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흰쌀밥만 먹어도 맛있었던 홍천 가람목 백반기행
양양으로 향하는 친구들과의 여행, 가는 길에 홍천에 잠시 들렸다. 친구가 캠핑을 가기 전에 이것저것 용품을 사야 한다고 나름 중간 지점을 찾았나 보다. 차를 두대 가지고 이동했기 때문에 거기서 잠시 접선을 했고 그냥 가자는 친구의 말에 난 여길 가야 한다고 말했다. 어차피 아침을 먹지도 않고 출발했고 샌드위치를 먹긴 했는데 이따 캠핑은 설치부터 식사 준비까지 다 우리가 해야 했기 때문에 언제 그게 끝날지도 모르고 그전에 속 든든하게 밥을 먹어줘야 한다고 어필했다. 친구가 그럼 장 본 것들은 다 어떡하냐고, 남을 것 같다고 말해서 그냥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말했다. 어차피 거기 하루 종일 있을 테니 말이다. 한 5분 설득했나. 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고 그렇게 가보고 싶었던 가게로 이동해 도착할 수 있었다.
가람목 백반기행 이야기의 경우 소개받거나 기존에 알고 있었던 장소는 아니다. 친구들이 캠핑용품을 찾아보고 담배를 필동안 차 안에 있었고 그때 찾아봤다. 솔직히 평소라면 피자나 뭔가 브런치 가게를 찾아봤을 테지만 이때 감성은 한식이었고 정확히 말하자면 백반 스타일이었다. 그러다가 딱 맞는 가게가 눈에 들어왔고 전화를 해서 영업시간을 확인한 뒤 방문했다. 따로 주차공간은 없었지만 지역 특성상 바로 앞에 주차를 할 수 있었고 문을 여신 지도 얼마 되지 않아 우리가 첫 손님인 것처럼 보였다. 친절하게 맞이해주셨고 가게로 들어가 메뉴 고민을 했다. 솔직히 여기 뭐 오리백숙이나 불고기 같은 것도 충분히 맛있어 보였는데 우리에겐 헤비할 것 같았고 애초에 백반 스타일을 원했기 때문에 찌개로 통일하여 세 개를 주문했다. 그리고 밑반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먹을 당시에 반찬 가짓수를 세어보진 않았는데 딱 10개가 되는구나. 국이나 고등어 포함해서 말이다. 밑반찬의 경우는 아마 사장님 손맛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것 같고 메인은 이 된장찌개에 자반고등어 구이이지 않을까 싶다. 딱 인원수에 맞춰 나오면 좋았겠지만 3인 기준으로 5덩이가 나왔다. 내가 생선을 잘 먹지 못해 하나만 먹어 다행이었다. 그치만 다른 밑반찬들이 너무 맛있어서 그것들 먹기도 바빠 솔직히 생선이 맛있긴 했는데 나중엔 그렇게 크게 눈에 안 들어오긴 했다. 지금 딱 비쥬얼만 봐도 고추장 하나만 있으면 저기 재료들 넣어 비빔밥으로 먹으면 딱일 것 같다. 예전엔 화려한 것들이 좋았지만 요즘은 이렇게 익숙하고 심플한 음식들이 좋다. 정갈하다고 표현해야 하나. 물론 지금도 화려한 것을 좋아하긴 하는데 상대적으로 달라진 부분이 있다.
근데 여기 서울에서 홍천까지 찾아간 가람목 백반기행 이야기에서 숨은 카드는 따로 있다. 바로 흰쌀밥이다. 솔직히 생긴 것은 다를 게 없는데 정말 고슬고슬하게 맛있었다.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하지? 밥 자체가 맛있었던 적은 꽤나 오랜만에 어떻게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냥 밥만 먹어도 뭔가 달달하니 맛있다고 해야 하나. 별 것 없는데 그냥 여기 쌀이 좋은 것인지 찰기도 있고 그냥 맛있었다. 이런 밥을 김치 하나만 있으면 한 공기 뚝딱 해치운다고 표현하나 보다. 다들 비주얼도 너무 좋고 이 자반고등어 역시 너무 알맞게 잘 구워졌다. 살 부위가 많아 먹기도 편하고! 이 가격에 이 구성이면 정말 괜찮게 잘 찾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하나 아쉬웠던 것이 바로 찌개인데 이게 맛이나 다른 재료들이 아쉽다는 것이 아니다. 그냥 기분이 좀 아쉬웠다.
기분이 아쉽다고 표현한 이유는, 개인적으로 사실 뭔가 뚝배기 같은 것에 담겨져 나올 줄 알았다. 근데 일괄로 끓이신 뒤에 그릇에 덜어 이렇게 인당으로 소분하여 나눠주시더라. 뭐 나눠주셔서 괜찮긴 했는데 그래도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으는 상태에서 먹는 것을 상상했기 때문에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긴 했다. 근데 쇠그릇에 담아주셨기 때문에 뜨거움은 유지가 되었고 맛 자체는 괜찮았다. 간도 괜찮고! 두부는 익숙하지만 신기하게도 버섯이 많이 들어가 있었는데 그 부분이 신기했다. 개인적으로 버섯은 잘 먹는 편이라 뭐 특유의 향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전혀 느끼지 못하고 맛있게 먹긴 했는데 버섯 잘 못 드시는 분들한텐 아쉬울 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 맛있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던 것 같다. 포스팅한다고 중간중간 사진을 찍는 것이 내가 급하게 먹지 않도록 말려주는 것 같기도 하고.
밑반찬 이야기를 별로 하지 않았는데 뭐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이게 비쥬얼은 익숙한데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맛도 아는데 말이다. 그렇게 멸치부터 해서 중간중간 밥 한 숟갈에 같이 먹곤 했는데 뭔가 재료 자체가 싱싱해서 좋았다. 미리 꺼내 두신 것 같지도 않고! 맛있었다는 말이다. 서울에서 홍천까지 찾아간 가람목 백반기행 사진 중 마지막 이 사진을 찍어두길 잘한 것 같다. 이 사진 하나만으로 이때의 기분이 떠오른다. 맛도 그렇고! 뜻하지 않게 방문한 곳이지만 친구들과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오픈 초에 방문해서 그런지 우리밖에 손님이 없어서 사장님과 잠시 이야기도 나누고 더 편하고 즐겁게 식사를 하다 나온 것 같다. 식당 자체에서 이런 기분을 느껴보는 것도 오랜만이고! 여행은 참 좋은 것 같다. 조만간 친구들이랑 또 새해가 오기 전에 한번 다녀와야겠다. 근데 정말 잠잘 때 친구들이 코만 안 골면 좋을 것 같은데 그게 제일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