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방문했던 크리스탈제이드
나에게 쇼핑을 하려고 마음먹은 날이 흔하진 않다. 쇼핑도 물건을 사면 좋긴 좋지만 막상 사려고 가면 마음에 드는 게 없어 사지 못하는 것이 일상이고 또 쇼핑 자체에 그렇게 큰 즐거움이 없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노동이라고 생각하지 힐링이라거나 취미로는 절대 못 받아들이는 편이다. 뭐 진짜 백화점 VIP가 되어서 물건을 알아서 가져오고, 아니면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면 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서야 아마 그런 즐거움을 얻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정말 사고 싶어도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서 못 사는 경우가 물건을 샀을 때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에! 근데 아무튼 작년에 옷을 너무 안 사서 올해는 좀 사야 할 것 같아 시간을 내봤고 이렇게 파주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을 방문했다. 원래 여기가 아니라 다른 지역을 가려고 했는데 아침에 네비게이션을 찍어보니 걸리는 시간이 두 시간 반이 넘었다. 그래서 좀 가까운 쪽으로 부랴부랴 와버렸다. 그 시간을 걸려서 갔는데 또 마음에 드는 것이 없으면 더 낭패니까 말이다. 주말이 항상 있는 것도 아니고!
오픈 시간에 딱 맞춰서 방문한 것은 아니지만 거의 오픈하고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도착했다. 주차장에 차들은 계속해서 들어왔지만 여유 공간이 충분했고 나도 원하는 자리에 바로 주차를 하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여기는 모르겠고 예전에 다른 지역을 가면 항상 오후 점심시간 이후 좀 여유롭게 도착하곤 했는데 이렇게 아침 일찍 오니 매장도 복잡하지 않고 길거리도 넓게 한적하게 잘 되어있고 그냥 좋았다. 만약 아울렛에서 사진을 찍기 위함이라면 주말이어도 이렇게 아침 오픈 시간이 되자마자 오면 괜찮겠다 싶었다. 물론 쇼핑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주말 오전에도 이 정도면 평일에는 정말 한산하겠구나 싶었다. 그래도 매출이 잘 나오는 것을 보면 아마 상위 10%가 엄청난 매출을 일으키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근데 이건 그냥 나 혼자만의 생각이다. 근거는 없다. 아무튼 조용히 돌아다니며 구경할 수 있어 좋았다. 이런 공간은 나에게 좀 어색하기 때문에 조금 편하게 둘러보고 싶었는데 잘 둘러볼 수 있었다.
근데 뭐 별로 둘러보지도 못했다. 3층 구조였나. 여기가 쇼핑하기 메인인 것 같았는데 아침을 먹지 않고 방문했기 때문에 뭐라도 먹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뭘 먹을까 했는데 딱히 뭐 당기는 것도 없었다. 감자튀김은 먹고 싶었지만 햄버거는 먹고 싶지 않은 그런 상태였기 때문에 패스트푸드를 먹기도 뭐하고. 그러다 여기 크리스탈제이드가 눈에 들어왔다. 솔직히 크리스탈제이드가 어떤 곳인지도 몰랐다. 근데 지금 검색하려고 찾아보니 나름 고급 중식당으로 지점이 번화가에 좀 있었구나. 역시 이런 곳에 왔을 때 내가 모르는 가게가 있다고 하더라도 좀 유명한 곳이긴 한 것 같다. 수원에 갔을 때 우연히 먹었던 정돈처럼 말이다. 그런 기대감으로 이 가게 안으로 들어왔던 것 같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메뉴 주문을 했다. 솔직히 처음엔 면 요리만 주문하려고 했는데 아까 감자튀김처럼 튀김 메뉴가 하나 당겨서 탕수육 하나와 완도 전복 짬뽕 하나를 주문했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이것도 헤비할 것 같긴 했는데 그래도 먹고 싶은 것을 먹자 싶었다.
가성비를 고려해보니 나처럼 이렇게 단일 메뉴를 시키는 것보다 세트도 굉장히 합리적으로 제공되고 있었다. 그냥 단일 메뉴보다 합리적이라는 것이지 전체적으로 가격이 착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근데 뭐 가격은 어떤 재료를 쓰냐에 따라 다른 것이니까 그냥 동네에 있는 가게와 똑같이 볼 순 없겠다. 지리적인 이유도 있겠고. 아무튼 이렇게 두 개를 주문하니 39,000원이 나왔다. 솔직히 앞서 말한 것처럼 저렴한 금액은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놀러 온 기분이 드는 장소이다 보니 아깝단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리고 처음 먹어보는 가게라 좀 기대도 컸다. 아 그리고 세트를 주문하지 않은 이유는 어차피 이렇게 단일 메뉴도 다 못 먹을 것 같은 상태인데 세트를 주문하면 괜히 과하게 먹고 불필요하게 배가 부를 것 같아 그렇게 주문하지 않았다. 경험상 그렇게 주문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긴 할 텐데.. 여기 딤섬이 약간 메인인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결과적으론 잘한 선택이었다. 뭐 몇천 원을 아끼기도 했으니까.
먼저 크리스탈제이드 상해식 탕수육이 나왔다. 처음 설명을 해주실 때 일반적인 탕수육과 다른 의미처럼 뭐 약간 달달하게 나오는 스타일이라고 했나. 그렇게 설명을 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근데 뭐 그땐 별생각 없이 어차피 시킬 것이니까 네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받고 나서야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뭐 매콤함은 크게 없었고 케찹 맛이라고 하면 오바인데 뭔가 그런 비슷한 느낌이 났다. 확실히 일반적으로 먹던 탕수육 맛은 아니었다. 그리고 가격에 비해 양이 너무 아쉽긴 했다. 물론 이날 많이 먹지 못해 양이 부족하진 않았지만 만약에 내가 이 가격을 지불하고 이 탕수육을 다시 먹는다고 생각하면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팍 들었다. 뭐 다른 특출함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내가 명동 어디 백화점이었나. 아무튼 거기 식품관에 있는, 중국집이 훨씬 괜찮았다. 물론 거기도 가격이 세긴 했는데 아마 여기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근데 확실히 이 탕수육은 좀 아쉽긴 했다. 그렇다고 해서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닌데 가격에 비해 큰 메리트를 느끼진 못했다.
그리고 소스가 부먹이든 찍먹이든 고려 없이 이렇게 같이 버무려져 나오기 때문에 온도라고 해야 하나. 그게 확 뜨겁진 않다. 이유는 모르겠다. 주문하고 나서 면 요리보다 훨씬 빠르게 나온 것도 그렇고. 뭐 근데 이건 튀겨두고 소스만 입히면 그럴 수 있긴 한데 뭐 전체적으로 그렇게 뜨겁지도 않고 좀 아쉬웠던 게 많은 것 같다. 근데 이게 상해식 탕수육이라고 하니 이 컨셉을 잘 살린 것일수도 있겠다. 예전에 어느 스테이크집 포스팅을 하면서 아쉬운 점들을 나열했는데 나는 일반적인 스테이크를 생각한 것이고 거긴 그 다른 스테이크 종류의 특성을 잘 살린 맛집이었다. 그러니까 쉽게 비교하면 내가 떡볶이집을 가서 순대 이야기를 하고 온 격이 되는 것이었다. 그래놓고 만족하지 못했다고. 물론 소비자 입장이 중요하긴 하지만 가게 컨셉을 무시한 체 일방적인 주장만을 하는 것도 아니라 생각해서 아마 여기 크리스탈제이드도 유명한 프랜차이즈이니 이게 특성을 잘 살린 것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난 모르겠다. 내 입맛도 있는 것이니까!
그리고 어떻게 보면 이날 탕수육보다 훨씬 더 먹고 싶었던 주인공, 완도 전복 짬뽕 메뉴가 나왔다. 와 근데 이것도 확실히 비쥬얼이 다른 곳과 다르다. 색깔이 빨갛다. 원래 짬뽕 색깔이 이렇긴 한데 여긴 유난히도 더 붉게 느껴졌다. 그 이유를 국물 위에 둥둥 떠있는 기름을 보고 알았다. 고추기름을 넣었구나! 그리고 맛이 어떨지 궁금했다. 일단 면을 섞어준 뒤에 국물을 맛봤다. 솔직히 호불호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크지 않을 것 같고 이색적이지만 뭐 불편하다거나 그런 부분은 없었다. 오히려 기존 익숙한 맛에 질리신 분들은 한번 경험해봐도 좋을 것처럼 맛이 좀 신선하게 다가왔다. 뭔가 고추기름 때문인지 탁 쏜다고 해야 하나. 그런 특유의 칼칼함도 살아있고 면발도 좋고 건더기들도 풍부하고 나름 괜찮았다. 이전 메뉴에서 좀 실망스러웠다면 이 메뉴가 그 단점을 다 덮어버렸달까. 물론 막 와 인생 맛이다 이런 것은 아니었지만 나에게 신선하게, 맛있게 다가와서 조금 더 가산점이 주어질 수밖에 없었다. 맛있었다.
메뉴명처럼 전복도 이렇게 하나 튼실하게 들어있다. 근데 난 갑자기 쓸데없이 내가 자주 가는 연포탕 집이 생각났다. 자주 간다고 해봐야 세 번 방문한 것이 전부이긴 한데 아무튼 거기 전복부터 문어까지 통으로 실하게 들어있어서 아무리 여기 중국집에서 실하게 들어있다고 해서 거기와 비교할 순 없었다. 물론 연포탕 가격이 5배는 넘게 비싸긴 하지만! 아무튼 크리스탈제이드 역시 해산물이 실하게 들어있긴 해서 이 정도 가격이면 나름 괜찮게 맛있게 먹을 수 있겠다 싶다. 만약 배가 고픈 상태라면 면을 대충 먹고 여기에 밥까지 먹어도 괜찮을 정도의 국물 간과 재료 조합이었다. 근데 오늘 포스팅 따라 이상하게 다른 곳에서 먹었던 음식 이야기를 많이 하네. 같은 종목 군도 아니고. 아침에 포스팅하다 보니 더 그런 것 같다. 원래 오늘 포스팅할 기분이나 상태가 아니라서 대충 일상 글로 때울까 했는데 딱히 그것도 아닌 것 같아 이렇게 맛집 포스팅을 하고 있어 그런 것 같다. 블로그도 어느 정도 컨디션의 영향을 받는 것 같다.
숟가락에 올려진 국물 위에 둥둥 떠있는 고추기름의 모습. 쭈꾸미라고 해야 하나. 그것도 들어있고 오징어도 있고 중간중간 탕수육도 같이 먹어줬다. 탕수육도 뻘겋고 짬뽕도 빨개서 비주얼은 잘 맞는 것 같다. 맛도 뭐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고추기름 때문인지 급하게 먹으면 헛기침이 나올 수 있으니 천천히 먹어야 할 것 같고 아마 아이들 입맛에는 전혀 안 맞지 않을까 싶다. 사래라도 걸리면 대참사가 날 수 있으니 어른들도 조심해서 먹어야겠다. 물론 내가 이런 스타일을 별로 먹어보지 않아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는데 조심히 먹는다고 해도 기침이 나오긴 하더라. 요즘엔 또 기침도 조심해야 하니까 뭐 이래저래 조심할 이유는 있겠다. 맛이 없었으면 좀 먹다가 숟가락이 멈췄을 텐데 배가 부름에도 불구하고 손이 계속해서 갔다. 앞서 탕수육을 좀 까긴 했지만 계속해서 손이 간 것을 보면 돈이 아까워서라기보단 전체적으로 이색적인 느낌이지만 맛은 있었다고 볼 수 있겠다. 혹시 이 글을 보신 분 중에 여길 다녀와보신 분이 있으면 어떤 메뉴가 괜찮았는지 추천해주셨으면 좋겠다. 혹시라도 다음에 또 갈 수도 있으니까 다른 것을 먹어보고 싶다.
아까는 사진을 찍기 위함이었고 좀 먹다가 드디어 먹게 된 전복! 이게 연포탕을 먹은 이후로 맛있는 전복과 맛없는 전복을 좀 구분할 수 있게 됐는데 여기 부드럽고 괜찮았다. 가끔 집에서 먹는 것은 질기거나 그 특유의 식감이 많이 죽는데 아마 조리 과정의 문제가 있으려나? 아무튼 전복 맛도 괜찮았다. 아 그리고 여기서 실수한 것이 하나 있었다. 굳이 세트 메뉴를 먹지 않더라도 딤섬이었나. 아무튼 뭔가를 공짜로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나중에 우연히 알았는데 여기 파주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 앱을 까면 각종 식당 쿠폰이 나오는데 거기 여기 크리스탈제이드 쿠폰이 있었다. 뭐 딤섬인가를 무료로 주는 것이었는데 알았으면 받았을 텐데! 물론 배가 불러서 다 먹지 못했겠지만 공짜로 경험할 수 있는 것을 굳이 포기할 정도는 아니었으니까 나중에 알고 나서 좀 아쉬웠다. 이 가게를 안 것도 아니고. 아마 주문 과정에서 일하시는 분이 말씀 주시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텐데 뭐 그건 손님마다 또 다를 수 있으니까 일괄적으로 적용하긴 힘들겠다. 식당 입장에서도 아쉬울 수 있고. 근데 내 개인적으론 고지를 해주셨으면 어땠을까 싶다. 좀 아쉽긴 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이제 본격적으로 쇼핑을 즐기기 위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근데 쇼핑보단 일단 구경이 우선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마 난 이날 여길 처음 방문해보지 않았을까 싶다. 기억나는 장면들이 없어서! 그래서 그런지 굉장히 잘 꾸며둔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아까 오전에 한산했을 때보다 점점 사람들이 모이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나중에 다시 집에 돌아가려고 보니 텅 비어있던 주차장이 꽉 차 있어서 복잡하기도 했다. 정말 주말마다 많은 사람들이 오겠구나 싶었다. 하긴 나이키 같은 곳들은 들어가는 대기열이 발생하기도 하니 뭐 사람들이 많이 오긴 하는 것이겠다. 갑자기 하루 방문자 수가 궁금해지네. 요즘 숫자에 좀 민감한 삶을 살고 있다 보니 별게 다 생각난다. 아무튼 당일치기로 나름 기분전환이 되긴 했다. 쇼핑이 노동이긴 하지만 여긴 쇼핑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맛있는 것도 먹고 바람도 쐬고 그랬으니까! 그리고 다음에도 쇼핑할 이유가 있으면 여길 다시 와보고 싶다. 시즌 좀 바뀌면 제품도 좀 바뀌겠지. 아마 시즌 때마다 한 번씩 오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