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우타데야 공원 피크닉 (Parc de la Ciutadella)
해외여행 중 한 도시에서 머무르는 일정이 길면 이렇게 여유를 부릴 수 있어 좋다. 브런치 목적으로 가볍게 츄러스 한번 때리고 이렇게 시우타데야 공원으로 산책을 하러 왔다. 여긴 일광욕도 즐기고 피크닉 개념으로 바르셀로나에서 좀 유명하다고 한다.
숙소에서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어 오기에도 큰 부담 없었다.
이때가 11월로 겨울 초입이었지만 낮에 이렇게 햇볕이 쨍쨍하게 내리쬐니 그렇게 춥지 않았다. 그늘진 곳에선 좀 서늘했지만, Parc de la Ciutadella를 산책하고 있으면 절로 몸에서 열이나 나도 외투를 벗었다. 오늘 아침 일어나니 체한 것 같아 몸이 좀 으스스했는데 나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근데 여기서 아주 신기한 경험을 했다. 저번에 햄버거 포스팅을 하며 한국말로 인사했던 꼬마에 대한 글을 적었는데 기억하는 사람이 있으려나..? 그 꼬마 아이를 오늘 또 만났다. 이번에도 역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나도 너무 반가워서 저번에 봤는데 기억하냐고 물었다. 근데 아이 엄마가 한국에 살았어서 이렇게 보면 인사한다고 말해주었다. 이 당시에는 생각도 못 했는데 같이 사진 한 장이라도 찍을걸 그랬다. 다시 생각나 그 자리에 가보니 이미 아이는 없었다.
시우타데야 공원 가장 메인 장소 위에 올라가 봤다. 별건 없지만 그냥 뭔가 있을 것 같아 올라가 봤다. 역시나 별건 없었다. 워낙 높이가 낮다 보니 탁 트인 기분도 들지 않았다. 사진 포인트도 딱히 잘 모르겠다.
좀 더 걸었다. 꽤 넓어 천천히 구경하면 족히 1시간은 더 걸릴 것 같았다. 물론 쉬다 보면 그 시간을 훌쩍 넘겠지만 말이다. 가운데에 있는 호수에선 배를 탈 수 있었고 유유자적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새들도 만날 수 있었다. 사람이 가까이 가도 뭐 도망가지도 않는다. 아마 먹이를 주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가..
벤치에 앉아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도 보였다. 슬슬 해가 일찍 지는 시기가 오기 때문에 뭔가 모르게 괜히 이 시간에 더 집중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한국에선 햇빛은 무조건 피해야 하는, 노화의 지름길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유럽에선 그냥 잔디밭에 누워있기도 하고 이렇게 햇빛이 강하게 내리 쪄도 선글라스 하나로 그 시간을 즐긴다. 뭐가 중요한진 잘 모르겠다. 나중의 건강일지 현재의 행복일지.. 뭐 선크림 바른다고 해서 행복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산책을 끝내고 근처 카페에 잠시 들렸다. 부족한 수분을 보충해야 했다. 빵 대신에 과일을 먹었는데 이 수박이 대충 3유로 정도가 됐다. 빵은 이것보다 훨씬 저렴했다. 스페인도 과일이 좀 더 비싼가..?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다. 아무튼 바르셀로나에 머무를 때 한가롭게 도심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Parc de la Ciutadella에 가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