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산책하기 좋은 곳 여의도 한강공원
(Seoul Hanriver Yeouido Park)
이제 회사 생활이 2주도 안 남았다. 다닐 때는 언제 오나 언제 오나 싶었는데 막상 닥쳐와보니 지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얻은 것을 생각해보면 원하는 직무였지만 뱡항성이 다른 업무였기에 커리어적인 성장은 딱히 없었던 것 같고 약간의 돈과 효도, 사회생활, 그리고 회사가 돌아가는 원리에 대해 좀 알게 되었다. 잃은 것은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젊음이고 그다음으로는 여행 마지막으로는 순수한 마음(?) 정도. 얻은 것도 있고 잃은 것도 있는 1년이었는데, 당분간은 이곳저곳 여행을 다니며 혼자 조용히 생각해봐야겠다.
남들이 주말이면 자주 놀러 오는 이곳도 평일에 맨날 오는 곳이기에 누가 쉬는 날에 가자 하면 출근하는 기분 든다고 싫다고 했었다. 그랬던 여의도 생활이 끝나가는 요즘 이것저것 안 해본 것들을 하고 있다. 그중에 하나가 퇴근길에 산책하기 좋은 곳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집까지 걸어가기! 일을 다니면서 점심시간에 종종 친구들이 와서 같이 밥을 먹은 적이 있어도 퇴근하면 집돌이로서 귀소본능이 강하게 발동하는 나로서는 처음으로 퇴근하고 친구와 이 근처에서 밥을 먹었다. 배가 너무 부르고 이 친구도 걷는 걸 좋아해서 한강공원에 잠깐 가서 얘기나 하자 했는데 집까지 걸어가게 되었다.
칼퇴를 하는 요즘. 밥도 후딱 먹고 한 6시가 좀 넘어서 도착했나. 대부분 고등학생, 대학생이긴 했는데 텐트, 돗자리를 펼쳐놓고 놀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도 하고 연인끼리 자전거도 타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구두가 거의 망가져서 발이 아파 웬만하면 안 걸으려 했는데 미세먼지도 거의 없이 날씨가 너무 좋아 나도 모르게 집까지 걸어가고 있었다.
이 친구랑은 초등학생 때부터 친구인데 최근에 공통 관심 분야가 생겨서 그것에 대해 얘기나 하자해서 만났는데 오랜만에 실컷 얘기했다. 이 친구는 사회생활을 좀 일찍한 편이라 3년 정도 일을 하다가 작년 말에 관두고 쉬고 있다. 덕분에 일 얘기도 실컷 하고 관두고 난 뒤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듣고 이것저것 얘기를 나누었다.
퇴근길에 산책하기 좋은 곳을 걸으면서 든 생각은 '텐트를 무조건 사야겠다'였다. 원래 올해 초 앞으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 것 같아 텐트랑 인터넷에서 봐둔 캠핑할 때 용이한 침낭 등을 사려고 알아봐두었다. 근데 지출을 하게 만드는 확실한 계기가 없어서 여태 유야무야 흘려보내고 있었는데 이번에 확실히 자극을 받았다. 블루투스 스피커도 샀겠다 텐트랑 누워서 쉴 수 있는 베개만 사서 차에 싣고 다니며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쉬는 상상을 하니 도저히 안 살 수가 없을 것 같다.
한 시간쯤 걸었나.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있었다. 그와 같이 내 발바닥의 통증도 점점 심해져 갔다. 평소라면 괜찮았을 텐데 아무래도 구두가 문제였다. 집까지 지금부터 40분 정도만 더 걸으면 되는데 오늘 책을 빌리러 도서관도 가야 해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결국 버스를 탔다.
위 사진은 버스를 타러 올라가는 길에 찍은 사진이다. 사진에선 잘 안 보이지만 유채꽃이었나 넓은 곳에 쫙 펼쳐진 것이 이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내 여행 버킷리스트에 지금 본 규모보다 끝에서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넓은 곳에 쫙 펼쳐진 꽃밭(?)이 있었는데 살짝 그 느낌이 났다. 이 사진을 찍으며 다시 여행 욕구가 샘솟았다. 6월부터 해서 앞으로 정말 엄청 돌아다녀 볼 계획인데, 꼭 실천에 옮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