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깔끔한 육수가 일품인 미쉐린 가이드 인증 신사 미미면가

디프_ 2021. 10. 5. 20:57
피크 타임엔 대기가 이어지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1 신사 미미면가

오랜만에 강남 길을 나섰다. 급행을 타면 가까운 강남이지만 이상하게 잘 가지 않게 된다. 딱히 이쪽에서 약속을 잡을 일도 없고 이 근방에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은근 중간에서 모이고자 하는 모임이 있는 경우 강남을 많이 향하게 되는데 나의 경우엔 그것도 아니었다. 물론 그렇게 많이 그룹 모임이 없는 이유도 있겠지만! 어릴 땐 정말 많이 갔던 강남인데 정말 이젠 일 년에 몇 번이나 가나 싶다. 그래도 갈 때마다 좋은 에너지를 얻기도 하고 신선한 맛이 있어 자주 와야지 싶은데 또 이상하게 발걸음이 잘 안 떨어지는 신기한 그곳이다. 그러다 오랜만에 아는 동생과 약속을 잡고 신사 가로수길을 향했다. 환승 한 번에 나름 금방 가기 때문에 퇴근길 지옥철만 빼고는 좀 편하게 목적지에 도착했다. 익숙한 곳이기도 하고!

 

원래 후보군이 여기 신사 미미면가도 있었고 정돈도 있었다. 근데 정돈은 웨이팅이 막심할 것이라 생각했고 뭔가 이날따라 속도 불편해서 깔끔하게 먹고 싶었다. 그리고 요즘 시원한 냉모밀이 당기기도 했고. 그래서 이렇게 왔는데 웨이팅이 있긴 있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조금 기다리고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일행보다 내가 한 5분 정도 먼저 왔는데 테이블 정리만 하고 바로 안으로 들어와 앉아 기다릴 수 있었다. 일행도 정말 5분 이내에 도착했다. 그래서 같이 메뉴를 주문했다. 메뉴판은 심플했다. 냉과 온으로 구분되어 있었고 메뉴는 동일했다. 얼음 육수 동동 시원한 냉모밀이 먹고 싶었기 때문에 당연히 냉 라인에서 골랐고 새우와 가지로 나누어 주문을 했다. 메뉴 종류가 다양했지만 기호에 맞게 심플하게 고를 수 있어 좋았다. 여기 원래 나름 고등어구이 온소바가 시그니처라고 하는데 생선 초보이기 때문에 굳이 당기지 않았다.

 

음식이 동시에 나왔다. 밑반찬도 간단하다. 뭔가 정말 가볍게 한끼 먹기 좋은 식당이다. 테이블도 그리 많지 않은데 좁은 것도 아니다. 회전율이 높아 빠르게 빠르게 먹을 수 있는 곳 같다. 솔직히 미쉐린 가이드 인증은 어떤 식으로 받는지 잘 모른다. 근데 여기 소개를 해보자면, 재치 있는 소바 요리로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미미면가. 이곳의 메밀 면은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데, 메밀 함량 3할이라는 파격적인 비율 덕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밀의 구수한 풍미가 살아 있는 것을 보면 장승우 셰프의 노력과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이렇게 소개가 되고 있었다. 이게 여기가 유명하고 사람들이 계속해서 오고 인증까지 받은 이유인가 본데, 먹으면서 든 생각은 정말 국물이 깔끔하다는 것이다. 느끼한 부분도 없고 정말 건강하고 깨끗하게 한끼 식사를 한 기분이랄까. 근데 대체적으로 원래 이 음식이 그런 맛을 나타내지 않나? 그래서 내가 이날 먹고 싶었던 것이고!

 

튀김 역시 기름 옷 깨끗하고 바삭하고 좋았다. 그리고 저 물결 모양이라고 해야 하나. 저게 원래 더 바삭하게 튀기는 방법이라고 하는데 그 모양도 잘 살아있었다. 그리고 육수. 정말 깔끔하고 좋다. 근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개인적으로 고급스러운 입맛 소유자는 아니다. 오히려 뭔가 자극적이고 조미료 느낌이 강하게 나는 것을 더 맛있게 느끼곤 한다. 근데 이 육수 너무 건강한 맛이어서 좀 아쉬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더 살얼음 동동 육수였으면 좋겠는데 금방 녹아 사라졌다. 그렇다고 하여 따뜻하다거나 그러진 않았는데 차갑진 않았다. 그냥 시원한 느낌 정도? 그래서 좀 아쉬웠다. 막 벌컥벌컥 마시고 싶었는데. 근데 뭐 그건 흔히 말하는 김밥천국 같은 식당에 갔을 때 내가 원하는 느낌이고 여긴 뭔가 다르니까 미쉐린 가이드 인증도 받고 손님도 많고 그런 것이겠지. 그냥 고급 입맛을 내가 잘 못 따라가나 보다. 맛있다는 것을 느끼긴 하지만 뭔가 익숙한 그 맛이 그리운 상황이랄까. 좋은 것을 봐도 좋은 것인지 모른다.

 

솔직히 신사 미미면가, 면발부터해서 뭐 다 만족스럽다. 그냥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여기서 불만을 내세울 것은 뭐 그나마 양이랄까. 근데 양도 혼자 먹기에 부족한 것도 아니고 괜찮다. 국물까지 먹으니 적당히 다 먹고 나면 배부르다. 아니면 뭐 사이드 튀김 메뉴 하나 시키면 충분하고. 앞서 말했듯이 이날은 가볍고 깔끔하게 먹고 싶었기 때문에 사이드를 주문하지 않았는데 괜찮게 맛있게 잘 먹었다. 그리고 정말 놀란 것 중 하나가 방울토마토였다. 이게 아는 동생이 말해줬는데 조리 방법이 따로 있나 보다. 그냥 일반 방울토마토가 아니고 뭐 설탕에 절여서 요리 방법이 들어가 나오는 것이라 하는데 태어나서 먹어본 방울토마토 중에 제일 맛있었다. 나도 동생이 말해줘서 알았지 전혀 몰랐다면 이 맛을 보고 정말 뭐냐 했을 것이다. 맛있고 혼자 해 먹어보고 싶은 그런 맛이었다. 이런 작은 선물까지 선사해주니 나올 때까지 좋은 이미지를 갖고 나오는 것 같다. 가격 역시 가성비는 고려하기 힘들지만 맛집 한 끼 식사 기준으로는 괜찮겠고. 다음에 한번 더 같은 기분을 느껴보고자 재방문할 의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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