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벨레스 광장과 Cruz de malta
(Cibeles Square)
걷다 보니 내일 일정 중 하나였던 프라도 미술관을 지나가게 되었다. 근데 이 친구가 아무래도 디자인 쪽 전공이다보니 이런 미술관을 좋아하는데, 너는 별로 재미없어할 것 같고 피카소 쪽을 가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그래서 여긴 그냥 지나가다 본 것으로 만족하고 가지 않기로 했다.
근데 여기 지나가다 개똥 밟은 것은 안 비밀이다..
시벨레스 광장이다. 사실 여긴 가려 했던 리스트에 없었는데 지나가다 우연히 오게 되었다. 역시 걸어다니면 이런 장점이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축제는 이곳에서 열린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이 친구도 잘 모르겠다고 한다.
그런 것에 비해 시벨레스 광장과 분수 규모는 상당히 작다고 느껴졌다.
다시 숙소 근처로 돌아와 빅토리아 거리로 왔다. 알다시피 스페인에서의 저녁 시간은 오후 9시에서 10시쯤으로 뭔가를 먹기엔 상당히 이른 시간이었다. 그래서 그냥 샹그리아나 또 마셔보자고 해서 지나가다 보이는 가게 Cruz de malta로 들어갔다.
처음엔 사람이 없었는데 앉아있다 보니 서서히 사람들이 들어왔다. 대부분 식사를 안 시키고 우리처럼 가볍게 즐길 타파스와 술을 주문했다. 그러다 어느 외국인 무리가 와서 식사를 주문해 먹었는데, 이 친구가 그것을 보고 저 사람들은 관광객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현지인이라면 지금 시간에 식사를 할 리가 없고 여기서 저런 메뉴를 시키지 않을 것이라나..
근데 진짜 관광객이 맞았다. 주인과 이런저런 농담을 하는 것을 보고 알았다.
주문한 샹그리아가 나왔다. 두 잔에 9유로였는데 같이 나온 감자는 드링크에 포함된 가격이었다. 술맛을 워낙 모르기에 그냥 그랬는데 이 친구가 마셔보더니 여긴 별로 맛없는 편이라고 했다.
Cruz de malta에 와서 놀란 점은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서버가 있다는 것이다. 흑인 분이셨는데 한국말을 엄청 잘하셨다. 많은 대화를 나누진 못했지만 나갈 때까지 인사하며 반겨주셨다. 외국에서 한국말을 쓰는 사람을 보면 괜스레 반갑다. 놀러 갈 때마다 현지어를 쓸 생각 안하고 그냥 영어만 쓰는데 이런 것을 보고 기본적인 대화는 외워서 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앉아서 축구도 보고 대화도 하고 여유롭게 있다가 밖으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