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주익 분수쇼 세계 3대라 하기엔 너무 약하다.
(Montjuic fountain)
가우디투어를 끝내고 뭘 할까 고민하다가 세계 3대 분수 중 하나인 몬주익 분수쇼를 보러 가기로 했다. 사이트에서 공연시간을 확인해보니 8시부터 9시까지 공연이 있었고 거리를 계산해보니 맞춰갈 수 있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우선 당 충전이 필요했다. 그래서 근처 카페에 가 츄러스를 먹기로 했다. 지나가는 길에 공원에서 어르신들이 즐기고 있는 스포츠를 살짝 구경했다. 생전 태어나서 처음 보는 종류의 게임이었는데 어떤 룰인지도 잘 모르겠다. 근데 꽤나 인기 있어 보였다.
츄러스 가격은 관광지 주변인만큼 비쌌는데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맛있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근처에 Montjuic Fountain까지 한번에 가는 50번 버스가 있어 타고 왔다. 스페인 광장 근처였던 것 같은데 내리는 곳 이름은 지금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걸어서 쭉 올라갔다. 길을 따라 조그만 기둥으로 물이 나오길래 이따 메인에는 이게 길처럼 쭉 이어져 음악에 맞춰 붕붕붕 하고 올라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런 건 전혀 없었다. 결말을 미리 조금 말하자면 정말 시시했다. 한 공간이 전부였다.
그에 비해 찾아온 사람들은 너무 많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걷기가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이 사람들 대부분이 아마 나와 비슷하게 실망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이렇게 복잡한 곳에선 소매치기를 조심해야겠다.
걸어와 몬주익 분수쇼 앞쪽에 자리를 잡았다. 의외로 자리가 좀 널널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게 물이 튀기기 때문에 앞쪽에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었다. 그렇다해서 또 뒤에서 볼 정도의 규모로 물이 치솟는 것은 아니다.
공연 시작 5분 전이 되자 예열하듯이 물이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세계 3대라 불리우는 Montjuic Fountain를 구경하기 시작했는데... 언제 좀 박진감 있게 크게크게 나오려나 싶은 마음이 계속해서 들었다. 근데 이런 과정들이 전부 하이라이트였다. 여기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오기 전 그 유명함에 한번 기대하고, 수많은 인파에 또 한번 기대했는데 너무 실망스러웠다.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시시하다 말할 정도로 너무 약했다.
예전에 싱가포르에 클락키에서 분수쇼를 한번 본 적이 있는데, 거기는 물에 빛을 반사하여 레이저 모양으로 사람이 움직이기도 하고 여러 형태로 물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여긴 그런 것도 없었다. 그냥 물의 높이만 달라지지 특정한 뭔가도 없었다. 실제로 거길 찾아오는 사람은 여기의 반의 반도 되지 않는데 말이다.
공연을 끝까지 볼 필욘 없을 것 같아 중간에 나왔다. 만약에 이럴 줄 알았다면 굳이 여기까지 안 찾아왔을텐데.. 솔직히 여길 시간에 맞춰 보러 가는 사람이 있다면 말리고 싶을 정도다. 뭐 아이와 함께 여행 온 가족이라면 아이를 위해 방문하기엔 좋을 것 같은데.. 성인은 도저히 아니라 생각한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고생에 비해 얻는 것이 별로 없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