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용강아지 빠삐용 분양 후 두 달이 지났다.
제목에는 적지 못했지만 우선 내가 분양 받은 애완용강아지 빠삐용이 아니라 친구의 강아지임을 밝힌다.
그래도 처음 데리러 갈 때도 같이 갔고, 첫 예방 주사를 맞을 때도 같이 갔기에 나도 뭔가 이 아이에 대해 남다른 애정이 생겨서 일상 포스팅도 할 겸 오늘 주제로 정해보았다. 위 사진이 첫 예방주사를 맞으러 갈 때의 모습이다. 혹시나 추울까 싶어 베개 커버를 덮어주었다.
이 사진이 친구가 애완용강아지 빠삐용을 집에 데려온 지 한 7일 정도 됐을 때의 모습이다. 사실 친구네 집에 전혀 갈 일이 없는데 얘가 어떻게 지내나 너무 궁금해서 잠시 들렸다. 사진을 보면 완전 애기다.
이때까지 아직 이름이 없어서 나도 여러 이름 중에 고민했었는데 마땅히 떠오르지 않았다. 친구가 뭔가 한국적이고 두 글자면 좋겠다 해서 열심히 고민했는데, 결국엔 아버지가 지어주신 '모카'로 이름이 정해졌다.
그러고 나서 한동안 못 보다가 이제 산책을 할 수 있다고 해서 집 앞까지 가서 잠깐 봤다. 처음엔 나를 멀뚱멀뚱 바라보기만 하다가 '안녕'하니 꼬리를 흔들고 아주 난리가 났다.
사진을 한 장 예쁘게 찍으려 했는데, 신도 나고 체력도 남아도는지 더운 줄 모르고 저렇게 뛰어다녔다. 그래도 애교가 많아서 좋았다. 나도 뭔가 나를 좋아해주는 아이가 더 좋다. 사람이 어쩔 수 없나보다.
멀리서 부르니 뛰어오기까지 한다. 잎에 나뭇잎을 물고 왔길래 뺏었더니 한 1초 동안 저렇게 쳐다보다가 고개를 휙 돌렸다. 이땐 몰랐는데 표정에 신남이 묻어있다. 얘 이때 신났나보다.
그렇게 애완용강아지 빠삐용 분양 후 두 달이 지난 어제, 오랜만에 친구 집에 다시 들렸다. 저번에 계곡에 놀러갔을 때 처음 해봤던 플레이스테이션이 하고 싶어서 여유가 있는 날에 잠깐 들렸다. 물론 모카도 오랜만에 보고 싶었다.
근데 얘가 너무 커버렸다. 이제 귀도 쫑긋하게 스고 다 컸다. 그리고 확실히 뭔가 나를 기억해주는 것 같았다. 원래 동물은 자기랑 안 놀아주면 금방 가버리는데, 내가 게임을 하고 있는 동안 내 무릎 위에서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못 내려가나 싶어 다시 내려놓았는데, 올려달라고 계속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가끔가끔 놀아주긴 했는데 얘 입장에선 심심했을 텐데 내 옆에 탁 붙어있는 것이 뭔가 좋았다. 너무 귀여웠다.
추후에 독립을 한다거나 혹은 결혼을 하게 되면 강아지를 키울 생각이다. 상황을 고려해야겠지만 웬만하면 키울 생각이다. 뭔가 미래의 와이프가 이미 반려견을 데리고 있어서 데려 올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그만큼 나도 행복을 줘야겠지만 나만의 편이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