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성포차 마약찜닭 카레 맛이 나 별로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난 날, 다 같이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근데 예상보다 시간이 늦어졌고 딱 만났을 때 저녁을 먹지 않은 사람은 나뿐이었다. 그래서 식사보단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것을 먹기로 했고 먼저 피자집을 갔다. 근데 사람이 꽉 차 있어 앉을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나왔고 그 이후에 오게 된 곳이 바로 이 칠성포차라는 곳이다.
사실 여기에 왔을 땐 밥을 먹으러 왔다기보단 친구 한 명을 놀리기 위해 왔다. 우리도 여전히 참 애다. 뭘 놀릴 것이 있다고 영등포까지 따라와서.. 그래도 덕분에 재밌었다. 친구들을 만나서 좋은 점은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와 반대되는 경우도 많지만 말이다.
여기 인기메뉴는 이 마약찜닭이라고 한다. 나만 여기에 처음 와본 것이고 이미 친구들은 칠성포차 마약찜닭을 먹어본 경험이 있다고 했다. 그때 상당히 맛있게 먹었고 이게 여기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하니 먹어보자 했다. 아까만 해도 밥을 먹어 배고프지 않다던 친구들이 먹고 싶은 것을 발견하니 말이 달라졌다. 뭐 그래도 난 좋았다. 어차피 혼자 다 얘를 못 먹으니 말이다.
음료를 포함해 28,000원을 내고 주문한 마약찜닭이 나왔다. 오 비쥬얼은 상당히 괜찮았다. 약간 매콤하고 국물이 자작해 보이는 것이 내 스타일이었다. 개인적으로 너무 맑은 국물보단 좀 진득한 국물을 좋아한다. 그래야 밥과 같이 먹었을 때 좀 겉돌지 않고 착 감긴다고나 할까..? 그리고 실제로 맛을 느낄 때도 더 강하게 느껴져 좋아한다. 입맛이 너무 자극적인 것들에 길들여져있다.
주문 후 메뉴가 나오기까지 좀 시간이 걸렸는데 알고 보니 한번 조리가 되어 나오자마자 먹을 수 있도록 메뉴가 나왔다. 그래서 바로 먹을 수 있었으나 좀 끓인 뒤 먹기로 했다. 원래 닭볶음탕을 먹을 때도 바로 먹을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국물이 끓기 시작할 때 먹어야 가장 맛있다고 한다. tv에서 봤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고 먹기 시작했다. 지금 알았는데 얘네 다 공깃밥도 별도로 주문했었구나. 나만 주문한 줄 알았다.
아래 당면이 가득 들어있었다. 면이 눌어붙기 전에 먼저 건져 먹었다. 먹자마자 조금 맵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한 친구가 '왜 카레 맛이 나지?'라고 말했는데, 한입 먹을 때까지 모르다 이 친구 말을 듣고 나니 카레 맛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카레를 먹을 경우를 제외하고, 그 카레 맛이 날 때 좋아했던 기억이 별로 없다. 칠성포차 마약찜닭 역시 좀 안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운데 카레 향이 난다고..? 좀 어색했다.
그래도 성인 남자 세명이 메뉴 하나를 시킨 것이기에 다들 바쁘게 먹기 시작하고 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근데 점점 매울수록 아까 조금 맵다고 표현한 것이 많이 매워지기 시작했다. 근데 음식과 조화롭게 매운 것이 아니라 쓸데없이 매웠다. 재료로 감칠맛을 넣은 것이 아니라 그냥 술안주로 캡사이신을 약간 넣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개인적으로 굉장히 별로였다. 근데 친구들 말론 예전에 이 맛이 아니었는데 오늘은 자기들도 맛이 없다 말했다. 뭐가 진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앞으로 여길 다시 방문해 이 메뉴를 먹을 일은 없을 것 같다. 애초에 술을 즐기는 편도 아니라 이런 류의 가게를 오는 경우가 없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오랜 시간 공복을 참은 것에 비해 많이 아쉬웠던 가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