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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발 맵게 닭똥집튀김 고소하게 이 조합 좋다!

디프_ 2020. 7. 7. 20:45

매콤 짭쪼름 자극적이게 잘 먹었던 닭발 닭똥집튀김 조합


평소 업로드 했던 음식들과는 사뭇 다른 메뉴를 오늘 오랜만에 포스팅 해본다. 나름 다양한 것들을 먹어온다고 생각했는데 블로그에 올리는 것들을 보면 먹는 것들만 먹는 것 같다. 왜냐면 처음에 제목을 적을 때 뭔가 적으면서 얼마 전에 적은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한번 이력을 살펴보면 얼마 지나지 않은 음식들이 많더라. 그래서 다양한 것 좀 먹어봐야겠다 싶었고 오늘 이렇게 거의 처음 포스팅해보는 메뉴를 들고 왔다. 사실 의도한 것은 아니고 정말 오랜만에 새로운 지역을 가게 됐고 여기서 자주 가는 식당이 있다고 하여 따라오다보니 낯선 음식을 먹게 됐다. 사실 이 메뉴 자체를 잘 안 먹긴 한다. 뭔가 음식 자체가 굉장히 어렵고 비쥬얼적으로도 낯설어서 좀 피한다. 술이라도 좋아하면 모를까 이런 공간 자체도 나에겐 낯설고. 아무튼 서론이 굉장히 길었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맛있게 잘 먹었고 여기 다음에 또 오고 싶어졌다.



장소는 신도림에 위치한 구씨네 매운집이라는 곳이다. 실내 테이블은 매우 좁은 편이나 외부 야외 테이블 자리도 있어서 운영하는 가게 자체가 좁다고 말할 순 없다. 그리고 단골 고객 포함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유명한 가게라 맛은 어느정도 보장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닭발 메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매운 음식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다 맛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뭐 나야 이런 메뉴를 잘 못 먹기도 하고 매운 것도 잘 못 먹는 편이라 솔직히 어떻다 판단하기 애매하지만 이런 나조차 괜찮게 먹었으니 좋아하는 사람은 맵기 단계를 올려서 더 잘 먹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여기 오기 전에 메뉴판을 살짝 살펴봤었는데 딱 오돌뼈볶음이 눈에 들어왔다. 오랜만에 먹어보고 싶었고 그걸 주문하려고 했는데 매운 메뉴 리스트에 포함되어있더라. 둘다 매우면 식사가 아니라 고생일 것 같아 순한 메뉴 중에 골랐고 닭똥집튀김을 주문하게 됐다. 근데 결과적으로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 정말 튀김부터해서 소스, 양념까지 내 스타일이었다. 오랜만에 이렇게 맛있는 튀김류를 먹어봤다. 그리고 추가로 주먹밥도 주문하고 아예 세트로 주문하였기 때문에 계란죽도 함께 나왔다. 여기 계란죽이 조금 별미라고 해서 기대가 됐다.



주먹밥의 경우 원래 그냥 숟가락으로 퍼먹는 편이다. 근데 이날은 오랜만에 먹기도 하고 이런 장소 자체를 굉장히 오랜만에 방문하기 때문에 기분을 좀 살리고 싶었다. 그래서 먹기 좋은 크기로 돌돌 굴려가며 제조하기 시작했다. 근데 밥을 방금 밥솥에서 꺼내주셔서 그런지 굉장히 뜨거웠고 조심조심 만들어야 했다. 그리고 계란죽의 경우 위에 참기름을 두르신 것 같았고 죽이라고 말한 이유를 딱 한입 먹어보고 알았다. 그 우리 스프 있지 않나. 옥수수 스프인가. 처음엔 그 향이 나서 그걸 섞었나 싶었는데 맛에선 그 맛이 나지 않았고 삼계탕 맛이 났다. 아마 어떤 조미료 같은 것들을 섞어서 만드시는 것 같은데 그것까진 모르겠고 그냥 맛있었다. 그리고 이것만 먹어도 배부를 것 같은 느낌이랄까. 사진으로 보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큰 접시에 담겨 나오기 때문에 매운맛도 확실히 잡아줄 수 있는 양이었고 배가 고프더라도 배를 부르게 만들어줄 수 있는 크기였다. 그래도 의도하고 먹진 않고 맵기 때문에 손이 갈때마다 퍼먹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날 메인의 경우 사실 처음엔 국물이 좀 자글자글하게 나왔는데 나오자마자 별도로 나온 콩나물을 부어서 좀 연해보이고 물기가 있어 보일 수 있겠다. 딱 처음 조리되어 나온 사진은 위와 다르기 때문에 실망하면 안되겠다.



난 이 메뉴 자체가 생소한 사람이고 여기 단골인 사람의 의견을 따라야 했기에 믿고 먹었다. 평소라면 그냥 이렇게 먹는게 맞지 않느냐며 먹었겠지만 이날만큼은 따랐다. 그리고 솔직히 비쥬얼이 나에게 너무 낯설어서 가만히 하라는대로 하고 싶었다. 주먹밥 제조도 끝이 났고 계란죽 비쥬얼을 보면 알겠지만 묽거나 그렇지 않다. 점도가 조금 있는 편이고 솔직히 스프라고 말하면 더 편하게 와닿을 것이다. 이런 식감과 맛은 또 처음인데 낯설지 않았고 괜찮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참기름 덕분인지 고소한 맛이 좋았다. 그리고 닭발 크기 보이시나? 여기 나름 시그니처인가보다. 조그만 크기가 아니라 내 손가락 정도 되는 굉장히 큰 크기다. 저걸 어떻게 먹으라는 것이지? 무뼈라면 그냥 눈 감고 씹어도 이건 뼈라 발라내어야 하는 것인데 솔직히 잘 안 와닿더라. 그래도 일단 아까 넣은 콩나물 국물이 자글자글 쫄으면서 끓을 때까지, 양념이 살 안에 배일 때까지 기다렸다.



슬슬 국물이 끓기 시작하고 먹을 때가 된 것 같아 우선 하나 집어들었다. 먹는 방법도 간단히 들었다. 입으로 물려고 하지 말고 입 안에 넣어 압력을 이용해 발라 먹으면 편하게 먹을 수 있다고 했다. 그렇게 먹어봤다. 내가 아마 이 메뉴를 먹어본 경험이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테니, 최근 2년간 없었으니 굉장히 낯선 상황이겠다. 그렇게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발골 부분은 쉽더라. 근데 좀 어려웠던 점이 어느 부분을 먹어야 하고 어느 부분은 버려야 하는지 감이 잘 오지 않았다. 그냥 먹으면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냥 가운데에 있는 통 뼈만 빼고 다 먹은 것 같다. 생각보다 맛 괜찮았다. 맵기 역시 기본 1단계를 먹긴 했는데 신라면 정도의 딱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라 괜찮았던 것 같다. 그냥 국물만 먹으면 맵긴 했지만 그정도 얼큰함은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근데 아마 여기와서 1단계 먹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 다 매운 음식 좋아하는 분들만 오실테니 말이다. 그리고 나름 히든이라고 말할 수 있는 주먹밥 국물 담가먹기를 시전했다. 근데 이것도 포인트가 살짝 담갔다가 빼서 먹어야 한다. 푹 담근다고 했다가 뜨겁기도 뜨겁고 밥알이 다 풀어져서 오히려 맛이 없어지더라.



아삭아삭한 콩나물 식감도 굉장히 좋았다. 살보다 양념이 더 잘 스며들어서인지 국물과 함께 먹는 것이 아니라 따로 먹어도 맛도 적당히 자극적이고 좋았다. 공깃밥 있었으면 비벼서 먹었을 것 같은데 우리에겐 주먹밥이 있으니까! 여러모로 밑반찬부터해서 모든 구성 조합들이 좋았다. 물론 가끔 심심할 때마다 계란죽 한입씩 먹는 것은 까먹지 않았다. 그리고 국물이 딱 이정도 쫄았을 때가 맛있었다. 너무 맑으면 맵긴 매워도 짠맛이 없어 간이 심심하고 너무 쫄으면 짜질 수 있으니 이정도가 딱 좋더라. 적당히 한입 두입 국물을 떠마실 수 있는 그정도가 좋더라. 그래도 콩나물의 경우 계속해서 리필이 가능하니 육수가 부족해서 못 먹진 않겠다. 물보단 콩나물 국물을 부으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생맥주도 한잔했다. 이런 곳에 술이 빠지면 섭섭하지. 술집을 거의 몇개월에 한번씩 가는데! 여기도 엄밀히 말하면 술집 맞겠지? 지난주였나 지지난주였나. 술자리가 있긴 했는데 귀에 염증이 나 한잔도 하지 못했고 이날 오랜만에 마셔서, 또 금요일이기도 해서 조금 신이 났던 것 같다. 몸은 엄청나게 피곤했지만!



근데 솔직히 이날 나에게 제일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음식은 이 닭똥집튀김이다. 충격적이라는 것이 별로라는 의미가 아니고 맛이 그만큼 좋았다는 것이다. 솔직히 비쥬얼을 보고 되게 짜투리 음식 마냥 볼품없게 느껴질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맛 자체가 다르다. 개인적으로 튀긴 음식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런 튀김 음식은 정말 오랜만에 맛 봐본다. 우선 튀김 껍질이 굉장히 얇다. 근데 여기에 별도 간을 해두신 것 같다. 소스를 안 찍어먹어도 될 정도의 간이지만 나의 경우 소스를 굉장히 좋아하니 같이 찍어먹었다. 빨간 양념 소스도 먹고 소금, 참기름이랑도 찍어먹어봤는데 빨간 양념 소스와 찍어먹을 때 더 잘 어울렸다. 매콤한 맛이었는데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은 아닌 것 같고 제조하신 것 같았다. 다시 닭똥집튀김 이야기를 마저 하자면, 저렇게 튀김 옷이 얇은데 안에 있는 내용물은 수분기가 충분히 살아있고 딱딱하지 않게 촉촉하게 내주셨다. 그래서 식감이 살아있었다. 겉바속촉이랄까. 막 카스테라 같은 그런 부드러움은 아니어도 재료 본연의 고소한 맛을 온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솔직히 이것만 먹으러 다음에 다시 오고 싶다. 메인은 아직 좀 어려우니까.. 그래도 둘의 조합은 개인적으로 정말 잘 맞는다 생각했다. 맵고 고소하고!



닭똥집튀김에 계속해서 손이 갔지만 배도 슬슬 불러오기 시작했다. 2차 충전을 끝낸 닭발 국물도 서서히 다시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고 그만 떠날 때가 되었다. 근데 정말 아쉬워서 미련이 남더라. 술은 뭐 한잔 정도면 딱 충분하기에 알코올이 부족하진 않았고 자꾸 이 닭똥집에 눈이 갔다. 어떻게 이렇게 맛있게 만들 수 있지? 사실 이걸 먹으러 온 것이 아니었는데 주연보다 조연이 내게 더 마음이 들었다. 물론 주연도 괜찮긴 했지만 나에겐 아직 어려운 음식이니까.. 내가 술을 좋아했다면 더 사랑할 수 있었겠지만 술 역시도 어려운 분야이기에! 얼마나 맛있으면 이날 탄산음료도 생각나지 않더라. 맥주를 마셔서 그랬나? 아무튼 오랜만에 술집 방문이었는데 뜻하지 않은 조합을 만나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아마 메인만 먹었으면 배부르게 못 먹었을 것 같은데 서브들이 워낙 괜찮아서 배터지게 잘 즐길 수 있었다. 여기 이런 메뉴를 잘 먹지 못하는 사람들도 와서 잘 먹는 사람들과 같이 즐겨도 괜찮은 곳이다. 다음에 또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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