주변에 단골들이 생기고 포장을 해가는 손님들도 많아 나름 이제는 나만 아는 맛집이라고 하기엔 꽤나 인기가 생겨버린 것으로 기억한다. 근데 배달은 막 기사님들이 오가시는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안 하시는 것 같긴 한데 뭐 정확히 안 하시는 것인진 모르겠다. 나의 경우 여기 테이블 7을 갈 때마다 직접 오프라인에서 먹었기 때문에 배달 여부는 잘 모르겠다. 아 포장한 적이 있었나. 한두 번 있었던 것 같은데 바로 근처에서 먹을 수 있어서 딱히 뭐 맛이 변했다거나 다른 점을 찾았다거나 그런 부분은 없었다.

코스 요리나 브런치 가게를 알고난 뒤부터 생긴 또 하나의 습관은 바로 식전 음식을 즐긴다는 것이다. 식전에 스프를 먹는다거나 뭐 다른 가볍게 속을 달래줄 그런 것들을 찾곤 한다. 뭐 안 파는 가게는 안 가거나 고민할 정도로 신경을 쓰진 않는데 어느 가게에 갔는데 스프가 있으면 시켜먹곤 한다. 은근 이게 스프 맛집이 많더라. 여기 역시 그렇다. 근데 여긴 시즌에 따라 스프가 종종 바뀌는데 개인적으로 최애는 예전에 뭐 기본적인 스프 하나 있었는데, 옥수수는 아니고 아무튼 심플한 죽 같은 스프가 있었는데 그게 최고였다. 나름 이것저것 스프 종류를 바꿔가면서 시도를 하시는 것 같은데 이것저것 먹어봤지만 그때가 최고였다. 원래 지금 시즌에 다시 나온다고 하셨는데 조만간 가봐야겠다. 물론 이날 먹은 것도 이색적이고 나쁘지 않았다.

 

가게 소개를 해보자면, 이 가게의 경우 파리 코르동 블루 출신의 오너 쉐프가 운영하는 신수동 샌드위치점이다. 원래는 브런치 가게라고 알려졌는데 샌드위치가 메인이긴 하다. 하나 가격이 솔직히 저렴하다고 볼 순 없는데 양이 꽤 크고 내용물도 실하다. 물론 혼자 먹으면 다 먹을 수 있는 양이긴 한데 메인을 두 개 정도 시켜서 이렇게 반씩 나눠 먹으면 그것도 충분하겠다. 처음에 여기 맛을 보고 너무 반해서 혼자도 종종 왔었는데 그때 파스타 하나와 샌드위치 하나 이렇게 시켜서 먹으면 아무리 배고프고 맛있다고 하더라도 남기게 되더라. 물론 반쪽 남은 샌드위치의 경우 포장해서 가져오면 되겠다. 그리고 여기 조리 방법은 다른 곳들과 다르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자기만의 색깔이 담긴 가게들을 좋아하는데 여기 테이블7이 그렇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같이 나오는 샐러도드 매력적이다. 여기가 신기한 것이 분명히 재료와 맛은 건강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식감이나 향 그리고 실제로 느껴지는 것들이 먹어도 먹어도 살이 안 찔 것 같고 건강해지는 그런 기분이 든다. 물론 실제론 살이 찌겠지만. 그 이유 중 하나가 여기 조리법이라 생각한다. 수비드 방식으로 음식을 만드시는데 이는 식재료를 계산된 온도와 물로 가열하여 조리하는 방법으로 재료의 수분과 맛, 향이 보존되어 부드러운 식감과 풍부한 육즙을 살려주는 조리법이라고 한다. 시그니쳐 메뉴로는 홈메이드 수제 햄과 수비드 스테이크 샌드위치 그리고 오늘의 수프와 파스타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고. 유럽풍의 캐쥬얼한 분위기로 가족 또는 친구분들과 조용하고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가게라 설명되고 있다. 간혹 이런 글들을 읽으면 '내가 봤을 땐 아닌데?' 싶은 곳들이 있는데 여긴 100% 맞다. 정말 그런 곳이다.

 

그리고 여기 샌드위치가 메인이긴 한데 파스타도 무시 못한다. 오늘은 다른 맛을 먹었지만 원래 로제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물리는 맛이랄까? 떡볶이도 그렇고 요즘 여기저기서 시리즈처럼 다양한 메뉴들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입맛에 맞는 곳을 찾지 못했다. 근데 여기가 진짜였다. 로제 파스타도 너무 맛있다. 아마 단맛으로 입맛을 확 당기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단맛보다 짠맛을 선호함에도 불구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근데 배부른 상태에서 계속 먹다 보면 아무래도 물리는 맛이긴 한데 그렇기 때문에 두명이서 와서 샌드위치 하나와 파스타 하나 시켜서 나눠 먹는 것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겠다. 물론 내 기준이다. 잘 드시는 분들은 그렇게 다 드셔도 충분히 괜찮겠다.

 

솔직히 여기 쉐프님이 그냥 장사를 하시는 것도 아니고 무려 파리 출신 쉐프이시기 때문에 그렇게 바로 만들어져 나오는 요리가 맛이 없을 수가 없겠다. 모든 것들이 평타 이상이었고 호불호가 크게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리고 브런치로 먹기에도 너무 좋고 여기 커피도 개인적으론 못 마셔봤지만 나름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그냥 여기 사장님이 실력이 있으심을 먹어보면 알 수 있다. 그래서 여기 위치가 애매해서 사람들에게 추천을 못하는 것이지 이미 주변 사람들에겐 나도 알릴 만큼 알렸다. 시간이 되면 꼭 가보라고 말이다. 그중 가본 사람들도 있는데 재방문하고 나중엔 와인까지 마실 정도로 빠져서 좋아하고 그러더라. 뭔가 정말 나만 알고 싶은 가게 그런 곳이다. 충분히 번화가에 있었으면 웨이팅까지 생길 정도로 그런 맛집이 맞겠다. 아무튼 이날 역시 수비드 스타일로 스테이크 샌드위치부터 파스타까지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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