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파스타 리조또 분위기와 어울리는 환상의 조합

디프_ 2020. 4. 2. 22:43

오늘 그대와, 딱 먹고 싶을 때 먹은 파스타 리조또 조합


마라훠궈의 간판이 너무 강렬한 나머지 내가 이날 방문했던 '오늘그대와'라는 가게의 간판은 잘 보이지 않는다. 맛부터 간판 색깔까지 너무 압도적인가. 개인적으로 너무 자극적이라 그렇게 손이 안 가던데 요즘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는 가게겠다. 구체적인 데이터나 이런 것 필요없이 주변에 훠궈 가게가 엄청나게 생겨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핸드폰 대리점이 우후죽순 생겨났듯 돈이 되지 않으면 저렇게 간판들이 많게 생겨날 수 없을테니 말이다. 


이날은 정말 오랜만에 서울대입구역에 방문했다. 이 가게를 가기 위해 오긴 했지만 목적이 먹방은 아니었다. 전 직장 동료들을 만난 날이었고 평소 맨날 만나던 곳에서만 만나다보니 다들 슬슬 질리기도 하고 변화를 주고 싶었는지 안 가본 곳을 가보기로 했다. 근데 다 먹고 2차도 즐기고 나서 결과적으론 여기 말고 다른 장소를 정하기로 했다. 사람도 너무 많고 정신도 없더라. 금요일이긴 했으나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부터 해서 정말 사람 많더라. 대학교 온라인 강의고 모고 평소와 다름 없어보였다. 우리도 그 일행 중 한 그룹이긴 했으나 몇개월에 한번씩 만나는 사이다보니.. 어느 맛집엔 줄까지 서있던데 좀 신기했다.



다행히 우리가 방문한 가게는 웨이팅이 없었다. 저녁시간에 걸쳐서 살짝 일찍 도착하긴 했는데 자리에 딱 앉았을 때는 사람이 많이 없었다. 근데 음식을 먹고 있다보니 모든 테이블이 꽉 찼다. 대게 커플 위주로 방문했고 우리처럼 그룹으로 온 사람은 없었다. 연령대는 학생들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하게 방문하고 있었다. 매장 내부 테이블이 많은 편은 아닌데 전체적으로 좌석을 넓게하고 손님을 편하게 해주시려는 것인지 테이블마다 간격은 넓었다. 그 부분이 좋았다. 서로의 대화도 안 들리고 옷이나 행동반경이 자유로워서. 아마 여기 입구부터 인테리어에 꽤 신경을 쓰신 것 같은데 이런 공간적인 부분까지 충분히 고려하신 것 같다.


저 파란색으로 되어있는 곳이 그냥 벽 장식이 아니라 들어오고 나가는 문이다. 회전문처럼 손으로 밀면 옆으로 돌아간다. 근데 처음에 저게 문인줄 몰라서 바로 옆에 계산을 하는 그 쪽문 같은 곳으로 왔다갔다 한다. 나는 헷갈려 하다가 그냥 밀어보고 나왔는데 우리 일행 중 두명이나 옆문을 이용해서 이동하더라. 아무튼 저렇게 인테리어를 신경써주신 곳이다. 다음 사진들을 보면 알 수 있겠다. 여기 인테리어도 인기 비결이려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것 같긴 하던데 요즘은 뭐 어딜 가나 다들 사진을 찍으니까. 길거리에서 동영상을 찍는 사람들도 많아서 솔직히 번화가 같은 곳에 가면 불편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저번에 홍대 갔을 때였나. 정말 1분 사이에 동영상을 찍으며 걸어가는 사람을 세명이나 봤다. 어딘가에 영상을 올릴 때 내 얼굴 모자이크는 해주려나..



아무튼 그렇게 자리에 앉았고 한명만 늦게 오고 다들 온 것 같아 미리 음식을 주문해놓기로 했다. 그 형은 어차피 뭐든 잘 먹으니까..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는 도착하겠다 싶었다. 일단 각자 하나 먹고 싶은 것을 고르기로 했다. 그다음 추가로 뭐 하나 다른 것을 주문하기로 했다. 메뉴판을 살펴봤고 보자마자 파스타 라인에서 먹고 싶은 것을 바로 고를 수 있었다. 그 주인공은 봉골레! 아 봉골레 너무 맛있다. 적절히 짠맛이 손이 계속 간다. 잘 못하는 집에 가면 그냥 짜기만 해서 물이나 탄산 먹기 바쁜데 맛있는 곳 가면 정말 물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계속 면을 먹게 된다. 이곳이 그런 곳이길 바라면서 주문해봤다. 사실 요즘 PASTA가 너무 먹고 싶었다. 이유는 없고 그냥 안 먹은지 오래 되서. 그리고 뭔가 이런 가게 안 찾아간지 오래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서울숲 근처에 정말 좋아하는 가게가 있는데 그 가게 4월 안에 가볼 예정이다. 오랜만에 서울숲 산책도 하면서 말이다. 그때 정말 오랜만에 마음 놓고 폭식 좀 해줘야지. 평소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진 이렇게 하루를 벼를 정도로 단식하고 있진 않다. 오늘도 저녁 먹고 과자도 먹고 콜라도 한잔하고 비타오백도 하나 마셨네. 나 정말 미쳤다.



추가로 샐러드와 술, 음료 그리고 와인을 판매하고 있었다. 사실 여기 분위기와 와인이 어울리긴 한다. 그런데 우리가 저녁 식사를 하는 동안에는 와인 마시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근데 가볍게 한잔 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가격은 가볍지 않지만. 그때야 와인 메뉴판 대충 흘겨봐서 가격은 미처 못봤는데 생각보다 가격을 많이 받는 것 같다. 술 자체가 비싸다는 말이 아니라 여기 가게 다른 메뉴들에 비해 가격이 다소 높은 느낌? 잔으로 팔아서 조금 더 가격을 낮추면 잘 팔릴 것 같은데 말이지. 와인 한잔이 메뉴 하나 값이니 나 같으면 메뉴를 하나 더 먹고 싶을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라구, 봉골레, 아마트리치아나, 라구리조또, 새우로제를 주문하여 총 89,000원이 나왔다. 라구의 경우 여길 추천해준 사람이 위에 스테이크가 올라가는 메뉴가 있는데 그걸 꼭 먹어보라고 해서 주문했다고 했다. 나야 그냥 여길 따라온 것인데 여길 추천해준 사람이 있었다네. 그룹카톡에서 잘 신경써서 보지 못했다. 만나는 날이 중요하니까! 아무튼 그렇게 메뉴가 나오길 기다렸다. 그동안 나도 돌아다니면서 주변 사진 좀 찍어봤다.



오늘그대와 가게 전체적인 분위기가 깔끔하지 않나? 뭔가 요즘 흔히 말하는 인스타 감성이란 말이지. 저 원목 소재도 너무 좋고 의자 역시 딱딱해서 불편해보이긴 하나 실제로 앉으면 전혀 그런 느낌 없다. 우리가 대화를 나누느라 오랜 시간 앉아있긴 했는데 엉덩이도 하나도 안 아프고 허리도 불편하지 않았다. 뭔가 주문 제작으로 과학적인 것들이 담겨있나. 비쥬얼상으론 그냥 딱딱해서 뭔가 배길 것 같은데 말이다. 다음에 데이트하러 다시 방문해보고 싶다. 포털에 검색해보니 프랜차이즈는 아니지만 연남동에 다른 지점도 있던데. 거길 한번 가봐야겠다. 여기 뭔가 소음도 적당하고 딱 좋았는데 거긴 좌석도 좁게 배치해뒀으려나. 아 근데 맛집 포스팅에 너무 인테리어, 배경 이야기만 했다. 이제 먹는 이야기로 달려야겠다.



메뉴는 처음에 하나만 나오더니 연달아 바로바로 나왔다. 그래서 이렇게 다 합쳐놓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뭔가 음식점에 가면 꼭 전체 풀샷을 하나 찍고 싶단 말이지. 배가 고프다거나 나오는 텀이 너무 길면 그냥 하나 먹고 찍고 하나 먹고 찍고 그럴텐데 다행히 그렇지 않을 수 있었다. 다들 일하다 퇴근하고 왔기 때문에 배가 고픈 상태였다. 그래서 나오자마자 사진을 후딱 찍고 바로 먹기 시작했다. 내가 가장 먼저 손이 간 곳은 내 사랑 봉골레 파스타 메뉴. 사실 알리오 올리오도 좋아하긴 하는데 여긴 딱 봉골레만 있었다.


설명으로는 마늘 오일에 신선한 바지락과 향긋한 쪽파 그리고 대추 토마토를 넣어 만들었다고 한다. 안이 비어보이는 조개들이 있긴 했지만 조리하는 과정에서 덩어리가 빠져나온 것일뿐 처음부터 빈 껍질은 아니었다. Pasta를 먹다보면 알맹이만 있는 아이들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빈 껍질만 있는 아이들도 있고. 아무튼 이건 중요하지 않았고 맛이 중요했다. 바로 먹어봤다. 와 역시 이건 맛 없을 수가 없다. 간도 적절했다. 무엇보다 면발 익힘 정도가 딱이어서 식감도 좋고 저 파슬리도 뿌려서 그런가 적절히 짠맛이 나의 오감을 자극했다. 오감을 자극했다라는 표현이 맞나. 아무튼 나를 흥분시켰다. 너무 맛있었다. 바지락도 하나씩 빼먹는 재미도 있고! 솔직히 이런거는 하루에 한번씩 저녁으로 일주일 동안 먹어줘야 좀 질릴 것 같다. 항상 인기있는 까르보나라나 그런 것도 좋지만 진짜 봉골레나 알리오 올리오 같은 심플한 것도 한번 먹어보길 추천한다. 이 매력에 빠지면 다른 것들은 잘 손이 안 간다.



지금 사진으로 다시 보니 여기 그릇들도 예쁜 것 같네. 그다음 공략할 아이들은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갈아 만든 토마토소스와 부채살 스테이크가 올라와있는 라구 리조또와 탈각새우와 로제소스 그리고 버터에 구운 적새우가 올라와있는 새우로제다. 가장 먼저 스테이크가 식기 전에 먹어봤다. 사진을 보면 직접 칼로 썰어야할 것 같지만 이미 먹기 좋게 다 잘라 놓으셨다. 그냥 난 포크로 집어오기만 하면 됐다. 그렇게 하나 가져와서 먹어봤는데 와.. 왜 이렇게 맛있어? 두꺼운 편이었는데 그 덕분에 식감도 좋은데 정말 너무 부드러웠다. 처음에 주문했을 당시 굽기라든가 이런거는 조절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 알아서 가져다 주시는 것 같은데 그 굽기도 너무 마음에 들고 안에 육즙도 살아있었다. 정말 고기 너무 맛있더라. 솔직히 저거 하나만 주문해서 먹어도 정말 야무지게 잘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린 단체로 왔기 때문에 다 한입씩 나눠 먹어서 그렇게 할 순 없었지만 정말 너무 맛있었다. 고기만 먹어도 괜찮은데 아래 밥까지 있으니 약간 일석이조 느낌이랄까.


아래 RISOTTO 역시 맛있긴 했는데 솔직히 처음 고기 맛이 너무 강렬했어서 잘 생각나지 않더라. 근데 비쥬얼과 다르게 간이 강하다거나 그런 것은 없었다. 재료와 다 어울리는 맛이었다. 그리고 그다음 새우로제. 사실 새우는 내가 까먹지 않았다. 이상하게 갑각류는 잘 손이 안 가더라. 저거 껍질 까느라 고생해서. 마찬가지 이유로 생선을 싫어하는 이유가 가시를 발라먹어야해서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이렇게 고기처럼 그냥 가져다 바로 와그작 와그작 먹을 수 있는 것을 선호한다. 그래도 밥은 먹어봤다. 치즈도 올라가있고 해서 살짝 짠맛이 나긴 하는데 막 자극적이진 않았다. 여기 메뉴들 전체적으로 간이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게 딱 적정선을 잘 타고 있었다. 그래서 질리지 않고 계속해서 손이 갔다.



마지막으로 파스타 종류인 라구를 공략했다. 여기 역시 앞선 메뉴와 마찬가지로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갈아 만든 토마토소스와 부채살 스테이크가 함께 있었다. 면은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중국 당면처럼 넓쩍한 면이고! 사실 저 식감이 궁금해서 빨리 먹어보고 싶었다. 그래도 우선 고기 먼저 먹어줘야지. 근데 분명히 앞에 리조또와 같은 조리 방법으로 만들어졌을텐데 이상하게 얘가 더 맛이 안 와닿았다. 앞서 RISOTTO 위에 올려진 스테이크를 먹을 때는 딱 신세계였는데 얘는 그냥 무난무난한 느낌? 같은 맛을 기대하고 사진도 이렇게 찍어봤는데 살짝 김샜다. 아니면 내가 배고팠을 때 첫입으로 딱 저걸 먹어서 너무 맛있게 느꼈나? 아니면 PASTA에 나오는 스테이크는 좀 다른가? 잘 모르겠다. 아무튼 두번째 먹었을 때는 첫맛보다 좀 약했다. 그래도 맛있긴 했지만.


아 그리고 확대 사진엔 없지만 첫 사진 왼쪽 끝을 보면 아마트리치아나라고 토마토 소스를 사용한 스파게티가 보인다. 로마의 대표메뉴라 하며 베이컨과 매콤한 토마토소스를 사용했다고 한다. 근데 저게 유일하게 모든 메뉴 중에 제일 짜더라. 그냥 저것만 먹어도 짠 편이었다. 이탈리아식인가? 아무튼 난 짠맛을 좋아해서 괜찮았는데 저게 제일 나중에 그릇에서 사라진 것으로 보아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물어보진 않았지만!



마무리는 그래도 봉골레 사진으로 장식해보고 싶다. 정말 너무 맛있었다. 여기 다른 것들도 맛있었지만 얘가 베스트였다. 그래서 다음에 여길 가게 된다면 이 봉골레 하나와 저 라구 RISOTTO 딱 두개만 시켜서 배부르고 행복하게 먹고 나올 것 같다. 이 두개만 주문하더라도 약 3만 5천원 정도 금액이 나오지만 그정도 지불할 가치가 있다. 뭐 겸사겸사 인테리어를 활용해 사진도 찍고 오면 좋겠고. 재방문할 의사는 충분히 있지만 여기 지점까지 굳이 찾아올 생각은 없고 집이랑 가까운 연남동으로 한번 가볼 생각이다. 요즘 뭔갸 양식을 잘 안 먹고 있는데 여길 시작으로 다시 달려봐야지. 오랜만에 먹으니 너무 맛있더라. 조합도 정말 환상의 조합이고!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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