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고등어회 그리고 마무리는 매운탕!
내가 찾아가는 곳도 많지만 맛집의 경우 친구 추천을 신뢰하는 편이다. 물론 어떤 친구냐에 따라 달라지곤 하지만 대게 맛있다고 추천하는 곳은 가보는 편이다. 나랑 방문하는 장소가 같다면! 여기 오늘도 회는 뜬다라는 가게를 추천해준 친구는 나름 미식가(?)이다. 그냥 평소 맛있는 것만 잘 찾아가서 먹더라. 딱 내가 제주도에 놀러가기 한달 전인가. 다녀왔길래 회 먹을만한 곳 추천 좀 해달라고 하니 여길 알려줬다. 알고 보니 예전에 이거 먹고 있다고 카톡으로 사진도 보내줬던 곳이었고 그 사진을 봤던 기억이 남아있기에 나도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 중에 회를 자주 먹을 생각은 없었고 한 곳에서만 제대로 먹자는 마인드였기 때문에 여기로 정하였다. 다행히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고 택시를 타고 기본 요금만 내고 도착할 수 있었다. 맥주라도 한잔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차는 숙소에 두고 왔다.
들어오기 전 푸르른 수조 안에서 물고기들이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근데 뭔가 따로 유리에 코팅을 하신 것인지 기존 내가 봐오던 곳들과는 다르게 유독 더 푸르렀다. 그렇다보니 괜히 더 신선할 것 같은 느낌을 받더라. 아니면 실제로 그냥 관리를 열심히 하셔서 물때가 끼지 않아 투명하게 더 잘 보이는 것인가? 아무튼 그렇게 안으로 들어갔다. 첫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2층까지 가게가 있었고 1층은 괜찮은 자리가 없어서인지 2층으로 안내해주셨다. 올라가기 전 메뉴를 주문하고 갔는데 참 이 메뉴를 어떻게 주문해야할지 모르겠더라. 원래 친구가 먹었던 것을 똑같이 먹고 싶었는데 인원이 부족하여 양이 너무 많다고 주인분이 말리셨다. 사실 회 종류를 잘 먹는 편도 아니라 보통만 나와도 남기는데 양이 많은 것은 아무리 여행지라도 시도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냥 협의 끝에 이것저것 섞어 나오는 모듬회를 주문했다. 어떻게 주문했는지는 잘 기억 안나네. 이따 나온 메뉴 보고 비쥬얼로만 생선 종류 맞추시는 분이 있으려나. 대충 구분하는데 잘 못하겠다. 아무튼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이날 처음 먹어본 고등어회 맛이다. 사장님이 극구 추천해주셨다. 단품으로라도 먹어보라고. 원래 다른 곳에선 비린 맛이 강하게 나는데 여기에선 괜찮게 먹을 수 있다고 말이다. 그래도 처음 먹어보는 것을 함부로 도전할 수 없어 같이 나오는 모듬회로 택했다. 아무리 매운탕 마무리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전에 좀 알차게 먹어야지 끝도 의미가 있으니까.
역시 제주도는 제주도다. 스끼다시라고 하나 밑반찬이라고 표현하나. 아무튼 기본으로 나오는 찬들 클라스가 다르다. 역시 미식가 친구가 추천해준 곳! 구글 평점을 살펴보니 리뷰 103개에 평점 4.2점이더라. 주변에 리조트가 있는데 리조트 근처 식당치고 평점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원래 관광지에 위치한 곳은 진짜 맛집이긴 힘드니까. 홍합탕이라고 해야하나. 시원하고 뜨겁고 깔끔하고 너무 좋더라. 원래 조개류 잘 안 발라 먹는 편인데 초장에 찍어먹으니까 심심하니 맛도 좋고! 그리고 절임무랑 배추도 너무 좋았고 저 왼쪽에 있는 소스는 이따가 회랑 같이 먹으라고 주신 것인데 레몬이 들어가있어 나름 상큼하고 신선하고 괜찮았다. 밥은 이따가 먹으려 했는데 허기가 져서 그냥 상추에 쌈장 넣고 맨밥을 퍼먹기도 했다. 배고플땐 그렇게 먹어도 맛있다.
고등어회가 어떤 것인지 대충 사진만 봐도 다 아시지 않을까 싶다. 광어도 무조건 들어가 있고 나머진 잘 모르겠네. 저 끝에 있는게 돔인가..? 먹은 나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 그리고 술은 테라 병맥주를 주문했다. 소주를 마실까 싶었는데 그냥 여행 스케쥴에 지장도 있을 것 같고 머리도 아플 것 같아 패스했다. 소주는 정말 일년에 한두번 먹나. 정말 손이 안 가더라. 가끔 영화나 tv에서 먹는 모습 나오면 나도 저렇게 한잔 정도 해보고 싶다가도 막상 주문할때가 되면 망설이다 안하게 된다. 솔직히 망설이지도 않는다. 그냥 가게에 들어가는 순간 맛있는 안주에 맥주나 마셔야지라는 생각만 든다. 아무튼 이렇게 주문하고 마무리 매운탕 포함 가격은 총 6만 4천원이 나왔다. 2인 기준으로 이정도면 괜찮나 싶다. 싸다고 하는 노량진에 가도 상차림 값이랑 이것저것 내면 생각보다 비싸던데.. 노량진은 정말 포장해 와서 먹어야 저렴한 곳이라고 한다. 아무튼 생선에 대해 잘 모르지만 횟감 빛깔 정말 괜찮지 않나? 괜히 싱싱하고 통통하고 윤기 돌고 맛있어 보인다. 새삼 실물 담아내는 아이폰 능력에 놀라고.
개인적으로 회를 먹을 때 가장 선호하는 소스는 초고추장이다. 아마 이게 가장 일반적이지 않나 싶다. 진짜 맛을 음미할 줄 아는 사람은 간장에 찍어먹거나 아니면 기본 그대로 먹거나 아니면 그냥 와사비만 살짝 올려서 먹는다고 하던데 아직 그 경지에는 다다르지 못했다. 흔히 말하는 그냥 소스 맛으로 먹는 타입이라.. 가끔 상추 쌈에 먹을때는 막장과 함께 먹기도 한다. 마늘 올려서 막장 실컷 담아 올려 먹으면 나름 고소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더라. 특히 마늘은 이런 어류 먹을때 빠지면 안된다. 기름의 느끼함이 아니라 생선이 주는 특유의 느끼함 같은 것이 있는데 그 부분을 잡아준다. 깻잎도! 아 그리고 고등어는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것처럼 특제 소스에 푹 담가서 같이 먹어봤다. 솔직히 앞서 말했던 것처럼 이날 처음 먹어봤는데 나름 하드하긴 하더라. 하드라는 표현은 좀 어렵다는 의미다. 초보자들이 먹기 힘든? 그치만 매니아층은 정말 즐길 것 같은 맛이랄까. 다행히 사장님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비린 맛이 난다던가 특유의 향이 강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근데 딱 그런 느낌은 있었다. 한번만 먹어도 다음에 먹기 전 어떤 맛인지 기억날 것 같은 맛이랄까. 광어나 우럭 이런 것들은 맛이 너무 익숙해서 잘 와닿지 않는데 이 생선은 확 와닿더라.
김이랑도 먹어보고 깻잎이랑도 먹어보고. 이상하게 평소 삼겹살, 소고기 같은 것을 먹을때는 정말 상추쌈 안 먹는 편인데 회 먹을 때는 찾게 되더라. 그만큼 잘 어울리는 것도 있겠는데 내가 이쪽 분야에 약하다는 의미도 있겠다. 섞어서 먹어야 그나마 많이 먹을 수 있달까. 근데 개인적으로 김은 좀 취향에 안 맞더라. 너무 바다다. 그리고 먹는다고 먹었는데 양이 이렇게나 남았다. 나중에 다 먹을때 보니 세명이서 먹으면 딱 알맞을 양이었다. 잘 먹는 사람들은 뭐 둘이서도 먹겠지만 우린 아니니까. 그래도 오늘도 회는 뜬다 제주점 만족하다. 여기까지 메인 메뉴 괜찮게 잘 먹었다. 밑반찬들도 실해서 좋고. 그래도 아직 우리에겐 마무리가 남아있었다. 여태까지 쌓였던 느끼함을 얼큰한 파이널 메뉴로 잡아줘야했다.
나오는 줄 몰랐던 서비스 계란이 나오더라. 왜 나오지 싶었다. 어떻게 다른 먹는 방법이 있나? 도저히 생각해봐도 떠오르지 않길래 반숙인 상태가 그나마 유지되고 있을때 한입 호로록 했다. 위에 뭐 이것저것 뿌려주셔서 일반적인 맛과 다르긴 했는데 맛 괜찮았다. 그리고 이전 통영 포스팅에서도 말했지만 개인적으로 매운탕은 정말 끓이고 또 끓여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야 맛있다. 국물이 쪼는 수준에 이르러야 깊은 맛이 올라오더라. 그래서 막 그런 수준에 이르기 전까지 먼저 먹는 것을 싫어한다. 근데 친구들이랑 먹으면 어쩔 수 없더라. 다들 보글보글 끓기만 하면 숟가락이 먼저 가서. 이상하게 친구들이랑 있으면 나도 서두르면서 먹게 된다. 애초에 빨리 먹는 편이긴 한데 정말 행동을 따라가게 되더라. 그래도 이날은 배도 부르고 조금 여유롭게 기다릴 수 있었다. 맥주도 한잔해서 얼굴이 빨개져 좀 빨리 먹고 싶긴 했지만!
고기가 알차게 들어있다고 말할 순 없지만 그래도 있긴 있었다. 저 뼈 주위에 붙어있는 살들 발라먹는 것을 유독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데 난 손이 잘 안 가더라. 그전에 배가 차버려서.. 내 친구는 정말 쪽쪽 다 잘 발라 먹는다. 그러면 괜히 나도 먹고 싶어지고 그러던데 또 이렇게 기회가 오면 혼자서는 안 먹고. 참 성격 특이하다. 여기에 수제비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지금 이 사진을 보면서 수제비 같은 것 조금 있었으면 맛있겠다 싶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어떻게 먹어야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아예 생각이 없어야 하는데 이러는 것을 보면 아직 적응이 덜 됐나보다. 괜히 빨간 빛깔이 얼큰하고 시원하고 맛있어 보이네. 저녁 먹은지 얼마 안됐는데. 아무튼 친구가 추천해준 이 가게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고 다시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갔다. 마무리까지 푸짐하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