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보다 보통맛이 더 괜찮았던 지코바 치킨 후기
수많은 브랜드의 닭을 먹어봤지만 기대치에 비해 굉장히 실망했던 곳이 하나 있다. 그곳을 이날 거제도에서 다시 재도전해봤다. 아마 이 브랜드가 부산이었나 거기서 시작한 것으로 안다. 그래서 서울에는 굉장히 늦게 올라오고 그동안 이 지역 사람들에게 굉장히 맛있다고 소문이 나서 여차저차 우리집 근처에도 하나 생기고 최근에 다시 보니 많이 생겼더라. 그래서 작년인가 재작년에 기대 가득한 마음으로 주문해서 먹어봤다. 먹방하는 사람들이 무슨 맛을 시켜먹었는지는 모르겠고 매워봤자 얼마나 맵겠어라는 마음으로 매운맛을 주문했다. 근데 알아보고 주문했어야 했다. 매운맛을 주문해서 먹는데 정말 맵기만 하고 도저히 먹을 수 있는 맛이 아니더라. 맵더라도 그냥 감칠맛나게 맵고 자꾸 손이 가게 하는 그런 맛이 있는데 여기 매운맛은 그냥 맵기만 하고 맛도 없었다. 그래서 여기 브랜드 자체가 나랑 안 맞는다기보단 서울 지점이 제대로 관리가 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날 이후로 마음을 비워뒀다가 이번 여행에서 저녁으로 뭘 먹을까 생각하다가 급 도전하게 됐고 이렇게 제대로 된 두번째 후기를 남겨본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사람들이 맛있다고 한 이유가 있었고 굉장히 맛있더라. 그래서 서울에서도 보통맛으로 다시 한번 도전해볼 생각이다.
주문을 하고 도착했다. 근데 굉장히 민폐를 저질렀다. 평소 핸드폰을 무음으로 해두는데 여긴 놀러와서 호텔에 머무르며 주문을 한 것이기 때문에 내가 로비로 내려가야했다. 그래서 무음을 꺼두고 사장님께서 도착하실때 전화를 주신다고 하셨다. 그래서 전화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상하게 전화가 안 오더라. 분명히 무음 해제해놨는데 말이다. 그래서 뭔가 이상해서 핸드폰을 다시 보니 부재중 전화가 찍혀있었다. 이게 뭔가 싶었는데 무음은 해제했는데 볼륨을 올려놓지 않았더라. 완전 죄송해서 부랴부랴 전화를 걸었는데 이제 곧 출발한다고 나와계시라는 말씀을 주셨다. 다행히 아직 출발하신 것은 아니셨고 조리가 다 되갈때쯤에 전화를 주신 것 같았다. 그래서 죄송하다며 바로 나왔고 음식을 받을 수 있었다. 이 근처 어딘가에 지점이 있으신 것 같았다. 출발하고 정말 무슨 5분만에 오시더라. 근데 오토바이도 아니고 굉장히 작은 1인용 미니카 같은 것으로 배달을 해주셨는데 그 차가 괜히 귀여워서 사진을 찍어봤다. 근데 업로드 하진 않았다. 사장님이 나오셔서! 내가 주문한 메뉴는 지코바 치킨 보통맛 하나와 테라 병맥주를 주문했다. 원래 생맥주 마시고 싶었는데 안 파신다고 하셨다. 상태는 위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굉장히 깔끔하고 방금 조리해주신 것처럼 잘 왔다. 배가 고픈 상태는 아니었지만 빨리 먹고 싶었다. 이번에도 역시 본토 지역에 온만큼 기대하게 되더라. 정말 제대로 한번 너무 먹고 싶었다. 아무리 못해도 1주일 1치킨을 꾸준히 이어온 사람으로서!
그렇게 하나 꺼내들고 먹어봤는데 와.. 한입 먹자마자 바로 정신 나갔다. 역시 사람들이 맛있다고 한 이유가 있었다. 보통맛으로 주문했는데 맵기 정도도 딱 적당했다. 매콤까지 봐야할지 안 봐야할지 모르겠으나 싱겁다거나 감칠맛이 없다거나 그런 수준은 아니었다. 그리고 닭 상태도 너무 마음에 들고 양념은 솔직히 사람들이 왜 치밥 치밥하는지 알겠더라. 정말 닭 없이 소스에다가 밥만 비벼먹어도 맛있을 것 같은 느낌? 원래 이날도 햇반을 하나 주문해서 같이 먹으려 했는데 앞서 말했던 것처럼 배가 고픈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 부분은 패스했다. 그리고 주변에서 햇반을 구매할 수 있는 매장 같은 것도 없었다. 호텔 로비에서 햇반은 없더라. 컵라면 같은 것들은 있는데! 근데 굳이 밥을 먹지 말고 처음 제대로 먹어보는 브랜드이니만큼 닭이라도 제대로 해치우자 싶었고 그냥 주문해봤는데 살짝 아쉽긴 하더라. 밥이 들어가야 더 완벽한 것들도 있는데 여기가 좀 그랬다. 물론 기본만 있어도 충분히 맛있었지만! 일회용 장갑도 없고 젓가락으로 먹기엔 한계가 있어 손에 양념 다 묻혀가며 정말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진짜 맛있더라. 어떻게 표현해야하지. 숯불향도 계속 올라오는데 닭에 탄 부분은 전혀 없고 살도 겉에 튀김이 없기 때문에 바로 느껴지는데 육즙이 잘 살아있고 질기다거나 퍽퍽한 부분이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꾸준한 맛을 유지했다.
떡도 나름 실하게 들어있었는데 떡 때문에 밥을 먹지 않아도 충분히 포만감을 누릴 수 있었다. 떡 안에는 저렇게 구멍이 뚫려있어 양념도 잘 담고 시간이 흘러도 쫀득쫀득하게 먹을 수 있었다. 떡에다 양념 가득 묻혀서 먹으면 맛있더라. 양념도 겉에만 발라주신 것이 아니라 충분히 담아주셨다. 바닥 사진을 보면 양념들이 고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근데 그 양념들이 뭐 자극적이라거나 많이 찍어서 피하고 싶다거나 그런 맛이 아니라 정말 웬만한 사람들이 다 좋아할 수 있는 그런 맛을 담고 있어서 좋았다. 지코바 치킨 무는 평범했고 그렇게 이것저것 즐기고 맥주도 한잔씩 즐기다가 다시 닭 공략에 들어갔다. 아 그리고 맥주의 경우 후라이드가 아니라 이게 양념이 강하게 들어간 제품이라 잘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수도 있겠는데 나 같은 경우는 술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 그런 구분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개인 기호에 맞춰 드시면 될 것 같다. 근데 여전히 드는 생각은 콜라가 항상 정답이라는 것. 근데 그 콜라를 이제 떠나보내야 하니까!
이렇게 소스가 많이 담겨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나중 사진을 보면 그 고여져있는 소스들도 많이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내가 다 발라서 먹었다. 그냥 발려져 있는 것만 먹은 것이 아니라 추가로 더 찍어서 계속 먹었다. 정말 소스 맛있더라. 지코바 치킨이 유명해진 이유는 아마 이 소스가 8할을 차지하지 않았을까 싶다. 닭다리 내부 상태는 저런식으로 숯불향을 냈다고 하여 겉이 탓다거나 딱딱한 부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촉촉하게 잘 유지되어있었다. 그리고 떡은 안에 구멍이 나있어서 이렇게 한번에 여러개 먹을 수 있었다. 고추를 올린 것은 의도한 것은 아닌데 그냥 소스 찍다가 올려져서 먹어봤는데 확실히 같이 먹으니 조금 맵긴 맵더라. 보통맛을 주문한 사람도 저걸 골라서 같이 먹으면 매운맛을 나름 즐길 수 있겠다. 원래 닭 한마리를 다 먹는 경우가 많이 없는데 이날은 겉 튀김이 없기도 했고 정말 거의 한마리 다 먹었다. 마지막에 1조각 정도 남았나? 떡이 있었기 때문에 절대 적은 양이 아니었는데 맛에 취해 허겁지겁 먹었나보다. 나중에 배불러 죽는 줄 알았다.
그렇게 저녁 식사를 즐기고 이것저것 뭐 좀 하면서 소화를 시키다 잠이 들었고 다음날 아침 퇴실하면서 찍은 사진이다. 여기 숙소는 근처에 정말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자가로 이동하기 편하고 택시를 부르는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 미리 나오기 전부터 택시를 불러서 이동하는 것이 좋겠다. 배 시간에 맞춰 떠나야 했는데 택시가 잡히지 않아 괜히 불안했다. 뭐 우연히 지나가는 택시를 붙잡긴 해서 다행이었지만! 지금 주말 아침 자고 일어나서 유투브에서 비긴 어게인 노래 틀어놓고 포스팅을 작성했는데 정말 다시 여행가고 싶다. 유럽 땅 언제 밟을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