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전통 장을 덮밥으로 각색하여 현대인을 유혹하는 조선밥도둑

디프_ 2021. 12. 22. 20:13
우연히 발견한 이색적인 맛집 조선밥도둑

요즘 백화점들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 개인적으로 여의도 더현대백화점이 빵 터진 이후로 다들 위기감을 갖고 또 모방을 하면서 발전을 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소비자 입장에선 아주 만족스러운 변화다. 사실 이제 예전처럼 쇼핑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문화적인 측면을 제공하는 곳으로 탈바꿈하고 있고 그러니 뭐 나처럼 부수적인 목적을 더 채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더 긍정적인 변화겠다. 근데 오늘은 정말 그대로일 것 같은 곳이 전체적으로 리뉴얼을 해서, 또 그게 너무 괜찮았어서 이렇게 포스팅을 해본다. 정말 오래된 영등포 롯데 백화점에 위치한 식당이었는데 여기 말고도 유명한 베이커리도 들어오고 카페도 이색적으로 꾸며두고 그랬다. 최근 명동 신세계 백화점도 너무 예쁘게 바뀌어서 사람들이 몰리곤 하던데 정말 최근 2년간 모든 것들이 많이 변하긴 했다.

 

원래 조금 복잡하고 정신없었던 식품관이 있었던 영역이 이렇게 탈바꿈했다. 오늘은 먹방 포스팅이지 소개 포스팅은 아니니 전체적인 변화가 궁금하신 분들은 홈페이지 참고나 직접 방문해보시는 것도 괜찮겠다. 가볍게 둘러보기 편하게 이래저래 많이 바뀌었다. 아무튼, 오늘 소개할 곳은 좀 이색적인 곳이다. 우연히 발견하기도 했고 컨셉 자체도 마음에 들었달까. 요즘 이런 음식이 땡기기도 했고! 전통 장을 덮밥으로 각색하여 현대인을 유혹하고 있는 조선밥도둑 프랜차이즈다. 현재 유명한 곳들에 많이 입점해 있었다. 난 이번에 처음 알았고 이렇게 처음 식사를 한 것이었는데 나름 인기가 있는 곳이었다. 컨셉이 확실하니 그에 선호하는 고객들도 점점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전통, 슬로우 푸드, 장, 건강, 건전함과 함께 맛있는, 편리한, 호불호 없는, 다양한, 밥집 등의 의미를 함께 담아낸 곳이라고 한다. 메뉴 자체도 컨셉이 직관적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보다 효과적인 인식을 가능하게 한다고. 확실히 그런 부분이 있었다. 메뉴도 나름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 고르기도 편하고 딱 비쥬얼도 명확해 좋았다.

 

음식은 키오스크로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었고 주문 후 음식이 나오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덮밥 스타일상 주문 후 바로 조리가 들어간다기보단 준비된 재료를 올려주는 것일 테니까 말이다. 물론 일부분 조리를 하고 올려주긴 하시겠지만 아무튼 회전율이 빠른 음식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내가 이날 주문한 메뉴는 생연어장 덮밥 하나와 부채살 스테이크 덮밥 하나를 주문했다. 평일 저녁 시간임에도 전체적으로 한산한 느낌이 있었는데 아마 리뉴얼이 되고 대대적으로 홍보가 덜 된 것 같다. 언제 이렇게 완공됐는지 모르겠지만 나도 이날 처음 알았고 SNS를 살펴보니 슬슬 홍보를 하고 있는 것 같던데. 이렇게 사람이 별로 없을 때 알차게 다녀올 수 있어 좋긴 했다. 영업시간이 짧아 제대로 못 둘러보긴 했지만 말이다. 물건들도 좀 세련되게 바뀐 것 같은데 나중에 또 가봐야겠다.

 

다시 먹는 이야기로 돌아와, 여기 모둠장 덮밥이라고 소라, 새우, 생연어를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가 따로 있었다. 근데 뭔가 이 날따라 해산물이 당기지 않았다. 아직 물회나 회덮밥 같은 것을 별로 먹어본 경험도 없어서 이게 밥이랑 같이 올려져 있으면 이상하게 손이 안 가더라. 꼬막 비빔밥 같은 것도 그렇고 말이다. 신기하게도 초밥은 잘 먹는데. 아마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 것 아닐까 싶은데 여기 내가 좋아하는 고기 덮밥이 있어서 이렇게 주문해봤다. 확실히 비쥬얼은 이 메뉴가 더 구미가 당기긴 한다. 나름 다양하게 먹어옴에도 불구하고 익숙한 것을 선호하긴 하나보다. 그래서 이렇게 변화를 주고 있는 맛집들이 대단한 것 같다. 익숙함 속에서 새로움을 발견하여 소비자를 유혹하는 것이니 말이다. 그게 얼마나 힘든지 어느 정도 알고 있기도 하고! 아무튼 사진은 이쯤에서 찍고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일단 여기 조선밥도둑 전체적으로 한상 차림으로 정갈하게 나와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뭔가 복잡한 것보다 이렇게 딱 깔끔하게 나오는 식사류를 좋아한다. 뭔가 일식집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는데 여기 컨셉이 전통과 현대를 잇는 것이니 좀 아이러니한 부분도 있었다. 그냥 나만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인가? 별도 소스도 와사비부터해서 특제 소스까지 있었는데 특제 소스의 경우 밥이 간이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이 먹어도 전혀 자극적이거나 거부감 없이 다가왔다. 연어 덮밥 역시 전체적으로 심심한 베이스가 있었는데 간장을 추가 요청드리면서 사장님이 말씀해주시길, 전체적으로 간이 세지 않아 그러실 수 있다고 하면서 간장을 더 가져다주셨다. 확실히 인공적인 것들을 가미하여 음식을 내어주기보단 천연 그대로 뭔가를 하시는 것 같긴 했다. 그게 뭔지 구체적으로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삼삼한 베이스로는 음식이 안 나올 테니 그렇게 추측해봤다.

 

연어도 저렇게 큼지막하게 넣어주시는데 한입 크기로 편하게 잘라서 먹을 수 있도록 집게와 가위를 주시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두께와 질김은 반비례하는 재료이듯 굉장히 부드럽게 잘 씹혔다. 맛있었다는 말이다. 그리고 밥 자체에 이렇게 기본적으로 뭐라고 해야 하지. 양념 처리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들이 되어있었는데 전혀 그런 맛이 나지 않을 정도로 간이 약했다. 분명히 어떤 감칠맛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것들을 살려주긴 할 텐데 그게 확 띄지 않고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니 부담 없이 먹기 편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호불호가 없을만하다 싶었다. 아무래도 요즘은 자극적인 음식을 추구하는 소비자와 아닌 소비자 반반으로 더 나뉜 것 같은 시대니까. 특제 소스와 함께 먹기도 하고 그냥 먹기도 하고 고기만 먹기도 하면서 계속해서 식사를 즐겼다. 양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부족한 편도 아니어서 딱 그 값에 맞게 적당히 먹었던 것 같다.

쌀 소비 감소 및 서양식, 간편식의 발달 등 어느 새부터 전통 장 요리는 비싼 한정식당이나 여행지에서나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멀어졌다고 하는 조선밥도둑. 그 부분이 안타까웠고 다시금 현대인들이 전통 장을 가까이하기 위해 고민하여 나온 프랜차이즈라고 한다. 건강하고 다양하고 누구나 좋아하는 전통 장을 보다 편하고 값싸고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말이다. 솔직히 그 부분이 한 번만의 식사로 확 와닿진 않았지만 어느 정도 느낄 순 있었다. 사장님들도 너무 친절하시고 좋긴 했는데 뭔가 이러한 배경 지식 없이 단순 매장 체험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주방과 매장의 통일성도 조금 떨어지는 것 같고. 그래도 확실히 이러한 컨셉을 가진 가게를 많이 접해보진 못했다. 그래서 그 희소성에 가능성을 두고 싶고, 실제로 음식이 괜찮기도 했고! 다음에 생각이 나면 종종 방문하게 될 것 같은 가게다. 깔끔하게 한 끼 잘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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