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바로 밥도둑되는 돼지고기 두루치기 짜글이

디프_ 2021. 11. 13. 21:40
면사리 넣고 국물 쫄여먹으면 바로 게임 끝나는 돼지고기 두루치기 짜글이

여긴 애호박찌개 먹으러 자주 갔었던 광주 맛집이다. 알려진 식당이 아니고 뭔가 나만 아는 그런 곳이어서 더욱 애정이 가는 그런 곳이다. 이미 포스팅도 몇 번 해서 아시는 분은 아실 것이다. 근데 앞으로 광주에 갈 일이 얼마 없었고 이날이 여기 식당은 마지막으로 방문하게 되는 날일 것 같아 나름 평소와는 다른 느낌으로 방문하게 됐다. 근데 오전엔 내가 먹고 싶었던 애호박찌개가 안된다는 것이다. 사장님도 안 계시고! 사정을 보니 사장님이 오전에 일이 있으셔서 잠시 어디 가셨다고 한다. 하필 마지막 날에 이렇다니. 어쩐지 그 전 이틀 동안 식당 운이 좋더라니. 이렇게 마지막 날 역시나 내가 운이 좋은 사람이 아님을 알려주었다. 아쉬웠지만 뭐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평소 먹고 싶었던 다른 메뉴로 주문을 하게 됐다. 이 메뉴 역시 밥도둑이길 기대하면서 말이다.

 

메뉴명은 통돼지 볶음이라고 되어있지만 그냥 돼지고기 두루치기 메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그리고 짜글이 스타일로 국물이 조금 있게 나오는 편이라고 알려주셨다. 그렇게 2인분을 주문하였고 밑반찬이 나왔다. 역시 사장님의 빈자리가 느껴진다. 원래 반숙 계란이 여기 또 다른 매력이었는데 어설픈 반숙과 그냥 계란 후라이 하나 이렇게 나왔다. 그리고 그 특유의 매력도 줄었고. 내 기분 탓일 수도 있겠지만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이었다. 괜히 뭔가 슬픈 감정이라 입맛이 떨어졌었나? 자꾸 개인 맛집 리스트 순위권에 있는 식당이라 그런지 아쉬움이 남았다. 아무튼 그렇게 조금 더 끓기 전까지 밑반찬을 먹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괜찮고 맛있고 재밌었다. 아 그리고 메인 메뉴 역시 사실상 바로 먹어도 되긴 하는데 개인적으로 다시 뜨겁게 끓여서 먹는 편이다.

 

면이 뿔기 전에 먼저 건져서 밥 위에 올려놓았다. 밥과 함께 먹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 이렇게 먹어도 맛있다. 면을 먹고 좀 남은 면들은 밥과 함께 국물에 슥삭슥삭 비벼서 먹으면 맛있다. 아 그리고 여기 오랜만에 오니 바뀐 것이 하나 있었다. 원래 바닥에 앉아서 먹는 스타일이었는데 이렇게 다 상이 생겼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의자에 앉아서 먹는 것을 선호한다. 바닥에 앉아 먹는 것의 장점을 모르겠다. 마른 체형과 어느 정도 체격이 생긴 체형을 둘 다 겪어봤는데 말랐을 경우에는 엉덩이가 아프고 체격이 생겼을 경우에는 허리 기댈 곳이 없어서 불편하다. 뭔 이점이 있는지 모르겠다. 소화도 좀 덜 되는 것 같고 바지도 불편하고! 그래서 요즘 많은 식당들이 이렇게 의자에 앉아 먹는 스타일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 같은데 좋은 점 중 하나라 생각한다.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인 것이고 그래도 평소 먹고 싶었던 메뉴이니 본격적으로 먹어보기 시작했다. 일단 그 애호박찌개 특유의 쫀득쫀득한 감칠맛은 같이 다가오지 않았다. 돼지고기 두루치기 대부분 아실텐데 거기에 약간 김치찌개 스타일이 섞여있달까? 뭔가 진짜 더 짜글이처럼 더 쫄아서 먹으면 괜찮을 것 같긴 했는데 이게 채수가 계속해서 나와서 그러긴 쉽지 않았다. 그리고 원래 뭔가 이게 이런 스타일인 것 같아 그대로 먹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기에서 주는 대로 먹어서 좋은 경험을 해왔으니 말이다. 밥 위에 고기와 김치, 양파 등을 올려서 먹었다. 개인적으로 김치찌개에 고기가 튼실하게 들어가 있으면 따로 고추장을 준비해서 찍어먹기도 하는데 고기 양이 실하게 들어있다 보니 그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확실히 짜게 먹는 것을 좋아하고 소스도 좋아하는 편이다.

여기서 생삼겹살 빼고 모든 메뉴를 먹어본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1위는 여전히 변함 없는 애호박찌개고 이날 먹은 통돼지 볶음 돼지고기 두루치기 메뉴가 2위다. 김치찌개보다는 확실히 이 메뉴가 괜찮았다. 솔직히 두 메뉴 모두 큰 차이가 없긴 한데 그 약간 짜글이 스타일이 내 입맛을 자꾸 당겼다. 감칠맛도 나고! 무엇보다 건더기들이 실하니까 계속해서 다양한 조합으로 먹는 재미가 있었다. 물론 계란 후라이가 평소에 비해 아쉽긴 했지만 그런대로 같이 먹기도 좋고! 정말 집 근처에 이런 식당이나 백반집이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너무나도 먼 지역에 있어서 아쉽긴 하다. 정말 다음에 다시 올 일이 있을까? 이제 광주 내려갈 일이 거의 없을 것 같아서 정말 특별한 일 아니고서야 이날이 마지막이긴 했다. 아무튼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고 완벽하진 않지만 기분 좋은 마무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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