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파육과 멘보샤 조합! 목란 배터진 후기!
이제는 많은 사람이 다녀왔을 것 같은 이연복 쉐프 목란 식당을 다녀왔다. 내가 직접 예약한 것은 아니고 형이 해서 가족 다같이 이렇게 올 수 있었다. 형은 형수님이랑 아직 종종 오는 것 같은데 나는 이번이 두번째다. 처음 왔을 때는 예약을 무슨 한달 전부터 해야 가능하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그런지는 모르겠다. 근데 아직까지도 다 예약자로 운영이 되고 있었고 아침 오픈을 하자마자 거의 모든 테이블이 차 있더라. 시간별로 딱딱 나누어 예약 손님을 받고 장사를 시작하는데 확실히 이렇게 가게를 운영하면 손님 입장에서나 운영하는 입장에서 덜 피곤하고 깔끔할 것 같긴 하다. 인기 메뉴의 경우 미리 사전 주문을 받기도 하니까 재고 관리 측면에서도 괜찮을 것 같고! 확실히 장사가 잘 되면 회전율도 높아지고 더 관리가 쉽다. 오히려 안되거나 들쭉날쭉한 곳들이 재료 관리나 그런 것들이 더 힘들어서 점점 더 힘들어지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 같고.
목란 메뉴판의 모습이다. 코스 요리도 있어서 초보자들은 나름 이것저것 다양한 메뉴를 먹을 수 있겠다. 근데 개인적으로 중식 코스 요리는 잘 모르겠다. 탕수육이 없는 경우가 많아 별도 주문해야하고 뭔가 안 먹을 것들도 같이 끼워져 있는 경우가 많더라. 물론 고급 요리라고 하여 평소 안 먹어본 메뉴이겠으나 그냥 익숙한 것도 없고 생소한 것들 위주인 느낌이랄까. 여기서도 역시 그냥 별개 메뉴로 이것저것 주문할까 싶었는데 예약한 사람이 나도 아니고 해서 그냥 개입하지 않았다. 나중에 탕수육만 한번 먹어보자고 제의하였다. 아 그리고 벽 한켠에 '모자라면 더주세요', '안 먹으면 빼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혀있더라. 예전에 왔을땐 없었던 것 같은데 아마 방송에서 양이 적다고 손님들이 더 달라고 한 뒤로 새로 붙은 포스터인가 싶었다. 물론 그 전에 붙었을 수도 있었으나 처음 오고 거의 몇년만에 온터라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다. 아무튼 취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자고 하는 것 같다.
메뉴를 주문하고 밑반찬이 먼저 나왔다. 단무지랑 짜사이라고 해야하나. 저거 딱 두개가 나왔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탕수육 2만원, B코스 4명. 아 코스 요리라고 하여 인당 주문할 필요는 없다. 5명인데 4개로 주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인기 메뉴 동파육과 멘보샤 1개씩을 주문했다. 가격은 각각 4만 5천원과 5만원으로 비싼 편이었다. 인기 메뉴가 이렇게 비싸니 장사가 잘 되겠지. 이렇게 해서 5인 가격 총 24만 7천원 정도가 나왔다. 아침겸 점심인 브런치 느낌으로 즐긴 식사에서 이정도 가격이 나온 것은 또 오랜만이다. 호텔 뷔페도 아니고! 근데 솔직히 중식은 그렇게 비싸게 주고 먹을만한 가치를 크게 못 느끼겠다. 가끔가다 그냥 탕짬면, 탕짜면 정도만 먹어줘도 충분한 느낌이란 말이지. 근데 얼마전에 맛있는 녀석들에서 중식 코스를 거의 하루동안 삼시세끼 먹은 방송을 했는데 안 먹어본 메뉴도 많고 엄청 맛있어 보이긴 하더라. 내가 모르는 세상이 있을수도 있겠다.
가장 먼저 멘보샤 대자가 나왔다. 여기를 처음 유명하게 만들어준 메뉴가 얘라고 하던데 근데 그만큼 손이 많이 간다고 한다. 보기엔 쉬워보여서 금방 뚝딱 만들 것 같지만 뭐 하루종일 이것저것 손이 가야한다고 하더라. 그냥 식빵에 새우살 넣고 대충 만든 것 같은데 보이지 않는 뭔가가 굉장히 들어가있나보다. 그렇게 생각하면 5만원이라는 가격도 이해가 가고! 대자로 총 12개가 나와서 4명이면 3개씩 먹으면 되고 5명이면 2개씩 먹고 남은 것은 배부른 사람이 먹으면 되겠다. 근데 솔직히 양이 적진 않다. 분명히 여기에 와서 이 메뉴만 먹고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2개만 먹어도 충분한 느낌이다. 솔직히 그 이상 먹으면 물릴수도 있고 무엇보다 앞서 말했듯이 크기가 작은 메뉴가 아니다. 손바닥은 아니어도 손바닥 반정도 느낌이랄까. 그리고 먹다보면 뜨겁기도 하고 소스에도 찍어먹을 수 있어 배가 안 차는 것도 아니다.
겉은 크리스피에하게 바삭하지만 안은 이렇게 겉바속촉처럼 새우살이 통통하게 잘 살아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보니 먹을때 처음 소리는 바삭하지만 안은 부드럽다. 그 식감이 오묘하긴 하고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은 맛과 비쥬얼이었다. 나 역시 맛도 좋고 괜찮더라. 처음은 그냥 아무 소스 없이 본연의 맛만 즐겼고 그 다음은 이렇게 같이 나온 소스에 찍어먹었다. 약간 칠리소스 같은 느낌이었는데 달달함보단 매콤함이 조금 더 강했다. 그렇다고 아예 매운 그런 소스는 아니었고 달달하긴 한데 기성품 칠리소스보단 조금 더 매운맛을 담고 있었다. 근데 메인 메뉴와 잘 어울리지는 모르겠더라. 나야 뭐 소스를 워낙 좋아해서 같이 찍어먹긴 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냥 안 찍고 먹는 것이 더 맛있다고 하긴 하더라. 그 말도 이해가 가는 느낌이었다.
아 그리고 가게 소개를 조금 더 해야겠다. 너무 안했구나. 목란의 경우 앞서 예약제로 운영한다고 하였는데 방문 예약은 오후 2시~3시, 저녁 8시~9시에 가능했고 전화 예약은 오전 10시 30분~오후 3시, 저녁 5시~저녁 9시까지 가능했다. 단 예약 시작일은 오후 2시까지만 받으신다고. 이런 것을 보면 굳이 근처 사는 사람 아니고서야 전화로 예약을 잡는 것이 효율적이겠다. 그리고 특이하게 예약할 수 있는 기간을 어느정도 기준을 잡고 계셨다. 예를 들어 예약 시작일이 5월 1일이면 6월 1일부터 6월 15일까지 예약이 가능한, 이런 식으로 말이다.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3시부터 오후 5시이며 이때는 예약을 받거나 별도 영업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요즘 브레이크 타임이 많은 가게들에 생긴 것으로 안다. 원래 막 바쁘고 유명한 곳들만 했었는데 동네도 많이 하더라. 개인적으로 이런 변화 좋은 것 같다.
그다음 또다른 인기 메뉴인 동파육이 나왔다. 솔직히 얘는 내 비쥬얼이 아니고 아마 형이 주문하지 않았으면 안 먹었을 것 같다. 딱 보자마자 중식 그 특유의 느끼함이 가득할 것 같더라. 양이 그렇게 많진 않았으나 소자인 것을 감안해야했고 또 소자임을 감안하면 그리 저렴하지 않음에 놀라야했다. 그래도 아는만큼 힘이라고 맛을 봐봐야해서 이렇게 하나 가져왔다. 국물을 자세히 보면 기름기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엄마가 딱 싫어하는 그런 느낌인데 다들 그래도 하나씩은 맛 보시더라. 처음엔 고기만 떠왔다가 조금 더 촉촉하게 먹고 싶어 이렇게 청경채와 국물을 조금 더 가져왔다. 먹는 방법은 따로 없고 그냥 재료 다같이 한입에 넣어 먹었다. 음 무슨 느낌인지 알겠더라. 고기가 두껍게 나오기 때문에 안까지 촉촉하진 않았으나 부드럽게 고기가 녹는 것처럼 바스라졌다. 단 비쥬얼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매콤하다거나 그런 것없고 느끼하고 그 한약 냄새라고 해야하나 그런 것들이 조금 나더라. 솔직히 얘는 왜 인기 메뉴인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대부분 사람들이 이것을 먹긴 하더라. 나는 개인적으로 좀 아쉬웠다.
이렇게 동파육, 멘보샤 시그니처 메뉴들을 다 맛보고 난뒤 본격적으로 코스 요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코스 요리를 소개하기전 간단히 제품 원산지에 대해 말하자면, 돼지고기는 국내산, 닭고기 국내산, 쌀 국내산, 오징어 원양산, 붉은대게 다리살 국내산(영덕), 전복 국내산(완도), 소고기는 호주와 미국산, 중새우와 알새우는 베트남산을 이용하고 있었다. 대부분 국내산을 이용하는구나. 그리고 원산지가 붙은 가게에서 저렇게 세부 지역까지 알려준 곳은 또 여기가 처음인 것 같다. 물론 원산지 표기란을 자세히 본지는 얼마되지 않았다. 블로그 포스팅할겸 보게 됐는데 언제부턴가 한번 살펴보고 주문하게 되더라.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선 솔직히 신경써야할 부분이 늘어 나같은 사람이 많아지면 힘들긴 하겠다. 당연한 것이긴 한데 뭐 그냥 갑자기 든 생각이다.
1인 기준 3만원 B코스 요리 첫 주인공은 류산슬이다. 류산슬은 정말 먹어본 경험이 많이 없다가 언제부턴가 나름 주기적으로 먹고 있다. 딱히 맛은 없고 건강한 맛이랄까. 그렇다고 해서 약재 이런 맛이 나는 것은 아니고 재료 자체가 건강하고 간을 심심하게 해서 재료 본연의 식감과 맛을 즐길 수 있는 그런 메뉴다. 그냥 딱 살도 안 찌고 건강할 것 같은 말이다. 비쥬얼은 소스 때문에 조금 달달할 것 같기도 한데 이곳저곳에서 먹어본 결과 달달함을 느끼진 못했다. 심심한 맛이다.
그다음은 팔보채와 깐풍기가 나왔다. 팔보채는 류산슬의 매콤 버전이랄까. 하나는 화이트, 하나는 레드 이런 느낌이다. 소스가 약간 매콤함을 띄긴 했으나 전체적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것은 동일했다. 간이 세거나 그러지도 않고! 근데 느끼함에 약하신 어머니의 경우 이 팔보채를 류산슬보다 더 선호하긴 했다. 나야 뭐 둘다 느낌 비슷하긴 했는데 중식을 잘 못 즐기시는 분이라면 팔보채가 조금 더 익숙할 수 있겠다. 그리고 깐풍기는 뭐 누구나 다 아는 그런 맛이다. 한국 사람 중에 닭 싫어하는 사람 많이 없으니 편하게 즐길 수 있겠다. 코스 요리의 경우 한 사람당 나오는 것은 아니고 한 접시에서 이렇게 덜어갈 수 있게 되어있다. 이러니 한 사람당 코스 요리를 주문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구나. 좋은 점도 있고 단점도 있겠는데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다만 친한 사람들 기준에 한해서!
그다음은 크림새우가 나왔다. 앞단에 깐풍기를 깔아주고 그다음 크림으로 중화시키는 것인가? 솔직히 깐풍기라고 하여 매콤하게 나온 것도 아니었는데 어떻게 보면 느끼함의 연속일수 있겠다. 나야 뭐 물론 잘 먹긴 했는데.. 어쩌다보니 계속해서 부정적인 글을 쓰는 것 같은데 그냥 원래 중식 자체가 그런 부분이 있다. 그래서 짬뽕 같은 것으로 중간 중간 중화시켜줘야한다. 사실 여기서 칠리새우가 나왔으면 더 괜찮았을 것 같은데 메뉴판을 보니 칠리는 E코스부터 나오네. 뭐가 다른가? 솔직히 원가나 노력 차이는 크게 들어갈 것 같진 않은데 후식 선택처럼 얘도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 물론 뭐 장사하는 가게 측면에서야 여러가지를 고려하여 메뉴 배치를 하였겠지만! 모든 메뉴가 바삭바삭하고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려서 나왔기 때문에 맛에 대한 말은 크게 하지 않겠다. 다만 느끼함 기준으로 말하면 순서가 이렇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다 맛있었다. 이 크림새우도 칠리를 바라긴 했지만 먹을때 맛 괜찮았다. 바삭바삭하고 무엇보다 새우 속살도 잘 살아있어 좋았다.
짜장면 또는 짬뽕을 선택한 마지막 식사가 나오기 전 아까 추가로 주문한 탕수육이 먼저 나왔다. 이전에 처음 이연복 쉐프 식당을 왔을때 얘는 먹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 한번 경험해보고 싶었다. 근데 솔직히 말해서 특별한 뭔가는 없더라. 오히려 맛은 평범한데 조금 비싸다고 느꼈다. 튀김이 특별한 것도 아니고 소스가 다른 것도 아니고 안에 살이 뭔가 촉촉한 것도 아니고. 그냥 다른 것들에 비하면 평타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래서 해당 식당 검색을 했을 때 이 메뉴가 잘 안 보이는 것인가? 내가 먹고 싶다고 하여 주문하긴 했는데 솔직히 많이 아쉬웠다. 이미 그전에 배가 너무 불렀기 때문에 맛이라도 보자고 주문한 것이긴 한데 다음부터는 맛 안봐도 되겠다. 혹시 몰라 소스를 듬뿍 찍어서 다시 먹어봤는데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B코스 마지막 식사는 짜장면을 택했다. 근데 짬뽕 택할걸 그랬다. 그냥 별생각없이 택했는데 마지막에 매콤한 것으로 마무리 해주는 것이 맞았다. 일반 식당이었으면 별도로 짬뽕 국물 좀 달라고 했을 것 같은데 여긴 다들 너무 바쁘시고 뭔가 그럴 분위기도 아니더라. 솔직히 다 친절하신데 그런 부탁은 하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랄까. 동네 중국집 같은 분위기가 아니라 그런가. 레스토랑 같은 곳은 아닌데 또 그냥 중국집은 아닌 것 같은 이상한 포지션의 가게다. 사실 이런 코스요리를 주문했을 때 고급 식당의 경우 테이블마다 담당 서버가 있어서 먹는 속도를 보고 알아서 메뉴를 넣어주시는데 여긴 그런 것도 없이 그냥 조리가 끝나는대로 테이블에 계속 밀어 넣으셨다. 물론 운영하는 측면에서 그런 컨트롤이 힘들 정도로 바쁘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런 것을 고려하면 확실히 고급 식당은 아닌데 일반 중국집도 아닌 그런 포지션이 말이 된다. 아무튼 이래저래 신기한 곳이다.
마지막 후식은 디저트로 마무리! 솔직히 한 사람당 하나를 먹기 때문에 뭐 간에 기별도 안 가긴 했는데 입안을 리프레쉬 할 수 있긴 했다. 안에 파인애플이 들어가있어 달달하니 맛있었다. 이렇게 온 가족이 모든 식사를 마쳤다. 중간에 남은 것들은 포장 요청을 하여 별도 포장을 했다. 생각보다 많이 남진 않았다. 어느 누군가가 열심히 잘 먹었다. 나도 나름 노력했고! 이렇게 주문하니 양이 엄청 많더라. 탕수육을 주문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래고 이연복 쉐프 식당 목란에서 맛있게 잘 먹었다. 근데 점심에 이렇게 배터지게 먹으니 힘들고 다음에 오게 된다면 저녁에 한번 와보고 싶다. 근데 사실 두번 방문하니 다시 또 와야할지는 잘 모르겠다. 먹어볼만한 것도 다 먹어본 것 같고 예약부터해서 이것저것 힘듬 대비 다른 메리트가 훨씬 크다는 것은 잘 모르겠다. 그래도 맛있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