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먹던 양반후반 맛이 그리울 때 찾게 될 것 같은 자담치킨
새해 다짐 중 하나가 배달 음식 줄이기다. 사실 뭐 연말에 다짐했다거나 진짜 월 초에 생각했던 것은 아니고 나름 재정 상황에 맞춰 뭘 줄일까 하다가 1월 중순 즈음에 이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단 나에게 지금 시켜 먹는 배달 음식들은 좀 서브적인 느낌이 강하다. 그냥 안 시켜도 되는데 시켜 먹는 느낌이랄까. 시켜 먹지 않아도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이 충분히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하여 안 먹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나가서 먹기도 하니 좀 과잉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지출도 줄일 겸 해서 겸사겸사 안 하려고 한 것이 배달 음식 주문이었고 생각한 뒤로 나름 잘 지키고 있다. 한 2주 정도 흐른 것 같은데.. 그래서 아마 친구들을 만난다거나 어디 놀러가지 않고서야 혼자 뭘 시켜서 먹는 경우는 크게 없을 것 같다. 방문 포장까지는 종종 즐겨도 말이다. 그래서 오늘 소개할 음식이 저 다짐 전 마지막으로 시켜 먹어본 것 같고 나름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는 포스팅이 될 것 같아 서론을 길게 깔아봤다. 근데 실제로 기대 이상의 맛이기도 해서 괜찮았다.
일단 오늘 시켜먹은 메뉴는 양반후반으로 정말 심플하고 시그니처격이긴 한데 주문한 곳은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자담치킨 브랜드였다. 원래 여길 한번 시켜서 먹어보고 싶었다. 근데 기회가 마땅치 않았다. 그러다 근처에 오프라인 가게가 생긴 것을 알았다. 친구들이랑 뭐 먹으러 가다가 우연히 발견했고, 속으로 '아 저기 한번 시켜 먹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한 2~3일 뒤에 이렇게 주문해서 먹은 것 같다. 근데 그 지점이 내가 주문하게 될 지점인 줄은 몰랐는데 같은 지점이었다. 아마 최근에 생겼나 보다. 사실 조정석 광고로 보고도 뭔가 흡입력이 있어서 인지하게 된 경우도 있다. 치킨의 경우 이런 것을 보면 정말 TV광고가 중요한 것 같기도 하다. 뭔가 이제 사 먹는 음식이라는 개념보다 일상의 식사 같은 음식이 되어버린 메뉴라서. 아무튼 이렇게 특색이 있는 줄은 몰랐고 그냥 광고해서 먹어봤다는 개념의 강했는데 실제로 접하고 나서 의외로 놀란 부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같이 소개하고 알아가 보고자 한다.
일단 여기 국내최초 동물복지인증 치킨이라고 한다. 그리고 실제 음식을 받아보면 아시겠지만,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어떤 재료가 쓰였는지 팜플렛 같은 설명서가 온다. 이런 것도 굉장히 오랜만에 받아본다. 간단히 설명해보자면, 사육하는 가축을 건강하게 키우는 것 외에도 가축의 기본적인 습성 및 본능을 최대한 영위할 수 있도록 관리하여 건강한 축산물을 윤리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국가인증 제도인 동물복지를 받은 최초의 업계이며 뭐 100% 국내산 육계를 쓰고, 피클무도 인체에 해로운 첨가물을 쓰지 않고 신선한 재료에 특허받은 야채 숙성 기술을 적용하였으며 등등 아무튼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 어필하였더라. 이런 것들을 보고 좀 혹한 기분이 들었다. 소비자 입장에서! 그리고 또 다른 개념으로 느낀 것이, 치킨 시장은 정말 포화 시장 중에서도 끝판왕이라 생각했는데 나조차 이렇게 혹하는 것을 보면 기회는 아직 있긴 하구나 싶었다. 배달 음식 하나 먹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아무튼 그렇게 본격적으로 자담치킨 후기 글을 적어보고자 한다. 일단 치즈볼의 경우 리뷰 이벤트로 받았다. 기본으로 포함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가격 역시 막 유명 프랜차이즈보다 1~2천원 정도 싸다는 느낌을 받긴 했는데 중저가 브랜드 느낌은 아니었다. 가격은 그냥 평균 시장가 정도 수준으로 보인다. 그리고 비쥬얼 역시 보시면 아시겠지만 크게 다를 것은 없다. 아무래도 내가 기본적인 양반후반을 주문해서 그런 것이겠다. 근데 딱 오늘 이 양반후반을 주문하면서 기대한 것은 어렸을 때 먹었던 그런 맛이었다. 이 맛이 굉장히 애매한데, 옛날통닭 같은 느낌은 아니고 정말 그 순수한 닭과 염지의 느낌이랄까. 그나마 비슷한 게 약간 보드람치킨 계열? 요즘은 이 프랜차이즈 거의 보기 힘들지만. 표현이 굉장히 애매한데 무슨 말하는지 아시는 분들은 아실 것이라 생각한다. 솔직히 요즘 이쪽 시장 경쟁이 워낙 치열하고 대형 프랜차이즈도 많이 생겨서 뭔가 맛의 변화가 많다. 기본 맛이라고 하더라도 뭔가 퀄리티도 너무 높아지고 세련된, 다른 맛들이 베이스가 되었다. 물론 그게 싫은 것은 아닌데 막 그리운 그런 맛들이 있고 오늘 주문하면서 약간 그런 쪽에 대한 기대가 컸다.
일단 국내최초 동물복지 자담치킨 소금까지 같이 오는 것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양념치킨에도 소금을 같이 찍어 먹을 정도로 소금과 닭을 함께 먹는 것을 좋아한다. 근데 앞서 말한 것처럼 요즘은 후라이드를 주문해도 머스타드 소스는 와도 소금 안 오는 곳들도 많다. 양반후반을 주문하는 경우 소금 안 오는 곳도 많고. 근데 여기의 경우 소금이 같이 와서 만족스러웠다. 머스타드도 왔고! 따로 뭐 추가하진 않았다. 그리고 치킨무도 특이했는데 정말 안에 피클이 들어있었다. 피클을 좋아해 불편한 부분은 없었는데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어서 살짝 걱정이 되긴 한다. 근데 정말 조금 들어있고 치킨무가 대부분이라 크게 호불호는 없어 보인다. 문제는 메인인 치킨 맛인데, 그전에 치즈볼부터 말씀드리자면 나쁘지 않았다. 원래 치즈볼의 경우 bhc가 선도를 하였고 그 뒤에 우후죽순 다들 생겨났는데 대부분 안에 치즈가 실하게 안 들어있었다. 근데 여기의 경우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치즈가 실하게 들어있어서 먹는 맛도 나고 실제로 맛있기도 했다.
그럼 이제 치킨만 괜찮다면 만족스러운 후기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결과는 맛있었다. 딱 내가 기대했던 어렸을 때 먹었던 그런 맛을 제공해주었다. 뭔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심플하달까. 정말 별다른 특수한 재료나 그런 것 없이 기본맛에 충실하고 딱 내가 원했던 맛이었다. 정말 제대로 된 양념 반 후라이드 반을 먹는 것 같달까. 그래서 신나게 먹기 시작했다. 넷플릭스 보면서! 물론 요즘 이렇게 파는 가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개인 브랜드 같은 곳들 말이다. 근데 그런 곳의 경우 리뷰 이벤트도 괜찮고 가성비도 좋아서 여러 번 시켜 먹었었는데 염지가 잘 안 되어있어서 간도 거의 없고 순수 닭 맛만 나고 가슴살이나 이런 곳도 부드럽고 촉촉하고 그래야 하는데 안 그런 곳이 많아 안 시켜 먹게 되었다. 근데 여기 자담의 경우 물론 전체가 다 촉촉하고 부드럽고 퀄리티 높진 않았지만 대게 다 만족스러웠다. 가슴살 부위 역시 퍽퍽보단 부드럽게 잘 뜯기고 맛있었다. 만약 재주문 의사를 묻는다면 무조건 또 먹을 것 같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랜만에 만족한 프랜차이즈다. 이 쪽 시장에서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없을 것 같았는데 말이다.
너무 칭찬일색일 수 있는데 내 티스토리의 경우 100% 다 내돈내산이기 때문에 개인의 경험이라 봐주시면 좋겠다. 입맛은 각기 다르고 모두가 만족하는 그런 가게는 거의 없을 테니 말이다. 아 그리고 앞서 배달음식을 안 먹기로 한 이유 중 하나가 재정적인 것도 있지만 건강상의 이유도 있겠다. 평소 먹는 습관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되게 빨리 먹는 편이다. 그래서 빨리 먹는데 많이 먹기까지 하면 소화를 잘 못 시킨다. 밖의 경우 다 먹고 나서 바로 잠들 수도 없고 산책을 하거나 무조건 움직이게 되는데 집에서 먹게 되면 먹고 나서 바로 침대에 눕게 되더라. 눕지 않더라도 거의 누운 채로 앉아서 넷플릭스를 보고. 이러니 소화가 잘 안 되었고 피곤하면 잠을 자게 되는데 그런 경우엔 하루 종일 속이 불편했다. 그래서 그 찝찝한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지 않은 이유가 더 큰 것 같다. 맛있게 먹었는데 속까지 안 좋으면 더 이상하니까 말이다. 솔직히 먹고 30분 산책이라도 하면 이 이유는 해결되긴 할 텐데 퇴근하고 돌아와 배달 음식 먹고 바로 또 나가기가 정말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 머스타드 소스를 안 좋아한다. 후라이드랑 다들 잘 어울린다고 하시는데 개인적으론 잘 모르겠다. 그래도 조합을 늘려보고자 이렇게 먹어봤다. 여기 자담치킨 브랜드는 처음 시켜서 먹다 보니 다를 수도 있겠고. 근데 개인적으로 그냥 소금이나 양념소스 찍어 먹는 것이 최고인 것 같다. 아무튼 이렇게 오늘 처음 먹어보는 프랜차이즈에 기본 메뉴인 양반후반을 주문해서 먹어봤는데 꽤나 만족스러웠다. 만약 이 메뉴를 주문하게 되면 또다시 여길 찾게 될 것 같다. 물론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하면 좋겠지만 요즘 배달료 포함해서 다들 2만 원은 기본으로 넘는 추세라 뭐 어쩔 수 없겠다. 그래서 방문 포장 인원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곤 하던데. 나의 경우 아예 줄이는 게 맞겠다. 일주일에 2~3번을 나가서 따로 먹는데 배달까지 시켜 먹으면 그 비용이 장난 아니겠다. 물론 술, 담배를 안 하고 커피도 거의 안 하기 때문에 지출면에서 큰 차이가 없을 것 같긴 한데 뭐든 아끼면 좋을 것 같은 요즘 상황이라 노력 좀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