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당구 잘치는 방법 4구보다 3구가 더 쉬워

디프_ 2019. 3. 10. 12:57

당구 잘치는 방법 4구보다 3구가 더 쉬워

 

 

오랜만에 당구를 쳤다. 어렸을 때는 당구를 치는 친구들이 많아 종종 쳤었는데 요즘은 당구장을 가는 애들도 별로 없고, 우선 현재 내 친구들은 당구를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하던 친구들과는 대부분 연락이 끊겼다. 아무튼 그렇게 당구장을 별로 가지 않게 되고 우선 나도 흥미를 잃었었는데, 얼마 전 친구가 한번 쳐보자고 해 쳤는데 너무 재밌었다. 오랜만이라서 그런가..? 길을 하나도 모를 것이라 생각했는데 대충 때릴 순 있었다. 예전 정도는 아니지만 말이다. 그래서 얘가 서울에 올라올 때마다 치고 있다. 괜히 한 게임 치고 싶어 올라오기만을 기다리게 된다.

 

내가 당구를 처음 배웠던 때는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다. 그전까지는 전혀 이 스포츠에 관심도 없고 지식도 없었다. 근데 친해진 형이 하나하나 알려주셨고 그렇게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나이 때에서는 다들 배우는지 주변 친구들이 다 배우기 시작했고 그렇게 맨날 만날 때마다 치면서 실력을 키워나갔던 것 같다. 한 2년 정도 꾸준히 쳤다. 당구장에 가면 모일 정도였으니.. 이 당시 실력이 4구는 150에 쓰리쿠션 2개를 두고 기본으로 쳤고 3구를 칠 때는 3구만 100을 두고 쳤었다. 아무래도 프로가 아니다보니 시간 기복이 있었는데 잘 되는 날에는 정말 15분 기준으로 둘 다 다 칠 수 있었고 안되는 날에는 1시간도 벅찼다. 그래도 이때는 나름 거리나 두께 조절도 하고 계산도 해가며 쳤다. 다 잘치는 방법을 검색해 유투브나 실제 경기 영상을 보고 배워 겉핥기로 배운 것이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바짝 치다가 어느새부턴가 자연스레 안 치게 되었다. 어느 정도 한계점에 다다르자 흥미를 잃은 것인지 그냥 치기가 싫었다. 그렇게 친구들이 불러도 안 나가기 시작했고, 애들도 자연스레 안 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진짜 주기적으로 당구를 치는 애가 주변에 없다. 그냥 나처럼 이렇게 가끔 치는 애는 있어도. 그래서 난 당구장이 점점 망해가는 줄 알았다. 내 체감상.. 근데 오랜만에 이렇게 오니 여전히 바빴다. 다이가 없어서 대기하는 경우도 부지기수고 밤늦게까지 영업을 해도 사람들이 들어왔다. 신기했다. 역시 내가 아는 세상이 전부는 아니다. 실제로 경험했다 하더라도 말이다.

 

 

이 친구랑은 4구만 친다. 최근에 친 전적은 내가 3전 3승이었다. 대부분 게임비 내기를 하고 다음 판에는 음료나 밥값 내기를 하는데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그래서 이날 역시 이기기 위해 나갔다. 근데 이 친구가 바로 어딘가를 떠나야 하기에 한 게임밖에 칠 수 없었다. 그래서 게임비 내기만 하기로 하고 4구를 치기 시작했다. 이 친구는 3구 길을 전혀 볼 줄 모른다. 4구는 꾸준히 치고 있어 나보다 잘 치는 편이다. 만약 쓰리쿠션이 없었다면 이전 게임들도 내가 졌을 수도 있겠다.

 

아무튼 그렇게 쳤는데 너무 방심했나, 아니면 이날 잘 안 맞았나 모르겠는데 져버렸다. 분명히 10분도 안 돼서 반을 넘게 깠는데 끝날 때까지 20이 계속해서 남았다. 흔히 말하는 당구 용어로 빡도 계속 하고. 열심히 공부했던 잘치는 방법은 이제 다 잊혀졌다. 그냥 나중에는 너무 안 맞아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쳤던 것 같다. 가끔 마음을 놓고 치면 잘 맞는 경우도 있는데 이처럼 하나도 안 맞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쿨하게 게임비를 내고 밖으로 나왔다.

 

아 그리고 제목에 4구보다 3구가 더 쉽다고 표현한 부분이 이해가 안 가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그렇다. 우선 3구 자체에 빡이 없다. 공이 튕겨 나가지 않는 이상에야 말이다. 그래서 내가 친 만큼 계산이 된다. 실제로 공의 크기도 더 작아 작은 힘에 더 멀리 나간다. 그래서 길만 대충 보인다면 때리면 어떻게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4구를 칠 때 마무리에 운으로 이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고. 근데 이게 뭐 개인 성향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 4구를 칠때 남들이 쉽다는 공이 나에겐 어렵다. 괜히 쿠션을 쓰고 싶고. 그러다 또 빗나가고.. 악순환의 반복이다. 다음에는 3구를 한번 쳐보든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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