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할머니맥주 인기 메뉴 중 하나인 짜파구리와 시원한 살얼음 맥주!
탄산음료를 마실 때 항상 얼음과 함께 먹는다.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 먹는다고 하더라도 얼음과 함께 먹는 그 시원함을 이길 수 없다. 그리고 과일을 먹을 때도 웬만하면 시원하게 해서 먹는 편이다. 그냥 과일은 시원해야 더 맛있으니까. 다행히 과일을 먹을 때 얼음과 함께 보관한 상태로 먹진 않는다. 그러면 오히려 맛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아무튼 그렇게 뭔가 차갑고 시원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인데 맥주 역시 나에게 그런 존재다. 술이 약하기 때문에 500 한잔 시켜서 좀 오래 먹는 편인데 이게 꼭 마지막 한모금 남을 때쯤에는 시원함도 떨어지고 밍밍해져서 그냥 먹기 싫어서 안 먹게 된다. 물론 내가 술이 좀 들어가서 그런 것도 있겠다. 아무튼 그냥 그렇게 차가운 것을 좋아하는데 언제부턴가 살얼음 맥주로 유명하다는 술집이 있다고 들어왔다. 그렇게 한번 찾아서 방문해봤는데 배가 불러서 메인 메뉴가 아닌 다른 것들을 시키다보니 안주에 너무 실망해서 그 뒤로 갈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렇게 실망한 상태였는데 주변에서 안주 퀄리티 괜찮다고, 내가 이상한 것을 시켜서 그런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들려왔고 한번 더 믿는다는 마음으로 이렇게 재방문 했었다.
처음 방문했던 역전할머니맥주 지점은 번화가에 있었는데 굉장히 넓고 복잡하고 시끄럽고 정신 없었다. 그리고 번화가 특성상 젊은층이 많았다. 근데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 프랜차이즈가 생겼다는 것을 들었고 이제는 좀 조용하길 기대하며 근처로 와봤다. 술을 마시면 운전을 못하기도 하고 멀리 나가기 귀찮기도 하고 그래서 딱 좋았다. 그렇게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본 뒤 먹고 싶은 것을 주문했다. 사실 처음 오기 전부터 친구가 추천해준 것들을 먹을 생각이었기 때문에 볼 필요가 없긴 했지만 그래도 그냥 훑어보고 싶었다. 결국 친구의 추천대로 짜파구리 하나와 감자튀김이 같이 들어가있는 치킨 하나를 주문했다. 양이 많지 않을까 싶었는데 친구가 괜찮다고 먹을 수 있다고 말했었다. 한 메뉴당 가격이 그렇게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리고 여기 프랜차이즈 특성상 젊은층이 많이 오기 때문에 너무 비싸서도 안 되겠고! 근데 실제로 여긴 동네라 그런지 연령층이 높으신 분들도 많이 오셨다. 그리고 잘 즐기셨다. 이런 것을 보면 세대 없이 모두 즐길 수 있는 공간인 것 같기도 하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컨셉 자체가 영한 컨셉은 아니구나.
그리고 지금 안 사실인데 나는 그냥 맥주를 살얼음이 일정도로만 얼려서 내어주는 줄 알았는데 여기 컵이 그냥 컵이 아니었구나. 설명을 보니 특수 전용잔이라고 한다. 마시면서 뭐가 특수인지는 느낄 수 없었는데 아무튼 그렇다고 한다. 뭐 그냥 조금 더 두껍게 만들고 영하의 온도에서 깨지지 않는 유리로 만들어진 것인가? 뭐 자세한 것은 모르겠다. 아 그리고 처음 주문할때 옛날 통닭을 먹을까 고민 정말 많이 했는데 그 메뉴에는 감자튀김이 없어서 그냥 순살로 주문했다. 원래 닭은 무조건 뼈랑 먹는 편인데 뭐 순살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사실 먹기가 확실히 편하긴 하다. 아 그래도 오늘의 주인공이라 말할 수 있는 짜파구리에 대해 추가 설명을 하자면, 일단 메추리알이 들어가 있는 점은 좋았다. 옛날에 자장면 주문하면 꼭 이게 하나씩 있었는데 요즘 나오는 곳을 찾기가 힘들다. 단가가 비싸서라기보단 그냥 조리 과정의 번거로움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껍질도 하나하나 까야하고 그러니까! 그냥 내 뇌피셜이다. 아무튼 그래서 첫 인상이 좋았고 국물도 많지 않고 딱 자글자글한 것이 괜찮았다. 적당량을 내 개인 접시에 덜어왔고 그렇게 크게 한입 먹어봤다. 아 근데 이거 첫 시도가 약간 미스였다. 치즈를 안 먹는 사람이 있어 내가 한 슬라이스를 다 가져와서 한입에 넣어 먹었는데 느끼해서 혼났다.
첫 시도는 잊기로 하고 두번째부터 본격적으로 즐기기 시작했다. 역전할머니맥주 인기 메뉴 후기를 조금 말하자면, 이 짜파구리 기존에 우리가 만들어 먹던 것과 다르다. 일단 너구리처럼 통통한 면발이 아니다. 더 얇다. 아무래도 프랜차이즈기 때문에 수직화를 위해서 시제품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공수한 것일텐데 그렇기 때문에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이게 차별화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더 뛰어나야 하는 것인데 그러진 못했다. 면발의 통통함이 없어서 아쉬웠다. 그리고 매콤하지 않았다. 국물을 직접적으로 떠서 먹으면 조금 매콤한 기운이 돌긴 했는데 우리가 먹어왔던 그 매콤함은 찾을 수 없었다. 물론 술안주로는 딱 적당한 감칠맛과 풍부한 양, 자극도가 충분했는데 난 술을 못하기 때문에 저녁 식사 기준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평소 먹던 맛과 비교가 가능했는데 그에 비하면 확실히 부족했다. 근데 밖에서 사 먹는 기준으로의 양으로는 충분한 양이었다. 가성비 있었다. 그리고 맛이 없는 것도 아니고 떡도 오뎅도 다 모두 잘 들어있어서 괜찮긴 했다. 다만 집에서 만들어먹는 맛 보다는 못하다는 의미다. 그렇게 하나하나 맛을 보고 있는 와중에 같이 주문했던 순살 후라이드 치킨이 나왔다. 저 샐러드 괜히 맛있단 말이지.
무더운 여름날 벌컥벌컥 마시고 싶은 이 살얼음 맥주 비쥬얼 보이시나? 거품도 거품인데 손으로 잡는 부분이 너무 차갑기 때문에 오래 들고 있을 수도 없다. 그리고 저 거품은 넘치지 않을 수가 없더라. 오자마자 알아서 넘치던데.. 아마 얼음과의 마찰 때문이려나? 자세한 것은 모르겠다. 나는 자리에 앉자마자 술을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이 나오면 같이 주문하는 편이다. 시원함을 조금이라도 유지하고 싶기도 하고 먹을 것이 있어야 술도 더 맛있다. 짜파구리는 슬슬 바닥을 보여가고 있지만 치킨은 살아있었기 때문에 한잔 마시면서 이렇게 샐러드도 먹고 감자튀김도 먹고 치킨도 먹기 시작했다. 솔직히 치킨은 맛있다고는 말 못하겠다. 그냥 튀긴 음식의 맛 정도를 간직하고 있었다. 간이 특별한 것도 아니고 뭔가 조리 과정이 다른 것은 아닌 것 같고 평범하고 무난했다. 그냥 대부분 이런 호프집에 오는 사람들은 술안주로 음식들을 찾지 나처럼 밥 대용으로 찾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술안주 기준은 괜찮았고 식사 기준으로는 미흡했다. 근데 대부분 다들 술을 좋아하셔서 이런 곳에 오시는 것일테니 나름 인기 비결이라면 인기 비결이겠다. 이 지역은 번화가가 아님에도 평일 오후 6시가 넘어가니 사람들이 차기 시작했다. 확실히 주변에 자주 보이는 프랜차이즈가 있으면 거기는 장사가 잘 된다는 의미다.
역전할머니맥주 메뉴 후라이드 치킨을 같이 나온 양념 소스에도 푹 찍어먹어보고 나름 새롭게 먹어본다고 먹고 있었던 짜파구리에도 같이 찍어먹어봤다. 근데 뭐 양념이 안에 스며든다거나 그렇게 강렬한 맛은 아니기 때문에 찍어먹어도 크게 다른 맛은 느끼지 못했다. 뭐 명량핫도그를 엽떡에 찍어먹는다거나 그런 정도의 느낌은 찾을 수 없었다. 엽떡은 그 자체로 자극적이긴 하니까 좀 차이가 있겠다. 이 짜파구리는 전혀 맵지 않다. 개인차에 따라 매콤할 순 있어도 매워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내 기준에서 면을 조금 더 통통하게 바꾸고 매콤함을 조금 더 살리면 좋을 것 같은데.. 원래 술안주도 짭쪼름한 것들을 다 선호하지 않나? 술자리 인기 메뉴들을 보면 전체적으로 다 그런 스타일이던데! 아무튼 실망감을 안겨주었던 첫 방문과 다르게 두번째 방문은 만족스러웠다. 왜 인기 있는지 알 수 있었고 나도 다음에 심심할때 한번 더 방문할 것 같다. 가격 역시 이렇게 풍족하게 먹었음에도 많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안다. 3만원보다 덜 나온 것 같은데 아닌가. 아무튼 확실히 많이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