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타임스퀘어 반장떡볶이 여기 컨셉 특이하다
오랜만에 영등포에 가는 날, 저녁으로 갑자기 즉석 떡볶이가 먹고 싶어졌다. 근데 겨울이기도 하고 타임스퀘어 안에만 머무르고 싶었는데 딱히 떡볶이를 파는 가게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냥 푸드코트처럼 작은 공간이 있는데, 예전에 친구랑 거기서 먹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이날은 그냥 일반 분식 요리가 아니라 즉석으로 끓여 먹고 싶었다.
만약 파는 가게가 있다 하더라도 시장 내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혹시나 한번 검색해봤다. 근데 반장떡볶이라고 즉석으로 끓여 먹도록 나오는 가게가 영등포 타임스퀘어 내에 있었다. 처음 보는 가게인데, 원래 있던 가게가 없어졌나보다. 생각해보니 여기도 많이 변했다. 기존 가게가 많이 없어지고 새로운 것들이 많이 들어왔다. 그중에 카페는 대부분 그대로였다는 게 함정이지만 말이다. 요식업이 훨씬 힘든가 보다.
우선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봤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처음 왔으니 시그니처 메뉴를 먹어봐야 할 것 같아 이번 반장떡볶이로 주문했다. 여긴 특이하게 단품이 없이 세트로만 주문이 가능했다. 이렇게 되면 부득이하게 내가 먹고 싶지 않은 것도 포함해 먹어야 하는데 굳이 왜 이렇게 장사하는지 잘 모르겠다. 뭐 가게 입장에선 세트 메뉴가 더 남는다고 하긴 하나 소비자들도 괜찮을진 의문이다.
메뉴를 주문하고 가게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나름 컨셉이 신기했다. 약간 옛날 학교 느낌..? 복고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아까 메뉴판을 봤을 때 끝 부분에 불에 그을린 자국을 봤을 때부터 눈치챘어야 하는데 나름 재밌었다. 메뉴명도 그렇고 기타 설명도 그렇고, 처음부터 많은 고민과 기획하에 출시된 체인점 같았다. 실제로 이번에 포스팅하며 알았는데 여러 지점에 많이 입점해있었다. 먹기 전부터 괜히 맛이 기대가 됐다.
반장떡볶이 2인 세트와 별도로 주문한 수제모듬튀김이 나왔다. 가격은 음료 하나 추가해 총 19,800원이 나왔다. 그렇게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맛만 있다면 충분히 아깝지 않을 금액이다. 아 원래 가격은 22,000원이었는데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10% 할인해줘 나온 금액이 19,800원이다.
우선 불을 강하게 틀고 면이 익고 국물이 좀 끓길 기다렸다. 그동안 수제모듬튀김을 먼저 먹어봤다. 네이밍부터 수제여서 너무 큰 기대를 한 걸까. 좀 별로였다. 물론 튀긴 것이기에 맛이 없다거나 그런 것은 아닌데 수제에 의문이 갔다. 우선 영등포 타임스퀘어 가게 특성상 미리 재료를 만들어두고 한번 뜨겁게 데우거나 튀긴 뒤에 나오는 것은 맞겠는데 그러기엔 너무 부실했다. 솔직히 맛있는지도 못 느꼈다. 만약에 이 맛을 미리 알았으면 주문을 안 했겠다. 별로였다.
끓을 만큼 다 끓은 것 같아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사실 이 사진은 사진 찍어야 할 것을 깜빡하고 먹다가 중간에 찍은 사진이다. 그래서 좀 비어 보일 수 있다. 근데 실제로 2인분임에도 불구하고 라면이랑 쫄면은 어느 정도 있었는데 메인인 떡이 별로 없었다. 뭔가 1인분 정도의 떡 양이라고 해야 하나..? 전체적으로 2인분은 맞았는데 그래도 떡볶이가 메인인데 떡이 너무 적었다.
아무튼 계속해서 먹어봤다. 사람이 배고플 땐 다 맛있고 조금 배가 차야 이게 진짜 맛있는 것인지 아닌지 판단이 된다. 근데 여긴 먹으면 먹을수록 괜히 뭔가 자꾸 물렸다. 둘 다 배고픈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얘를 남기고 나왔다. 먹기 전에는 밥도 하나 볶아먹자고 말하고 먹었는데 본 메뉴마저 남기고 나왔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맵기가 너무 약해 물려서 그런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맛 조절이 따로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으나 전혀 맵지 않았다. 뜨겁고 맵게 좀 먹고 싶었는데 홍대에 자주 가는 떡볶이집이 그리워졌다. 그래도 계란은 맛있었다.
이 가게는 아마 재방문은 없을 것 같다. 많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