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광장에서 벼룩시장을 구경해보자
구경도 하고 멍하니 조용히 앉아 쉬고 싶었다. 그래서 주변에 공원이 뭐가 있나 하고 찾아보니 이 스페인 광장이 눈에 들어왔다. 거리가 좀 있었지만 충분히 걸어갈 수 있었고 그래서 가봤다.
세나도 관공서를 지나니 바로 옆에 공원이 보였다. 찾아봤을 때 크기도 큰 것 같지 않고 위치도 사람들이 딱히 찾아올 곳이 아니라 생각했는데 입구부터 상당히 잘 관리되어 있었다.
누군가 딱 옷을 잘 입었다는 느낌이 들 때는 다양한 색을 조화롭게 입었을 때다. 아무래도 무채색의 옷들만 입다 보니 내가 갖지 못한 것을 보고 멋있어하나보다. 아무튼 사진에 이쁘게 나올듯한 컬러로 옷을 입은 젊은이들도 보였고 구경 온 커플들도 보였다. 한국인은 없었다.
쉬는 게 목적이었으니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 여기서 처음으로 셀카도 찍고 애들한테 장난으로 보낼 동영상도 찍으며 놀았다. 시끄럽지도 않고 사람이 그렇게 많지도 않고 큰 나무 아래 그늘이 져 있어 쉬기에 딱 안성맞춤이었다. 이렇게 한 30분은 흘려보낸 것 같다.
내가 들어온 곳은 뒤쪽이고 여기가 스페인 광장의 입구인가보다. 분수대가 있고 그 주위로 사람들이 둘러 앉아있었다. 근데 개인적으로 여기보단 나무 아래가 더 좋았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중앙에 벼룩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언제 여는 것인지, 매일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운이 좋았다. 평소라면 신나서 구경했을 테지만 애초에 쉬러 왔다는 마음가짐 때문인지 구경을 할지 말지 망설이다가 망설일 바엔 그냥 둘러보자며 한번 구경해봤다.
딱 벼룩시장에 가면 보일듯한 물건들이 눈에 띄었다. 실제론 쓰일까 싶은 바구니부터 편하게 입으면 좋을 파자마와 목도리까지. 딱히 내가 살만한 것은 보이지 않았지만 가볍게 둘러보기 좋았다. 눈에 보이는 공간이 전부여서 그렇게 크지도 않다. 그거에 비하면 사람은 많이 돌아다니는 것 같다.
견과류와 과자를 파는 가게 앞을 지나다가 아저씨가 한번 먹어보라며 손에 이렇게 쥐어주셨다. 먹을까 말까 하다가 맛이 궁금해서 먹어봤는데 정말 엄청 맛있었다. 배가 고파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적당히 간이 되어있어서 한번 사면 질릴 때까지 먹을 수 있는 맛이었다. 근데 해외에 와서 먹을 것도 많은데 과자로 배 채우기는 그래서 그냥 사지 않았다.
뭘로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맛있긴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