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어서 단골이 될 것 같은 파머스테이블
이 마곡, 발산이라는 지역 자체가 근처에 오피스텔도 많고 아파트도 많고 한데 대부분 뭔가 직장인 장사를 하는 느낌이다. 뭔가 여의도처럼 평일이야 회식이나 야근이 있어서 활성화됐다고 해도 주말이나 휴일의 일상은 여유롭달까? 그렇다고 하여 장사를 안 하실 수도 없는 입장이고, 그렇기 때문에 나처럼 근처에 사는 사람은 맛집을 그나마 대기 없이 즐길 수 있어 좋다. 물론 단순 소비자 입장이겠지만 말이다. 오늘 소개할 곳도 역시 개인적인 입맛으로 맛집 중 하나라고 생각이 드는 곳인데 이상하게 갈 때마다 사람이 없더라. 나야 조용하고 평화로워 좋았지만 언제 가게가 사라질까 살짝 겁이 나기도 한다. 아마 내가 두 번 다 어정쩡한 시간에 왔으니 다른 때에는 장사가 잘 되시는 것이겠지 하며 바래본다.
여긴 정말 우연히 찾아왔다. 이전에도 포스팅을 한번 한 적이 있는데 우연히 먹방을 보다가 뚝배기 파스타라는 것이 있었는데 정말 너무 맛있어 보였다. 뜨겁기도 뜨겁겠지만 양식과 안 보이게 굉장히 매콤하게, 자극적으로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근데 직접 만들어서 먹을 엄두는 나지 않았다. 내가 만든다고 하여 맛있을 것 같지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한번 파는 가게들이 있나 찾아봤다. 내가 다녔던 곳에는 그렇게 한식 스타일로 파는 곳이 없었다. 그렇게 검색을 해봤는데 딱 한 곳, 오늘 소개할 파머스테이블 가게에서 그런 메뉴가 하나 있었고 고민도 하지 않고 방문하게 됐다. 양이 살짝 아쉽긴 했지만 맛은 내가 딱 원하던 그 맛이었고 비쥬얼도 그랬다. 그 뒤로 아마 두세 번 더 왔던 것 같은데 이렇게 오늘 오랜만에 또 포스팅을 해본다.
처음 왔을 때는 감바스를 시켰던 것 같은데 양이 너무 아쉬웠다. 분명히 맛은 있었는데 이게 양이 도저히 이 금액 대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너무 과도한 것을 바랬나? 그래서 좀 아쉬웠기 때문에 이날은 별다른 고민하지 않고 감자튀김과 피자 하나를 주문했다. 당연히 뚝배기 파스타는 주문해야 했던 것이고! 그렇게 주문 후 기다리다가 먼저 감자튀김이 나오고 그다음 일단 내가 아는 기준으로 여기 와서만 먹을 수 있는 메뉴인 파스타가 나왔다. 아무래도 용기가 온도가 오래 유지되다 보니 먹기 전까지 저렇게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흔히 먹던 양식에선 정말 볼 수 없는 비쥬얼이다. 왜 이게 잘 홍보가 안 됐지? 하긴 나처럼 애초에 이 메뉴를 찾아오는 사람은 별로 없겠다. 존재 자체도 대부분 모르실 테니 말이다.
일단 비쥬얼은 위와 같다. 근데 맛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이 가게에 대해 소개를 해야겠다. 일단 여기 기본 철학이나 음식이 나오는 스토리 그런 것들도 너무 내 취향저격이다. 이런 곳이 장사가 잘 되고 사람이 많아야 하는데.. 근데 솔직히 또 올 때마다 대기가 있는 것은 내 입장에선 불편하기 때문에 지금이 편하긴 하다. 근데 그건 내 욕심이겠다. 아무튼 여기는 농부의 진심을 담아 담백하고 건강한 음식을 고객에게 제공한다고 한다. 이따가 피자가 나올 텐데 피자는 쇼트닝이 첨가되지 않아 담백하고 소화가 잘된다고. 그리고 양도 부족하지 않고 넉넉한 편이라고 한다. 첫 방문에 감바스를 먹고 양이 너무 심각해서 다시 올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다시 오길 잘했다. 여기 피자도 너무 맛있고 괜찮다.
뚝배기 안에 담겨 보글보글 끓고 있는 파스타를 먹고 있을 때쯤 주문한 피자가 나왔다. 이게 주문 후에 구워지기 때문에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딱 피자 하나만 나온 것이 아니라 저렇게 옆에 샐러드와 저 단호박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저런 것들도 나와 눈도 즐겁고 실제로 포만감도 있게 구성 괜찮게 나왔다. 이 비쥬얼을 보고 나니 무조건 처음 왔으면 피자를 먹는 것이 맞겠다. 감바스는 여기 뭐 또 지금 바뀌었을지 모르겠지만 양적으로나 뭐 비쥬얼적으로나 다른 것들에 비해 많이 부족했다. 물론 맛이 있긴 했는데 정말 그건 후식 느낌이라 솔직히 뭐라 말을 못하겠다. 근데 또 누군가는 원래 감바스가 비싸고 그런 음식이라고 한다. 나만 배 채우려고 먹으려 했던 것이고.
피자도 정말 대박인 것이 치즈가 이렇게 쭉쭉 늘어난다. 뭐 물론 요즘 치즈를 다 늘어나게 만들긴 하는데 여기 파머스테이블은 뭔가 다른 느낌이다. 그냥 그저 저렴한 치즈 느낌도 아니고! 잠시 설명을 하자면, 피자의 경우 유지가 적은 수제 도우를 사용하여 최적의 식감과 담백함을 유지한다고 한다. 그리고 치즈 역시 상위 5% 이내의 치즈를 사용하며 3종의 치즈 배합 레시피를 자체 개발하여 만든다고 한다. 역시 내가 느낀 것이 맞았다. 내 입맛이 저렴하여 뭐가 뭔지는 모르지만 다르다는 것은 최소 캐치하는 것 같다. 그리고 현장에서 직접 숙성시키는 수제 피자로서, 인체에 유해한 부가물(쇼트닝, 착색 기름 등)을 첨가하지 않는다고 한다. 근데 아마 요즘은 소비자들이 워낙 까다로워져서 이런 것들을 넣는 가게는 별로 없지 않을까 싶은데 또 잘 모르겠다. 아무튼 내가 좋아하는 이 가게는 이런 것들을 안 하고 있다 하니 더 신뢰가 갔다.
근데 앞서 뚝배기 파스타 이야기를 하다 만 기분이다. 갑자기 피자 비쥬얼에 압도당했다. 요즘 또 피자가 먹고 싶어졌는데 막상 못 먹어서 그런가 보다. 그래도 오늘 주인공은 파스타니까! 피자야 솔직히 요즘 맛있는 곳들도 워낙 많고 배달 시스템도 잘 되어있어서 여기가 확실히 맛있긴 하지만 대체재가 많은 편이다. 근데 뚝배기 파스타는 정말 여기서만 먹을 수 있고 또 여기가 정말 맛있다. 양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나중에 국물만 따로 숟가락으로 퍼서 먹어도 적당히 매콤하니 감칠맛 있게 맛있다. 물론 뭔갈 비벼 먹거나 그 정돈 아니고 그냥 느끼함도 잡아주고 매콤하니 손이 계속해서 가는 맛이다. 아마 다른 가게에서도 분명히 파는 곳이 있긴 할 텐데 일단 내가 아는 기준으로는 여기뿐이라 아마 난 계속해서 이 가게를 올 것 같다.
빠네나 알리오 올리오 같은 것들을 먹어도 소스나 그런 것을 숟가락으로 따로 퍼서 먹어본 적은 없다. 그냥 면에 가득 묻혀서 먹는 정도지. 마늘을 먹거나. 근데 여기는 정말 숟가락으로 각종 야채와 함께 계속해서 퍼 먹어줘야 한다. 그게 매력이다. 일단 양식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느끼한 부분이 없다는 게 매력이고, 감칠맛이 살아있다는 것이 중요하겠다. 먹어도 먹어도 안 물린다. 뭐 애초에 한국인이라면 한식 스타일이 질리지 않긴 하겠지만. 이 메뉴 그리고 딱히 호불호도 없을 것 같다. 그래서 가끔 이색적인 양식이 먹고 싶을 때 방문해도 괜찮을 것 같다. 이런 스타일은 흔치 않으니까 말이다. 피자도 너무 맛있고! 이래저래 입과 눈이 즐거웠던 하루다. 첫날 감바스에 실망해서 재방문을 안 했다면 후회할 뻔했다. 파스타에 반해 재방문한 것인데 피자도 이렇게 매력적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