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 목살 어색한 표현이지만 너무 맛있어
오늘 소개할 장소는 홍대에 위치한 바류식당이라는 곳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홍대와 합정 사이인 서교호텔라인에 있긴 한데 여긴 버스 밖에 안다니니까! 아무튼 홍대 입구와 가깝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실 여긴 저번에 포스팅한 적이 있다. 그때 너무 맛있다고 표현했던 기억이 나고 그때의 맛을 한번 살려보고자 이렇게 또 방문했다. 와야지 와야지 했던 것은 아니고 까먹고 있다가 '요즘 고기 안 먹은지 좀 된 것 같네?'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딱 여기가 생각났다. 그래서 이렇게 바로 와봤다. 예약 시스템도 있는 곳이지만 평일이라 게의치않고 이렇게 방문해봤다. 늦은 시간에 오는 것도 아니고 해서 자리가 널널했는데 먹다 보니 많은 테이블이 차있더라.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는 말이 되겠다. 사실 메뉴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일반 동네 삼겹살 가게 기준으로 생각하면 꽤 비싸다고 느껴질 수 있다. 근데 기본 서비스가 다르다. 처음부터 바로 먹기 직전까지 고기를 직접 구워주시고 세팅까지 해주신다. 그냥 난 앉은 다음에 밑반찬을 즐기다 바로 메인 메뉴를 먹고 계산을 하고 나오면 된다. 사실 이렇게 통으로 나오는 가게들은 직접 구워주시는 서비스가 맞는 것 같다. 고기 잘 굽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으니!
메뉴 주문은 전혀 어렵지 않았다. 지난번 방문했을 때 이것저것 다 먹어봤기 때문에 뭐가 제일 맛있는지 알고 있었고 그걸 먹으러 여길 왔기 때문에 망설일 것도 없었다. 주인공은 바로 한돈 목살 통! 대부분의 사람들이 '왜 삼겹살을 안 먹고 저걸 먹지?'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근데 여긴 다른 곳들과 다르게 저게 메인이다. 위 설명을 보면 알겠지만 무항생제 사료로 180일간 키운 청정 돼지를 바류식당의 8.6 숙성으로 그 맛을 극대화 시켰다고 한다. 여기서 8.6이란 전용 숙성창고에서 최소 8일 이상 Wet Aging, 6일 이하 Dry Aging을 했다는 의미인데 뭔가 굉장히 전문적인 표현이네. 그냥 단순하게 여기 집만의 독특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숙성시킨 고기라고 생각하면 편하겠다.
1인분 14,000원 하는 명품 통으로다가 2개를 주문했다. 그릴링마스터의 육즙가두기 기술과 숙성 연육작용으로 소고기 이상의 감동을 선사하는 강력추천 메뉴라고 한다. 앞서 말했듯이 지난번 방문했을 때 소고기 포함 정말 웬만한 메뉴를 다 먹어봤기 때문에 이미 난 여기서 왜 이 부위를 강추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믿고 마음 편하게 주문할 수 있었다. 공깃밥은 별도였는데 찌개 하나를 주문하면 하나가 나온다고 하여 공깃밥 하나만 추가했다.
부위가 좀 싱싱해보이나? 고기를 볼 줄 몰라서.. 아무튼 저렇게 우선 통으로 가져다주신다. 2인분을 주문했다고 하여 두덩이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람수를 조절하여 부위를 잘라 가져다 주나보다. 전문가가 아니고서야 저 두께의 고기를 굽기가 쉽나? 나라면 진짜 못할 것 같다. 가격을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맛있게 먹지도 못할 것 같다. 겉은 타고 속은 안 익고! 하지만 여긴 처음부터 끝가지 다 서비스 해주시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없다. 먹기만 하면 된다.
우선 불을 켜둔 다음에 저 불판 온도 조절을 하고 고기를 위에 올리신다. 일하시는 분마다 별도 온도계를 들고 다니시면서 특정 온도가 되면 고기를 올리고 계셨다. 그동안 밑반찬을 즐겼다. 저 무김치라고 해야하나. 겉절이는 아니었는데 말랭이무도 아니고. 아무튼 저거 식감 좋고 간도 좋고 맛있었다. 그리고 소스의 경우 소금이랑 와사비, 그리고 저건 젓갈이다. 우리가 제주도에 가면 흔히 먹을 수 있는 그 아이. 질감은 달라도 맛은 똑같다. 내가 모든 소스를 좋아하지만 재는 적응 못하겠더라.
야외에 테이블이 있는 것은 아니고 뭐 저기에 별도 보관을 하시나. 자세히 안을 들여다보진 않았지만 장독대도 있고 뭐 이것저것 있었다. 위에는 바로 다른 건물이 있기 때문에 천장이 뚫려있어 뭘 할 수 있는 것 같진 않고 갑자기 포스팅하면서 용도가 궁금해진다. 먹을 땐 몰랐는데!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 한돈이라는 표현 좀 많이 낯설었다. 처음에 무슨 말인가 했다. 근데 한우랑 똑같은 의미였다. 국내산 돼지, 국내산 소 이런 느낌. 특별한 의미는 없었다. 처음엔 뭔가했지.
두꺼운 목살 굽는 방법은 특별한 것 없었다. 우선 처음부터 안까지 익힐 순 없기 때문에 우선 이렇게 겉에만 구운 뒤에 다시 뒤집으셨다. 근데 겉의 상태만 보는 것 같진 않고 안까지 얼마나 익었나 보신 뒤에 뒤집는 것 같더라. 처음에 별도 교육을 하겠지? 나도 저 스킬을 가질 수 있으려나. 사실 놀러갈때 아니고서야 고기 굽기에 어려움을 느낄 경우가 많이 없는데 놀러가서 내가 굽기 시작하면 거의 다 타더라. 거긴 더군다나 바로 숯불 위에서 굽기 때문에 난이도가 더 있고. 매번 친구가 구워주는 것이 훨씬 더 맛있었다.
적당히 시간이 흐르고 다시 또 뒤집으셨다. 그리고 좀 지켜보신 뒤에 이렇게 바로 4등분을 했다. 사실 안까지 익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위로 자르기가 매우 힘들텐데 돼지가 부드러운 것인지 아니면 가위가 잘 드는 것인지 슝슝 잘 썰렸다. 신기했다. 큰 덩어리를 4등분하고 나니 그다음부터는 굽기가 조금 수월해졌다. 4분면을 골고루 뒤집으면 되니 말이다. 근데 실제로 그렇게 하진 않으셨다. 어느 시간이 있는지, 아니면 겉 빛깔만 보고 대충 뒤집을 때를 아시는지 정말 고기를 많이 안 움직이시더라. 신기했다. 여기 일하시는 분 모두가 그랬다. 아마 처음부터 무슨 교육과정이 있는 것이겠다. 다들 너무 잘하니까. 그리고 위 사진을 보면 크기가 좀 작아보일 수 있는데 저거 2인분이다. 사진이라 작아보이는 것이고 실제론 더 컸다. 고기 양이 부족할수도 있겠지만 2명 기준 3인분은 확실히 많은 양이다. 2인분은 조금 모자랄 수 있겠고.
적당히 익어갈 때쯤 바류식당 된장찌개가 나왔다. 먼저 흰쌀밥과 찌개를 먹어봤다. 메인 메뉴가 들어가기전 속을 달래주는 용도랄까. 그 맛을 알기에 빨리 너무 먹고 싶었다. 근데 이날 기분이 좀 좋지 않았던터라 식욕이 확실히 자극되진 못했다. 확실히 식욕도 기분이 좋아야 오르지 기분이 안 좋으면 같이 내려간다. 그러니까 내가 음식을 온전히 맛있게 즐길 수 있을 때는 기분이 좋을 때라는 말이 되겠다. 이날 오랜만에 방문해서 좀 실컷 팍팍 먹고 싶었는데 그럴 컨디션이 아니여서 좀 아쉬웠다. 그래도 '맛있는 것 들어가면 좀 풀리겠지!'라고 생각했다.
우선 된장찌개. 특별한 맛은 아니다. 다만 집에서 만들면 이런 맛이 나지 않고 밖에서 사먹어야 나는 그런 맛이다. 적당히 조미료 들어간 자극적인 맛이랄까. 몸에 좋고 안 좋고를 떠나서 밥이랑 고기랑 먹으면 정말 잘 어울리는, 숟가락이 계속해서 이동되는 그런 맛이다. 어떻게 보면 평범하다고 말할 수 있는데 이런 조미료 들어간 맛이 당길 때가 있단 말이지. 그렇게 국물을 떠 먹고 있는데 고기가 다 구워졌나보다. 먹을 수 있을 때에는 이렇게 한점을 내 돌판 위에 올려주셨다. 어떻게 먹으면 맛있는지라는 설명과 함께!
아 그리고 불판은 바로 정리를 하시는지 사람 앞에 접시를 두시고 이렇게 적당량을 나눠 담아주셨다. 그리고 바로 불판 정리를 하시더라. 아마 청소가 용이하도록 그때그때 정리를 하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괜찮다 생각했다. 근데 추가 주문을 하면 다시 불을 키는건가. 한번 열이 받았기 때문에 금방 달아오르나? 추가 주문을 안해봐서 모르겠다. 사실 이렇게 개인 접시에 덜어줄 경우 고기가 빨리 식을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뭔가 괜히 빨리 먹어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달까. 뭐 사람이 많으면 금방 금방 먹고 더 먹기 편할 수 있겠지만 이때는 둘이었기 때문에 금방 해치우기도 좀 그랬다. 저기 와사비와 소금이 올려져있는 돌판도 뭔가 뜨겁거나 그런 것이 아니고 그냥 저 비쥬얼이 전부였다. 특별한 것은 없다.
그래도 여기 한돈 목살 장점은 적당히 식어도, 저 두께를 유지해도 먹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삼겹살도 조금 식으면 질긴 경우가 종종 있는데 얜 끝까지 질긴 부위가 하나도 없었다. '저 두께가 그렇게 잘 씹히겠어?'라고 반문할수도 있겠는데 정말 그렇다. 뭐 여기서 협찬을 받은 것도 아니고 내가 그럴 사람도 아니고 순전히 후기만 작성하고 있긴 한데 내가 놀랄 정도로 부드럽더라. 사실 이 부위는 그냥 친구들이랑 놀러갈 때 삼겹살보다 값은 저렴하고 양은 많고, 뭐랄까 배 채우기용 서브 느낌이 강한데 여기서만은 정말 메인이었다. 놀러갈 때 얘 사가면 분명히 이쁨 받을 수 있는 그런 맛이다. 실제로 그럴 사람이 없긴 하겠지만!
앞단에 먹는 방법을 설명한다 하고 순식간에 또 다른 말로 전환해버렸다. 바류식당에서 추천한 먹는 방법은 우선 밑반찬으로 나온 배추김치에 고기를 올리고 그 위에 와사비를 올려먹으면 된다고 했다. 저 밑반찬들이 그냥 낱개로 알아서 먹으라고 나온 것이 아니었구나. 다 계획이 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첫째로 먹어봤다. 무슨 맛인진 알겠다. 그래도 나의 베스트는 역시 기본기에 충실한 소금이었다. 규카츠도 그렇고 그냥 소금만 살짝 찍어서 먹는 것이 최고다. 감칠맛도 나고 적당히 자극도 있고 손도 계속 가고. 와사비도 인정이긴 한데 이젠 와사비가 조금 질렸다. 처음 꽂혔을 때 매번 와사비만 찍어 먹었었는데 이제 그정돈 아니다. 그렇지만 소금은 아직도 질리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소고기를 먹을 때도 기름장과 소금을 함께 찍어먹는 것보다 이렇게 생소금만 톡하고 찍어먹는 것이 더 맛있다. 본연의 맛을 확실히 잘 살려주는 느낌인데 과학적인 원리 같은 것은 모르겠고 그냥 나만의 생각이다. 뭐 다른 이유가 있으려나. 아무튼 이날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1인분 가격이 저렴하다고 말할 수 없겠지만 2인 기준 저녁 식사로 한 3만원이 조금 넘게 나온 것은 그렇게 많이 나왔다고 볼 수 없겠다. 매번 이렇게 먹는 것도 아니고. 나도 고기 굽는 연습이나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