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요이요스시 오마카세
나 포함 연락하는 친구들 세명이서 꼭 생일을 챙긴다. 각자의 연인 때문에 당일에는 만나지 못하지만 그주 혹은 그 근처든 해가지고 꼭 이렇게 만나 저녁 식사를 하고 주고 받을 것이 있으면 주고 받고 그런다. 어렸을 때는 거의 만나긴 했었는데 그 뒤로 안 만나다가 이렇게 각자 다 직장이 생기고 난 뒤에는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지고 있다. 다들 각자의 삶이 바빠서 이렇게 특별한 날이 아니고서야 만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뭐 다 동네 친구들이라 솔직히 막 만나려고 하면 만날 수 있기야 하겠지만 예전만큼의 그런 에너지는 없다. 뭐 마음이 없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그렇게 관계들도 변해가는 것 같다. 우리 모두 초밥류를 좋아하기 때문에 저번 8월 친구 생일부터해서 이번엔 다른 집으로 스시를 먹으러 왔다. 이 가게는 이날이 처음이었는데 알고 보니 내가 자주 지나다니던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마포 공덕쯤 어딘가에 위치하고 있는 이요이요스시라는 곳으로 우린 오마카세 예약을 하고 방문했다. 예약 없이 일반적인 식사를 즐기기 위해 방문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생일 당사자인 친구가 예약을 했기 때문에 난 따로 알아보지 않았다. 시간과 장소만 알고 이렇게 방문했다. 딱 정해진 시간에 방문하여 대략 1시간 30분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다 책임지고 관리해주고 손님은 먹기만 하고 나오면 되기 때문에 요즘 같은 상황에서 심리적으로 더 편하고 좋았다. 실제로 몇년전보다 요즘 이런 서비스 스타일이 뜨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알게된 것 같다. 예전엔 이런 서비스를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요즘은 다들 다양하게 이곳저곳에서 즐기고 있음을 SNS상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바쁜 곳은 예약도 하기 힘들다고 하던데 난 유명한 곳들 언제 다 가보려나.
그렇다고 여기가 유명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여기도 인기가 계속해서 많아져서 이제는 3호점까지 생겼다고 한다. 아마 우리가 방문한 이곳이 이호점인가 그렇다고 하던데. 정확한 사실은 모르겠다. 아무튼 딱 정해진 시간에 입장하여 이렇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자주 가던 곳만 가다가 새로운 곳은 또 오랜만에 오기 때문에 괜히 거기보다 아쉬우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거긴 이미 이날 예약도 되지 않았고 겸사겸사 새로운 곳을 가보고 싶기도 했기 때문에 괜찮은 선택이었다. 비교 대상이 있으면 좋으니까! 나오는 가짓수는 모든 사진들을 찍었기 때문에 알 수 있겠지만 맛이나 종류는 모를 수도 있겠다. 그래서 기억에 남았던 것들이나 인상 깊었던 것들만 적어볼까 한다. 일단 모든 곳들과 비슷하게 처음에는 회만 나온다. 그렇게 입가심을 하고 후에 초밥들로 배를 채우면 된다. 근데 신기한 곳은 여기 국 종류가 여러가지가 나오더라. 장국만 나오는게 아니라 여러 스타일이 나왔다. 한 친구가 국물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이 점을 높은 점수로 꼽았다.
나는 친구 차를 얻어타고 여길 방문했다. 한 친구는 회사에서 바로 오고! 그래서 차를 안 가져온 사람은 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혼자 맥주를 마실 수 있었다. 근데 확실히 이런 오마카세 스타일 가게들은 주류 가격이 꽤 비싸다. 그래도 방문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사케를 주문해서 마신다. 근데 나의 경우 둘다 마실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가벼운 생맥주를 좋아하기 때문에 고민할 필욘 없었다. 그렇게 한잔 혼자 주문하여 음식과 곁들여 먹었다. 에비수 생맥주였나. 아무튼 이름 뭐 특이한 것 있었는데 솔직히 카스 생맥주보다 가격은 두배 비쌌지만 그 차이를 내가 느낄 순 없었다. 만약 테라 생맥주가 있었다면 무조건 그것을 택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스텔라 생맥주를 원탑으로 꼽았었는데 테라 생맥주가 가성비 등을 고려하여 원탑인 것 같다. 시원하고 청량감도 좋고 나처럼 술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 마시기에 굉장히 적절하다.
오늘 썸네일은 이 사진으로 해야겠다. 아직 횟감들이 올라와 조금 그렇긴 한데 맥주랑 함께 찍어서 그나마 오늘 하나씩 올라오는 음식 사진들 중에서 정통성을 가장 잘 드러낸 것 같다. 내가 제일 신났던 구간이기도 하고! 아 그리고 원래 자주 방문하던 단골집과 비교를 하자면, 전체적으로 이날 방문한 세명 모두 의견이 동일했다. 다니던 곳보다 여기가 더 낫다는 것! 우선 둘다 장사가 잘 되는 곳이기 때문에 보관에 의한 신선도 차이는 아닐 것이다. 그리고 요즘이 또 제철이라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겠고. 동일 시간에 즐긴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근데 누적된 데이터로 판단하건데 뭔가 여기 이요이요스시가 조금 더 신선하고 맛있게 느껴졌다. 그리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가격이 여기가 1~2만원 정도 더 저렴한 편인데 구성이 전혀 밀리지 않았고 오히려 알찼고 맛 역시 더 좋으니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무조건 여길 와야겠다 싶었다. 내 입맛에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친구들도 그랬다. 무슨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경험이 그랬다.
그리고 나름 이런저런 스시집을 방문해봤다고 생각했는데 여긴 신선한 종류들도 많았다. '어 이렇게도 나와?' 이런 것들 말이다. 뭐 사실 자주 가던 집에 좀 질려서 이 낯선 것에 반해 여길 더 좋게 느꼈을 수도 있겠다. 근데 그와 반대로 더 실망스러울 수도 있는데 오히려 더 높은 점수를 땄다는 것은 여기가 그만큼 괜찮다는 것이겠다. 서비스는 솔직히 이런 스타일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책임지고 관리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가게마다 차이는 크게 느낄 수 없었다. 기본적으로 친절하신 분들이 이런 가게를 운영하시는 것 같고 또 잘 응대해주신다. 그리고 자신이 커버할 수 있는만큼만 손님을 받기 때문에 복잡할리도 없고! 이날 우리를 케어해주신 분도 젊으신 것 같았는데 굉장히 친절하고 깔끔하고 좋으셨다. 만약 내가 다음 예약을 잡게 된다면 아마 무조건 여길 한번 더 오지 않을까 싶다. 그때도 이때처럼 만족스러웠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이 메뉴 좀 신선했다. 전복을 이렇게 내장과 함께 주셨는데 전복을 내장에 찍어먹고 그 아래 남은 소스는 밥과 함께 비벼먹으면 된다고 말씀 주셨다. 사실 초밥은 좋아하지만 비린 것에 굉장히 약한 편이다. 그래서 막 멍게나 이런 말캉말캉한 식감을 잘 못 먹는 편이다. 그 오징어인가 생으로 갈아서 나오는 와사비 어쩌구 뭔가가 있는데 매니아층은 잘 먹지만 난 정말 못 먹는 종류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내장류도 평소에 안 먹는 편이었다. 근데 이런 고급스러운 가게에 올때만 믿고 도전해보는 스타일이다. 만약 회전초밥 집이었으면 절대 선택하지 않았을텐데 주신 것 안 먹을 수도 없고 또 먹을 때마다 다음에 또 먹을 자신은 없어도 그 순간은 괜찮았기 때문에 믿고 먹어봤다. 와 근데 괜찮았다. 전혀 비린 맛 없었고 막 고소함까지는 느낄 수 없었지만 모든 것들이 조화롭게, 부드럽게 넘어갔다. 나에겐 이정도만 해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것이었다. 비려서 못 먹는 것들이 태반이기 때문에! 오 솔직히 맛있었다.
그리고 여기 초절임생강이 아니라 절인 단무지와 저 뭐라고 하지. 말씀 주셨는데 아무튼 충분히 매력적인 다른 절인 음식 두가지를 주셨다. 친구가 이런 사이드 메뉴나 기타 서비스를 경험하고 나서 이 가게는 뭔가 한국식으로 퓨전하여 잘 내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마 국이 여러 종류로 나와서 그 포인트에 꽂힌 것 같긴 한데! 나의 경우 식사를 할 때 소화가 잘 안 되는지 국물을 많이 안 마시는 편이다. 그 대신 탄산음료나 물을 잘 마시긴 하는데 아무튼 국과 음료 중에 음료를 택하는 편이긴 하다. 그래도 여기선 맥주도 마셨고 이미 얼굴이 빨개질대로 빨개진 상태이기 때문에 저런 장국들도 주는 만큼 잘 마시긴 했다. 위 메뉴는 오징어 위에 레몬과 소금을 뿌려주신 것인데 대표적으로 내가 안 먹는 음식 중에 하나다. 저런 말캉말캉한 식감을 진짜 못 먹는다. 근데 여기선 부드럽게 먹을 수 있었다. 이게 이런 서비스의 또다른 장점이지 않을까 싶다. 아무래도 바로 바로 먹을 수 있는 신선한 재료들만 사용하기 때문에 못 먹던 것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오마카세 가짓수가 정말 많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 이요이요스시 혜자가 맞다.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책임지고 관리해주는 것은 크게 없긴 하다. 음식을 한점씩 내어주는 것 말고 큰 관리가 필요없다. 근데 하나하나 이게 뭔지 설명을 해주시고 어떻게 먹으면 좋을지 말씀 해주시고 그런 것들이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에겐 꽤나 유용한 정보다. 사실 뭔지 모르고 먹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렇게 듣는 것들을 반복하게 되면 나중에 어디가서 써먹을 수도 있고. 원래 비쥬얼을 보고 이게 뭔 생선인지 전혀 몰랐는데 이제 나름 다녀봤다고 아는 것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뭐 근데 귀담아 들었던 것도 아니고 아직도 여전히 잘 모르긴 하는데 아무튼 뭐 그렇다. 대부분 그렇듯 이날 역시 반응이 제일 좋았던 것은 참치쪽이었다. 뱃살 쪽이 부드럽고 고급진 부위라 그런 것 같은데 나의 경우도 괜찮았다. 근데 마지막에 제일 인상 깊었던 메뉴 하나를 추가로 먹을 수 있었는데 나의 경우 편하신 것을 달라고 했다. 다 괜찮기도 했지만 너무 배가 불러서 안 먹을까 하다가 차마 그럴 순 없었다.
종류 정말 많지 않나? 중복된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거의 세네개가 되지 않을텐데 이렇게 따지고 보면 국 포함 종류가 30가지가 넘는다는 것이다. 솔직히 배가 차지 않을 수가 없는 양이다. 이런 가게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은 대부분 두종류가 있는 것 같다. 일단 첫째로 다양한 종류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 즉 광어나 우럭 등 익숙하고 편한 것만 맛있어하고 어느 정도 먹을 수 있는 사람들 말이다. 그런 사람들의 경우 못 먹거나 안 먹는 부위가 많아 오히려 이런데 오면 고생해서 싫어하더라. 내 지인이 그랬다. 둘째는 하나씩 언제 다 먹느냐는 것이다. 하나씩 먹어서 간에 기별도 안가고 배도 안 차고 답답하다는 것이다. 나 역시도 이 부분에 공감하는데 결국 다 먹고 나면 배가 부르는 것은 사실이다. 나중에 배가 차면 스피드도 못 따라가고! 그리고 그 하나씩 나오자마자 먹는 그 재미가 또 있다. 그래서 이 두번째 문제는 공감하긴 하는데 이젠 어느정도 해결했다.
고등어회는 제주도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여기서 또 오랜만에 봤다. 회가 아니라 초밥으로 나오긴 했지만 아무튼 또 내가 잘 못 먹는 종류 중 하나다.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먹어봤는데 그 특유의 기름 향이 있긴 했다. 근데 신선하지 않으면 진짜 못 먹는다고 거기서 먹어야 이 맛이 나는거라고 해서 그나마 잘 참고 먹었던 것 같다. 근데 여기 서울에서도 먹으니 괜찮게 맛있었다. 비린맛 전혀 나지 않고 깔끔하게 잘 먹었다. 어떤 생선이든 정말 관리가 중요한 것이구나 싶었다. 그래서 초밥 세상을 잘 모르고 못 먹는 것들도 많은데 뭔가 도전해보고 싶다 싶은 분들은 오마카세를 한번 즐겨보시면 어떨까 싶다. 특정 알레르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한번씩 다 먹어보면 의외로 괜찮은 것들이 있을 수 있다. 내가 초절임생강을 살면서 평생 안 먹다가 이젠 생으로 그냥 먹어도 맛있게 즐길 수 있게 된 것이 바로 이런 경험 때문이었다. 한번 눈 딱 감고 덩어리를 아그작 아그작 먹었는데 그때 그 신선한 매력에 반했다.
내가 손으로 들고 있는 초밥의 경우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다. 직접 손에서 손으로 건내주시는 종류가 있다. 아마 저 마끼처럼 만 부분이 그릇에 올리면 펴지기 때문에 그러신 것 같은데 그때 그냥 손으로 받고 다들 손으로 먹는 편이다. 어차피 들어오면서 각 테이블마다 따뜻한 행주를 주시고 손을 깔끔하게 닦기 때문에 이렇게 먹어도 괜찮았다. 물론 중간 중간 핸드폰을 만지긴 하는데 이정돈 괜찮겠지. 나도 원래 바로 먹었어야 했는데 이렇게 사진을 찍는다고 좀 늦게 먹긴 했다. 그리고 오늘 맛 설명을 거의 하지 못했다. 우선 종류가 잘 기억이 나지도 않고 그에 따라 무슨 맛인지 어떤 종류인지 잘 기억도 안 난다. 다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여기 가성비 있는 가게가 맞고 퀄리티도 좋고 맛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초보자들이 방문하면 딱 좋을 것 같아 추천드리고 싶고 다섯번 이상 방문한 단골 가게보다 여기를 더 만족했으니 그만큼 신뢰도도 높다고 말할 수 있겠다.
슬슬 마지막에 다다랐다. 여기서 서비스 한점을 받고 저 우동을 거의 끝으로 마지막 디저트 아이스크림과 함께 이날 식사가 끝이났던 것 같다. 맥주는 아까 반쯤 진행되었을 때 다 마셨고! 그리고 여기 매장이 넓은 편이 아니다. 그 말은 테이블들 간격이 좁다는 것이고 그 말은 대화를 나누기에 다소 불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먹기 바빠서 대화를 많이 할 순 없지만 막 여유롭게 대화하며 식사를 즐기긴 좀 힘든 구조다. 목소리가 커질 수도 있고 그런데 바로 옆에 다른 사람들이 있으니 그 대화들이 들릴 수밖에 없어서. 그래서 나의 경우도 말을 그렇게 많이 하진 않았다. 아 그런데 내 생각인가? 아무튼 편하게 대화를 나누진 못했다. 칸막이가 있고 이것저것 잘 관리가 되긴 했지만 상황이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그래서 내가 친구랑 대화하는지 모르는 사람 들으라고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었다. 물론 내 생각만큼 사람들이 그렇게 남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지 않다는 것은 안다. 근데 심리적으로 그랬다.
아 그리고 오늘 자꾸 단골집을 까는데 어차피 상호명도 말하지 않았고 대부분 모르실테니.. 비교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친구가 아까 여긴 좀 한국식으로 알맞게 나와서 좋다고 말했는데 나도 이 마지막 디저트를 보고 공감했다. 자주 가던 가게는 마지막에 주로 레몬 샤베트 같은 것이 나왔다. 시원하고 깔끔하긴 했는데 솔직히 맛있진 않았다. 일단 무맛에 가까운 스타일이었고 뭔가 개운한 그런 맛은 아니었다. 근데 여긴 진짜 리얼 아이스크림이었고 현미였나 무슨 담백한 종류 베이스로 직접 만드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너무 맛있었다. 솔직히 한 스쿱 더 먹고 싶어서 아쉬운 수준이었다. 그만큼 배가 부른 상태임에도 맛있었고 디저트로 딱이었다 싶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기분 좋게 먹고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만족스러운 시간이었고 요즘 상황이 심해져서 1월이 지나 2월쯤 좀 풀리면 한번 더 예약을 하고 다녀와야겠다 싶다. 정말로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