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먹으니 맛있었던 양념 소갈비 with 냉면
이상하게 요즘 고기 복이 터졌다. 집에서야 가끔 삼겹살을 구워먹긴 했었는데 이렇게 자주 외식을 하다니. 뭐 특별한 날이 껴있긴 했지만 그것을 제외하더라도 의도치 않게 이리저리 일정들이 겹쳤다. 덩달아 당분간 고기 포스팅이 많아질 것 같다. 글램핑 다녀왔을 때 바베큐도 올려야하고. 대충 이것저것 섞어서 조율을 하긴 할텐데 나도 어쩔때는 그냥 사진 찍지 않고 밥만 먹고 싶더라. 그래서 그냥 안 찍을 때도 많았다. 가장 최근에 기억 나는 것이 혼자 집에서 지코바 치킨을 시켜먹은 것이었는데 역시 거제도에서 먹은 것이 최고였다. 서울에서 처음 실패를 하고 일년이었나 이년 뒤 거제도에서 시켜서 너무 맛있음을 깨달은 뒤 집에서 다시 두달만에 주문을 한 것인데.. 양념도 부족하고 살도 퍽퍽하고 애초에 퀄리티 자체가 달랐다. 그때와 다른 지점에서 주문한 것인데도 그래서 이제는 그냥 서울에서 지코바 브랜드는 안 먹을 생각이다. 기대가 큰만큼 실망도 컸다. 그냥 후라이드나 시켜먹을걸..
이 촌장골 나름 유명한 가게다. 나 역시 여기를 몇번 와봤는데 마지막으로 왔던 때가 작년이었던 것 같다. 그때도 너무 정신 없고 홀 관리해주시는 분들 인원은 벅차고.. 그냥 너무 서비스 적인 부분이 내 취향과 맞지 않아 그닥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 근데 아버지가 여길 좋아하신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가까워서 그런 것 같긴 한데 아무튼 이번에 이렇게 오랜만에 방문하게 됐다. 그리고 여기도 최근 이슈에 따라 전에 보지 못했던 2+1 행사를 하고 있었다. 왕 소갈비 주문을 하거나 돼지왕구이를 주문하면 1인분을 추가로 준다고 한다. 먹다 남으면 포장도 된다고. 아무튼 이 이야기를 또 어떻게 들으셨는지 나에게 말을 하셨고 이렇게 방문하게 됐다. 원래 고기는 소금에 찍어먹는 것을 제일 좋아해 양념류는 잘 안 먹는 편이지만 이날 오랜만이기도 해서 한번 먹어볼까 싶었다. 퇴근 후 배가 고프기도 하고! 우선 엄선된 갈비를 각종 야채와 과일로 숙성시킨 촌장골 대표갈비 3인분을 주문하고 추가로 당일 도축된 신선한 한우 육회도 하나 주문했다. 그리고 먹다가 공깃밥 대신 요즘 같이 더운 날씨에 빼먹을 수 없는 시원한 물냉면도 하나 주문했다. 이렇게 딱 주문하니 구성이 맞았다. 양이 살짝 많긴 했지만!
오랜만에 보는 비쥬얼. 동네 근처에 화로구이가 있었는데 없어진 뒤로는 정말 오랜만에 맞이하는 비쥬얼이다. 별로 선호하지 않긴 했지만 가끔 먹으면 맛있다는 것을 알기에 이번엔 기대가 컸다. 해당 메뉴는 정말 거의 반년만에 먹는 것 같다. 밑반찬으로는 잡채, 양념게장, 양배추 샐러드와 김치 종류, 샐러드 단호박, 절임고추와 마늘 등이 나왔다. 그리고 꼭 양념 종류를 먹으면 나오는 저 특제 소스에 절여진 양파! 개인적으로 저걸 굉장히 좋아한다. 오히려 고기보다 처음에 저걸 더 잘 먹는다. 그냥 상큼한 맛이 좋기도 하고 건강에도 좋을 것 같고 식감도 아삭아삭 좋아서 계속 손이 가더라. 근데 저 메뉴가 배가 좀 늦게 차는지 고기 먹다가 갑자기 배불러서 힘이 든다. 어느 가게를 가든 저걸 한번 더 꼭 리필해서 먹는 편인데 아무튼 난 절인 반찬들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리고 조금 고급진 가게들을 방문하면 꼭 이렇게 양념게장이 나오는데 이것도 은근 별미다. 막 화려하게 맛있진 않아도 심심하게 먹으면 괜찮다.
그 다음 육회가 나왔다. 생선 회 종류를 못 드시는 분들은 육회 별로 안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회는 많이 먹지 못해도 육회는 나름 잘 먹는 편이다. 두 종류의 식감적인 부분에서 큰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상하게 그렇더라. 빛깔도 좋고. 그리고 이 메뉴 역시 오랜만에 먹는데 원래 빛깔이 이렇게 분홍빛을 띄었나? 내 기억속에는 굉장히 붉은 빛을 띄고 있었는데 여기는 분홍색이었다. 노른자는 알아서 섞어주셨고 개인적으로 육회는 참기름이 생명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마장동에서 직접 바로 고기를 사온 적이 있는데 육회를 그냥 먹어도 맛있는 줄 알았다. 근데 정말 아무 맛도 안 나더라. 나름 많은 키로수를 구매해 왔었는데 육회는 또 보관 말고 바로 먹어야 한다해서 나름 먹는다고 했는데 그 맛이 나지 않았다. 그때 육회도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소스도 만들고 나름 조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TV에서 가끔 보면 그냥 바로 떠먹는 장면들도 있길래 괜찮은 줄 알았다. 아무튼 그렇게 오랜만에 생고기를 맛 보고 있는 동안 소갈비 양념이 슬슬 구워져가고 있었다. 근데 뒤집는 타이밍을 놓쳐서 살짝 탄 부분이 있는데 저런 부분들은 잘라내었다. 원래 여기 서빙을 해주시면서 고기도 직접 구워주시는데 뭔가 여긴 항상 서빙이 아쉬웠고 이번에도 역시 그랬다.
개인적으로 양념 스타일을 별로 안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굽기 어렵다는 것이다. 겉부분이 소스 때문에 금방 타기 때문에 자주 뒤집어주지 않으면 이렇게 겉면이 금방 타버린다. 근데 잘린 단면을 보면 알겠지만 안은 익지 않은 상태다. 이게 스테이크도 아니고 저런 부분은 그냥 먹는 것이 아니라 알맞게 다시 구워줘야 한다. 나름 이곳저곳에서 고기 굽기 장인들에게 얻은 팁은 계속해서 집게로 뒤집어 주라는 것이었는데 그러면 괜히 달달한 소스와 육즙들이 쭉쭉 떨어져서 맛이 떨어지는 것 같고.. 어디서 그러지 않았나? 삼겹살은 딱 두번만 뒤집는 것이라고! 근데 이런 양념류는 쉴틈없이 휙휙 저어줘야 하니 좀 먹기에 마음 편하지도 않고 내가 구을땐 딱히 성공한 기억도 없어서 직접 구워주는 가게들을 선호하는 편이다. 요즘은 근데 예전에 비해 그런 가게들이 많아져서 상대적으로 고기 잘 못 굽는 1인으로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근데 이렇게 아이폰으로 가까이 찍은 사진을 보니 고기들이 갑자기 되게 달라보이네.. 무슨 튀김 같다. 생각났다. 돼지 껍데기 비쥬얼.
내가 좋아하는 양파 소스에도 찍어먹고 슬슬 느끼함을 잡아줄 물냉면의 필요성이 느껴져 주문을 했다. 다행히 정식 제품보다 사이즈가 조금 작은 후식 냉면이 있었고 그걸로 선택했다. 예전엔 냉면을 먹을 배가 없었는데 이상하게 요즘은 완벽하게 먹어야 된다는 생각 하나 때문에 냉면까지 굳이 주문하게 되더라. 그리고 배가 불러도 주문하고 나면 기어코 한입 두입 정도는 먹어서.. 후식 냉면 정도는 어느정도 해치울 수 있게 됐다. 사람들이 시켜 먹는 이유가 있었다. 근데 난 먹는 즐거움을 조금 잊어야 하는데 이제 너무 알아버려서 잊기엔 글렀고 차라리 그냥 먹는 것이 질리는 상태가 오길 바래본다. 근데 세상엔 워낙 다양한 음식이 있어서.. 요즘은 뭐 여행을 못 나가 새로운 것들을 먹을 경험이 적지만 다시 여행이 풀리는 날엔 세상 진귀한 다양한 이런저런 음식을 먹어볼테니 평생 못 버리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냉면이 살얼음 동동 육수는 아니었지만 적당한 시원함을 유지하고 있었고 콜라 탄산 대신 나름 입가심을 하게 해주었다.
개인적으로 치킨도 뼈 있는 치킨만 먹고 소갈비 부위 중에서도 이렇게 뼈에 붙어있는 살을 제일 좋아한다. 다른 고기들이 다 익을 동안 막상 다 익지 않을 때도 있고 발라먹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지만 고생 끝에 얻는 보람이라고 한입 담게 되면 특유의 식감으로 맛있음을 선사해준다. 좀 비싼 가게는 저기가 별미라고 따로 손질을 해주시기도 한다. 그 가게를 최근에 다녀왔는데 아마 조만간 포스팅하게 될 것 같다. 근데 너무 고기만 올라가면 안 될 것 같으니 조절 좀 해야지. 아무튼 이날 역시 오랜만에 잘 먹었다. 흰쌀밥이 없어 아쉽긴 했지만 물냉면으로 대신 만족할 수 있었고 여기는 서빙만 조금 신경 써주시면 좋을 것 같다. 바로 말한 것도 까먹으시고.. 좀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