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기존 프랜차이즈들과 매출 차이 확실하게 떠오르고 있는 상아김밥

디프_ 2022. 1. 16. 19:45
확실히 비쥬얼부터 맛까지 이색적이고 색깔 있는 상아김밥

시간이 많이 부족한 하루였다. 영업시간 제한이 있기 때문에 퇴근을 하고 평일 시간을 보내기가 녹록지 않다. 아마 그런 것을 계산하여 이런 조치가 취해진 것이겠지만 술을 안 마실 경우 그래도 어떻게 타이트하게 움직이면 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날은 오랜만에 평일 계획을 세워봤다. 각자 퇴근을 하고 저녁은 그냥 서브웨이나 패스트푸드 같은 것을 후딱 해치우고 운동을 하기로 말이다. 다 근처에 갈만한 곳을 찾아두었고 미리 주차도 빠르게 빠르게 했다. 그렇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한 30분 정도가 더 남았다. 그래서 원래 서브웨이를 가려고 했으나 밥을 먹고 싶다는 이날 동지의 말에 부랴부랴 갈만한 곳을 찾기 시작했다. 순대국밥부터 해서 이런저런 메뉴들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딱히 당기는 것은 없었다. 국밥은 얼마 전에 먹기도 했고! 그러다 갑자기 분식 스타일로 김밥집을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아 그러면 라면 하나에 김밥 먹으면 딱이겠다!' 싶어서 바로 오키 하고 도착하게 됐다.

 

우선 여긴 처음 오는 곳이다. 솔직히 아마 다른 김밥 브랜드를 다녀본 기억도 별로 없다. 그냥 어렸을 때나 그 천국을 정말 많이 갔었지. 거기 모든 메뉴는 아마 다 먹어봤을 것이다. 그 당시에만 해도 퀄리티도 좋고 가격도 착하고 그랬으니 말이다. 요즘은 정말 많은 다양한 가게들이 생겨서 선택권이 많아져 자영업들 경쟁도 꽤 심하겠다 싶다. 근데 아무튼, 여긴 처음 와봤는데 괜찮다고 계속 말을 들었고 한번 키오스크에서 메뉴를 골라봤다. 김밥은 여길 종종 오는 형이 알아서 골랐고 나의 경우 라면을 추가한 떡볶이를 자작하게 먹고 싶은 마음에 그것을 골랐다. 그리고 메뉴가 나오길 기다렸다. 여기 상아김밥 포장 손님도 많고 그냥 혼밥 하시는 분들도 많고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오는 손님도 많고 그랬다. 솔직히 여기 김밥 한 줄이 다른 곳들에 비해 가격이 확실히 나간다. 그래서 비싸게 느껴질 수 있는데 비주얼을 보고 왜 그런 차이가 있는진 느낄 수 있었다. 홈페이지 소개 글을 보면 다른 곳들과 다른 매출 차이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 소개했는데 이렇게 가격을 높게 가져가서 그런 것 같다. 근데 그게 전부가 아니고 그 값어치만큼 하고 있기 때문에 장사가 잘 되는 것이기 때문에 정말 자신 있는 가격 정책이라는 말이 되겠다.

 

매장 내부는 그리 넓지 않았다. 장국의 경우 셀프로 가져올 수 있었고 한 10인이 앉을 수 있는 공간 정도 되었나? 규모가 꽤 작은 편이다. 아마 창업을 고려하시는 분들도 한번 시장 조사 느낌으로 같이 살펴보시면 좋겠다. 그리고 주문 후 음식이 나오기까지는 약간 시간이 걸렸다. 원래 다른 곳들은 주문 후 바로 제작에 들어가서 금방 나오는 편인데 주문이 밀렸는지 한 10분은 기다렸던 것 같다. 그동안 내부를 구경할 수 있었는데 뭐 '해상국립공원인 청정해역에서 생산된 김으로 옛부터 전통을 이어받은 소안도의 김을 사용합니다.', '충분한 일조량과 기름진 토양으로 만들어진 신동진품종으로 건강하게 믿을 수 있는 우리 쌀입니다.' 등등 여기서 사용하는 재료들의 출처와 스토리를 담아주고 있었다. 이런 부분은 꽤나 좋은 것 같다. 일단 머무르는 시간 동안 이 가격에 대한 의문증을 어느 정도 해결하게 되고 그 시간만큼은 여기만의 브랜드 스토리에 녹아지는 것이니까 말이다. 마케팅이 괜히 마케팅이 아니듯 이런 사소한 것들이 언제 어디서 힘을 발휘할지 모르기 때문에 챙길 수 있는 것들은 챙겨두는 것이 좋겠다.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니까!

일단 기존 프랜차이즈들과 매출 차이 확실하게 떠오르고 있는 상아김밥 메뉴들 비쥬얼은 이렇다. 모든 메뉴를 다 먹어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는 힘들겠지만 일단 대충 경험기 정도는 공유할 수 있겠다. 일단 김밥 가운데 단면을 저렇게 오픈하여 내어 주는 것은 아주 좋은 것 같다. 사진 찍기도 편하고 누군가 공유하기도 좋고 말이다. 그만큼 여기 비쥬얼과 구성에 자신이 있으신 것 같다. 그리고 내용물이 굉장히 신기하다. 뭐 튀김 같은 것들이 같이 섞여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식감이 확실히 살아있었는데 딱히 무슨 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아마 그 식감 때문에 호불호가 좀 나뉘지 않을까 싶다. 나의 경우 딱히 뭐 어떻다는 것은 느끼지 못했다. 애초에 저 계란 지단이라고 해야 하나. 저게 너무 담백하고 맛있어서 저 맛에만 집중했다. 그리고 김밥 종류가 꽤 다양하기 때문에 그날그날 입맛에 맞게 주문해서 먹으면 되겠다. 일단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먹어왔던 가게들과는 확실히 다른 맛과 구성, 비쥬얼이다.

그리고 떡볶이를 먹어봤다. 사실 처음 오는 가게들의 경우 여기 가게 이름을 딴 시그니처 메뉴들은 꼭 먹어보는 편이다. 일단 여기가 유명해진 이유가 저런 시그니처 메뉴일 것이기 때문에 다른 추가 프리미엄 같은 메뉴들이 있어서 기본을 먹어보려고 한다. 그래서 이날 역시 다 상아라는 이름이 붙은 것들은 다 주문해봤는데 떡볶이 역시 그랬다. 그렇게 안에 내용물들을 봤다. 소세지도 있고 메추리알도 있고 어묵도 있고 라면은 우리가 별도 비용을 내고 추가했고, 떡 역시 토실토실하게 잘 들어있었다. 그렇게 비쥬얼은 합격한 상태로 먹기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뭔가 너무 매운 것이었다. 분명히 보통맛으로 주문했는데 왜 맵지 싶었다. 개인적으로 매콤한 맛은 좋아해도 매운맛은 싫어한다. 먹으면서 땀이 난다거나 따갑다거나 입 안이 얼얼하다 못해 고통이 느껴진다거나 그런 맛들 말이다. 근데 여기서 그랬다. 그래서 뭐 잘못 주문했나 메뉴판을 살펴봤는데 순한 맛이 매콤한 수준이고 보통맛이 신라면보다 맵다고 한다. 이건 진짜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일단 키오스크엔 저런 안내글이 없었다. 그러면 팝업이라도 띄워주던가. 아무리 요즘 매운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도 이건 아니라 생각한다.

보통맛의 기준이 다 다르다곤 하나 신라면보다 매운맛을 보통맛이라고 하면 나와 같은 맵찔이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 전국적으로 지점이 다양하게 생겨 저 메뉴판 기준을 바꾸긴 힘들겠지만 키오스크 팝업 정도의 개선을 통해 저 부분은 알려줬으면 좋겠다. 이날 동지의 경우 애초에 매워서 못 먹겠다고 수저를 내려놨고 나는 내가 선택한 메뉴이기 때문에, 그래도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최대한 먹으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김밥도 먹고 이렇게 안은 담백한 메추리알도 먹고 소시지도 먹고 그랬다. 근데 도저히 다 먹진 못하겠더라. 그래서 많이 남겼다. 아마 순한 맛으로 주문했으면 둘이서 다 먹었을 것 같은데 많이 아쉬웠다. 이색적인 메뉴들을 보고 기분이 좋았었는데 이 메뉴 하나 때문에 상당히 아쉬웠다. 여기 상아김밥 메뉴의 경우 김밥은 다소 비싸도 다른 메뉴들은 평균적인 것 같다. 사진으로 보시다시피 양이 적은 것도 아니고! 한 가지 메뉴를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충분히 재방문 의사가 있는 것을 보면 여기 색깔이 확실하고 기존 프랜차이즈들과 매출 차이가 확실하게 발생하고 있는 이유도 나름 납득이 간다. 한 끼 가볍게 해결하기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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