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출연 다수, 무우국과 육회비빔밥 등 한국인이라면 다 좋아할 메뉴들로 유명해진 군산 한일옥
진짜 국내든 외국이든 나에게 1차적인 계획은 무조건 먹방이다. 풍경도 좋고 레저도 좋고 호캉스도 좋고 뭐 다 좋지만 일단 먹을 것들이 중요하다. 그래서 계획을 짤 때도 일단 갈 수 있는 이동 수단을 해결하고 그다음 머무를 곳을 해결하고 첫 번째로 맛집들을 서치 한다. 근데 이 맛집들을 서치하다가 장소가 애매하고 동선도 이상하면 숙소를 바꾸고 예약이 힘들면 출발 날짜를 바꾸기도 하고 그러니 아마 모든 것들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되는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하고 싶은 말은 이번 군산 여행에서도 정말 먹고 싶은 것들 많이 먹었다는 말이다. 대체적으로 실패 없이 너무 맛있게 먹은 것 같은데, 또 반대로 막 '와 인생 최고다!' 이런 기억으로 남아있는 곳들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근데 오늘 소개할 가게의 경우 일단 이 지역을 놀러 간다고 하니 다들 여길 가보라고 하더라. 신기했다. 근데 별로라는 후기를 말하는 사람도 한 명도 없었고 그래서 가봐야겠다 싶었고 이렇게 도착한 첫날에 와보게 됐다.
일단 여기 완전 입구부터 인증샷 찍고 싶어지게 만드는 곳이다. 뭔가 놀러 온 기분이 난다고 해야 하나? 여기 동네 자체가 건물에 특색이 있다 보니 먹기 전부터 신이 나게 만드는 것 같다. 일단 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 드면 사람 자체가 마음이 좀 누그러지고 그러니까 모든 것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나만 그런가? 그래서 평소 엄청 스트레스를 받는 스타일인데 여행을 가선 스트레스도 잘 안 받고 예민함도 떨어지고 관대해지고 그런 것 같다. 물론 계획이 틀어지면 더 예민해질 경우도 있긴 하지만! 여기 군산 한일옥 가게의 경우 한옥과 일본식 가옥을 말한다고 한다. 장사를 하고 계시는 이 건물의 경우 83년 된 건축물로 40년 전통의 어머님의 가업을 이어가기 위하여 한옥과 일본식 가옥을 복원한 건물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 리모델링을 하셔서 외관도 너무 깔끔하고 예쁘고 내부 역시 쾌적하고 넓게 잘 꾸며져 있다. 뭔가 업력만 보면 굉장히 허름하고 좀 노포 스타일일 것 같은데 특색을 잘 살렸는데 쾌적해서 그 부분도 너무 좋았다.
일단 요즘 이슈에 따라 영업시간이 굉장히 들쭉날쭉이기 때문에 오기 전에 전화를 드렸다. 처음 전화를 드렸을 때는 몇 시까지 하시는지와 두 번째 전화를 드렸을 땐 생각보다 늦잠을 자버려서 거의 영업 종료 시간이 다 돼갈 때 방문하게 될 것 같아 가능한지 전화를 드렸다. 근데 생각보다 흔쾌히 '오세요~'라고 말씀을 주셨고 편하게 방문하게 됐다. 자리를 안내받아 앉았고 메뉴판을 본 뒤에 주문을 했다. 일단 여기 온다고 했을 때 닭국이나 김치찌개 말은 하나도 없었다. 그냥 무우국이 진짜 맛있고 육회비빔밥은 무조건 먹어야 한다고 다들 말했다. 솔직히 닭국 어떤 맛인지도 궁금하고 김치찌개는 무난할 것 같은데 이렇게 장사를 오래 하셔서 어떤 맛이 날지 궁금하기도 했는데 다 먹기도 힘들고 배가 고픈 상태도 아니었다. 아마 치킨을 먹고 1~2시간 잤다가 나온 상태라 배가 고플 리가 없지. 근데 그냥 먹어봐야 할 것 같아 이렇게 오게 됐다. 또 밥을 먹어주면 든든하기도 하고! 여행 중 영업시간 제한도 상당히 아쉽단 말이지. 아무튼 그렇게 주문을 했는데 반전이 있었다. 오늘 준비된 육회가 다 떨어져 주문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육회비빔밥 먹고 싶었는데 너무 아쉬웠다.
근데 다시 일정을 잡을 수 없는 상태였고 그냥 대체하고자 비빔밥으로 주문하고 음식이 나오길 기다렸다. 그래도 여기의 경우 무우국이 메인이니까, 그건 먹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주문을 하고 생각보다 음식은 빠르게 나왔다. 아마 여기 사람이 끊임없이 오는 지역 대표 맛집이고 메뉴 역시 어느 정도 심플하게 구성되어 있으니 푹푹 계속해서 끓이시면서 바로바로 내어주시는 것 같았다. 이런 시스템 역시 정말 장사가 잘 되는 곳에서만 구축이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굳이 불만을 가질 필요는 없겠다. 뭐 튀겨서 나와야 하는 메뉴들도 아니고 우리가 좋아하는 한식이니까! 보글보글 뚝배기에 끓여진 무우국이 먼저 나왔고 동시에 밑반찬들이 셋팅되었다. 여기 늦은 시간에 와서 막 만석에다가 복잡한 느낌은 없었는데 의외로 혼밥 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근데 여행 오신 분들이 아니라 여기 지역에 거주하시는 분들인 것 같았다. 약간 기사식당 느낌도 있는 것 같고. 현지인들이 단골처럼 찾는 가게들이라는 것은 정말 인정받은 곳이라는 것이겠다. 계획을 짤 때 몰랐다가 소개를 받고 이렇게 왔는데 그런 모습들을 보고 잘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기 정말 방송 출연도 많이 했다. 핫한 맛집 프로그램인 맛있는녀석들에도 나오고 모닝와이드, 생생정보통, 생활의 달인 등등 말이다. 근데 딱 경험해보니 알겠는 것이 일단 가격 부담도 없는 가성비 최고고 현지인들도 찾고, 매장 내부도 넓고 쾌적해 촬영 부담도 없고 호불호 없이 기본에 충실한 맛이기 때문에 컨텐츠에도 괜찮고 이래저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유들로 가득했다. 하고 싶은 말은 촬영을 많이 오는 이유가 있었고 맛있었다는 말이다. 일단 배가 고프지 않도록 양도 푸짐하게 잘 나와서 좋았다. 백반 스타일이라고 하기엔 뭐하지만 딱 그만큼의 풍족한 느낌? 아 지금 자다 일어나서 입맛이 없었는데 이 포스팅을 하면서 입맛이 돌아오고 있다. 솔직히 김치도 하나하나 다 너무 맛있었고 입맛을 돌아오게 만드는 감칠맛 가득한 맛들이어서 계속해서 땅긴다. 여기 추천해준 사람 중 하나는 저 무우국의 깊고 진한 맛 때문에 해장을 제대로 하고 갔다며, 진짜 좋았다고 말해줬는데 그렇게 말한 이유들이 다 있었다.
아마 해장을 하러 왔다가 다시 소주 깠다고 했던 것 같은데 나야 뭐 술을 안 마시니까 그렇게 하진 않았다. 진짜 육회비빔밥 못 먹어본 것이 아쉽지만 내가 일정을 그렇게 짠 것을 어쩌나. 뭐 아쉬운 나름대로 다른 메인을 먹고 가니 괜찮겠지 합리화하며 식사를 즐기기 시작했다. 국의 경우 굉장히 뜨거우니 조심히 먹어야 한다. 입 천장 다 데일 수가 있다. 그리고 한 메뉴당 가격의 만원이 안 되기 때문에 요즘 다른 가게들을 고려하면 여기가 김밥땡땡 같은 프랜차이즈도 아니고 이 구성에 이 가격이면 굉장히 착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비빔밥도 열심히 비비고 무우국도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일단 둘의 조합이 굉장히 좋았다. 밥을 먹다가 목이 막힐 것 같을 때 이 고소한 국물을 한입씩 떠먹어주면 입 안이 깨끗이 정화되고 그 고기 육수의 담백함도 느껴져서 감칠맛이 확 살아버린다. 많이 먹어도 물리지 않을 것 같고 또 속에도 부담이 없을 것 같은 건강한 맛이었다. 아마 외국인 친구들과 여기를 와도 굉장히 좋아하고 만족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랜만에 지금은 다 연락하지 않지만 예전 외국인 친구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맛집 하나 찾았다.
테이블마다 소금과 후추가 있어서 알아서 간 조절을 하면 될 것 같다. 근데 뭐 따로 할 필요가 없었다. 비빔밥 고추장은 적당히 있어서 딱 비벼 먹기 좋았고 무우국의 경우 그 자체의 깊은 맛이 살아있어서 뭐 별도 넣을 필요가 없었다. 일단 먹다가 맛 변화가 필요할 때 적당히 간 조절해서 먹으면 될 것 같다. 그리고 가성비 이야기를 할 때 중요한 것이 또 양인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풍족하게 나온다. 1인이 와서 먹기에 딱 좋다. 그렇다고 하여 2인 이서 나눠 먹기엔 많이 부족하니 한 사람당 한 메뉴는 시켜야겠다. 너무 당연한 말을 했나. 그리고 무우국이 진짜 비쥬얼을 보면 기본적인 것들만 들어가는 것 같다. 무와 고기가 들어가고 그냥 파는 데코 느낌이랄까. 근데 이게 진짜 깊은 맛이 난다. 아마 24시간 오래 푹푹 끓여서 그러신 것 아닐까 싶은데 진짜 담백하고 맛이 좋다. 그래서 계속 머릿속에 생각나는 것이 '아 육회비빔밥이랑 같이 먹었으면 더 완벽했을 것 같은데..'였다. 나도 확실히 놓친 것을 쉽게 못 잊는 편이다. 아무튼 그만큼 두 메뉴 사이의 조합이 좋았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된장도 직접 담그시는 집된장 스타일인데 마늘이랑 잘 어울리고 그래서 계속해서 같이 먹어줬던 것 같다. 그리고 무우국의 경우 이렇게 고기가 잘게 썰린 채로 실하게 들어있다. 근데 개인적으로 막 푸짐하게 씹는 맛을 선호해서 고기가 조금 더 크게 크게 들어있었으면 어떨까 싶었다. 근데 아마 밥을 말아서든 국물을 먹을 때든 먹기 편하게 하시기 위해 이렇게 잘게 넣으신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육수가 더 잘 우러나게 하기 위해서 일수도 있겠고. 그 부분 빼고는 모든 것이 전체적으로 다 만족스러웠다. 군산 한일옥 여기에 놀러 오면 정말 꼭 들려야 할 가게 중 하나다. 이유는 앞서 다 말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인이라면 다 좋아할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부모님 모시고 와도 좋고 어린아이들에게도 좋고 가격도 부담 없고. 솔직히 요즘 이런 가게들이 많이 없다. 장사가 잘 되고 맛있는 곳이면 꼭 가격이 저렴하지 않더라. 서울은 더 심하고. 근데 여긴 정말 기본에 충실하여서 언제든 찾아도 부담 없을 그런 곳이다. 그래서 이 지역에 놀러 가시게 된다면 다들 한 번은 가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다. 괜찮은 가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