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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스 샌드위치 카츠산도 이런 것 먹어봤어요?

디프_ 2021. 3. 14. 20:52
광주 일식집 목하식당에서 먹어본 돈까스 샌드위치 카츠산도

1박 2일 같은 2박 3일 광주 여행 중 유일하게 찾아간 식당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사실 뭐 여행은 아니라 그냥 다른 이유 때문에 간 것이긴 하지만.. 뭐 앞으로 갈 일이 많아질 것 같아 다음에 제대로 여행하면 되니까! 이날은 여기만 잠시 들렸다. 사실 여기도 막 찾아온 것은 아니고 일단 동리단길이라고 가고 싶은 곳을 찾았고 거기서 걸으며 돌아다니다가 급 주변을 검색해서 찾아와 발견하게 됐다. 여러 후보군이 있었는데 딱 사진 비쥬얼을 보니 여기다 싶었고 먼 거리에 있지 않아 걸어왔다. 대충 다 동리단길에서 많이 걸어야 15분 이내 정도에 위치하고 있어서 찾아오기 어렵지 않았다. 주변에 여기 말고도 나름 핫플레이스가 많은 것인지 사람들이 꾸미기도 하고 사진도 예쁘게 찍기도 하고 다같이 놀고 있었다. 나는 추리닝 차림이었는데 다음엔 제대로 입고 와야겠다 싶었다.

 

여기 광주 목하식당의 의미는 눈 목, 아래 하, 바로 지금이라는 뜻을 가진 순 우리말 단어라고 한다. 지금 바로 음식의 맛과 분위기를 즐기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그 이 가게에 방문한 순간만큼은 나갈 때까지 집중하고 가라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이 의미를 지금 알았는데 혼자 생각하기엔 약간 농촌 관련 의미인 줄 아닌데 전혀 아니었구나. 메뉴판은 심플해서 좋았다. 가짓수가 많지 않아 선택하기 어렵지 않았고 그렇게 회오리 오믈렛 하나와 오늘 소개할 돈까스 샌드위치 카츠산도 하나, 그리고 오일파스타 이렇게 세개를 주문했다. 음료는 그냥 주문하지 않았다. 물을 마시기로 했고 이때까지만 해도 이따 좀 산책 좀 하고 맥주 한잔을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그랬다. 근데 결국 맥주 한잔도 하지 못하고 복귀하긴 했지만.. 다음엔 정말 제대로 놀아야지. 집에 돌아갈 시간이 아닌데 사정이 생겨 갑자기 돌아오게 되어 미련이 남는다.

 

밑반찬은 크게 뭐 나오지 않았다. 이 절인 오이라고 해야하나. 피클 같은 것 하나와 깍두기가 나왔다. 깍두기의 경우 젓갈 냄새가 나서 나랑 맞지 않았고 이 피클 같은 것은 딱 내 입맛에 맞았다. 솔직히 광주 음식 맛있기로 유명해서 기본적으로 기대가 크고 이때까지만 해도 그 기대에 부흥했다. 근데 여긴 한식이 아니고 일식이다보니 상대적으로 한식 메리트에 비해 조금 부족한 느낌을 받긴 했다. 근데 맛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냥 내 기준으로 좀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다. 여기 지역 혹은 동리단길이어서 즐길 수 있는 메리트가 아니라 서울 기준으로 보면 좀 흔한 맛과 비쥬얼이랄까? 물론 동네 가게에서 볼 수 있는 퀄리티는 아니지만 짧은 거리에 여러 번화가들이 있으니 상대적으로 경쟁이 되는 부분이 있겠다. 근데 여기 음식들 역시 퀄리티 괜찮고 맛도 괜찮고 구성도 괜찮았다. 그냥 가성비 있는 느낌? 저렴하고 양이 많은 것은 아닌데 부족하지 않았다.

 

하나가 나오고 따로따로 먹어야 하나 싶었는데 바로바로 다음 음식들이 나왔다. 간단하게 소개를 하자면, 회오리 오믈렛의 경우 그냥 오리지널과 비쥬얼적인 차이만 있다고 보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오믈렛을 처음 드셔보시는 분들은 오믈렛을 드셔보시기 바란다. 그게 타원형 모양으로 가운데를 갈라먹는 촉촉하고 통통한 반숙 형태의 오므라이스인데 처음 좀 먹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할 돈까스 샌드위치 카츠산도의 경우 직접 만든 와사비 마요 소스와 겨자소스를 곁들인 두툼한 안심 돈까스 샌드위치다. 근데 이거 정말 고기가 두툼한데 이 음식의 포인트는 그 두께에 비해 너무 부드럽게 넘어간다는 것이다. 전혀 질기지 않다. 이 음식을 내가 서울숲에 자주 가는 가게가 있는데 거기도 정말 잘한다. 근데 개인적으로 비교를 해보자면 서울숲 내 단골집이 더 부드럽고 푹신푹신하고 한입 물었을 때 양념이 살살 잘 나오긴 한다. 근데 여기도 괜찮았다. 특히 저 마요소스가 나름 비밀 병기였다. 저것까지 고려하면 좀 감칠맛 나는 곳은 또 여기 목하식당이기 때문에 누가 완전히 이겼다고는 볼 수 없겠다.

 

그리고 파스타의 경우 오일, 크림, 로제 이렇게 세 종류가 있었는데 이날은 오일파스타로 택했다. 통통한 새우와 할라피뇨가 어우러져 느끼함을 잡았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그 할라피뇨 매콤함이 많이 살아있진 않았다. 아무래도 그냥 생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올리브유 이런 것들과 함께 볶아져서 맵기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그리고 크림파스타의 경우 계란 노른자가 들어갔다고 하여 전체적으로 느끼할 수 있을 것 같아 패스했고 로제가 좀 땡기긴 했는데 로제의 자극적인 맛이 다른 음식들의 간을 망칠 수 있을 것 같아 이날은 무난하고 깔끔, 깨끗한 오일 파스타를 택했다. 사실 주문할땐 그냥 먹고 싶은 느낌으로 주문하고 포스팅하면서 이런 글을 적고 있는 것인데 뭔가 조합이 이렇게 주문하니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주문하면 2인 기준으로 정말 배터지게 먹을 수 있고 소식을 하고 싶으면 위 세 메뉴 중 하나를 빼면 되겠다.

 

각각의 음식들을 조금 가까이서 찍어봤다. 맛에 대해 조금씩 개인적인 후기를 말하자면, 오므라이스의 경우 무난했다. 근데 전혀 느끼하다거나 싱겁지 않았고 감칠맛이나 불맛이 조금씩 살아있어 계속해서 손이 갔다. 배가 부른 와중에도 끝까지 먹어보려 했다는 것이 대단하다 생각한다. 사실 가장 먼저 손이 안 가야하기 때문에.. 그리고 오일 파스타의 경우 할라피뇨의 매력이 조금 사라들어서 아쉽긴 한데 전체적인 재료 밸런스가 좋았다. 먹는 재미도 있고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도 않을 것 같고 짭조름하고 괜찮았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돈까스 샌드위치 카츠산도의 경우 소스가 정말 대박이었다. 처음 사진을 찍을 때까지도 소스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이게 뭐지?'하면서 먹어봤는데 그 다음부턴 계속해서 매콤한 이 소스만 찍어서 먹었다. 사실 다른 것들에도 충분히 어울릴 것 같은 소스여서 뭔가 탐났다. 집에서도 가끔 먹고 싶을 것 같은 맛이란 말이지. 아무튼 돈까스의 느끼함을 그 소스로 잡아주려 했던 것 같고 너무 맛있고 배부르게 잘 먹었다. 그래서 정말 만족할만한 저녁 식사를 했던 곳으로 여기 광주 목하식당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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