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산더미처럼 쌓인 미나리가 무한리필 되는 미나리우리삼겹 고깃집

디프_ 2024. 5. 3. 19:58
삼겹살과 궁합이 좋은 미나리가 무한리필되는 영등포 미나리우리삼겹 고깃집

 

 

모처럼 쉬는 날, 휴식이 필요하기도 해서 정말 쉬려고만 했다. 근데 혼자 사는 게 아니다 보니 이런저런 일정이 자연스럽게 생기더라. 어머니께서 어딜 가야 한다고 하셨고, 일정도 없고 쉬는 날이니 만큼 같이 움직이고자 했다. 그래서 겸사겸사 나간 김에 같이 식사를 하기로 했고, 어딜 갈까 찾아보았다. 배가 고프기도 하고 또 멀리 가기 귀찮기도 해서 목적지 근처에서 갈만한 곳을 찾았고, 나름 맛집처럼 보이는 곳을 발견하였다. 최근에 뭔가 밖에서 고기를 사 먹은 지가 꽤 오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뭐 약속이 없으니까 밖에서 고기를 사 먹을 일도 별로 없겠다. 그래서 뭔가 밖에서 강력한 불판으로 고기를 구워 먹고 싶었고 그렇게 삼겹살 집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사실 숯불에 구워 먹었으면 더 좋았긴 했을 텐데 이때는 그런 것보다는 그냥 브레이크 타임 없이 판매하는 가게를 찾는 것이 더 중요했던 것 같다. 휴일이기도 하고 시간도 오후 3~4시로 애매했었다.

 

그렇게 영등포에 위치한 미나리우리삼겹 고깃집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름 웨이팅도 있는 이 동네 맛집이었다. 피크 타임에 오면 평일, 주말 상관없이 대기가 발생한다고 한다. 다행히 사전에 주차 관련 문제로 전화를 드려보니 지금은 웨이팅이 없다고 하셔서 마음 편하게 방문할 수 있었다. 여기의 경우 별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그래서 근처 공영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와야 한다. 공영 주차장이니 주차비는 크게 부담 없는 편이고, 거리는 걸어서 5분 정도이니 크게 불편할 것도 없겠다. 사실 이 가게를 오느라 이쪽 지역은 처음 와봤다. 물론 서울에 살기 때문에 많이 지나다녀보긴 했는데, 걸어서 이 안 쪽까지 들어온 적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근데 나름 먹자골목처럼 다양한 가게들이 펼쳐져 있었다. 저녁에는 다들 술 한잔 하러 오기에 딱 좋은 느낌이랄까. 근처에 지하철역도 있고 해서 인파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렇게 번화가에는 맛집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데, 결과부터 말하자면 여기 괜찮았다.

 

우선 딱 어느 가게를 가면, 여기 장사 잘 되는 이유가 있다라고 느껴지는 곳들이 있다. 어떤 공식화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감이 오는 곳들이 있다. 근데 여기가 그랬다. 일단 밑반찬이 심플하고 깔끔하니 맛있더라. 특히 이 파채를 보고 여기 음식 잘한다, 인기 많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분명히 이게 건강한 맛은 아니다. 근데 감칠맛이 확 느껴지고 좀 입맛을 돋궈주는 느낌이 확 온달까. 막 맵다거나 그런 자극적인 맛은 아닌데 그냥 딱 먹어보면 맛있다. 적당히 달달하고 새콤하고 그렇다. 다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건강한 맛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야채도 신선하고 양념도 깔끔해서 건강에 안 좋다는 것은 아닌데, 흔히 표현하는 그런 심심한 맛은 아니라는 의미가 되겠다. 그렇게 파채로 입가심을 하고 있으면 고기를 구워주신다. 저 멀리 숙성되고 있는 고기가 눈에 들어오는데 며칠이나 숙성되고 언제 팔리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보여서 사진 찍어봤다.

 

삼겹살 2인분으로 주문했다. 1인분 180g에 17,000원으로 가격은 비싸지도 저렴하지도 않은 딱 평균 느낌인 것 같다. 웬만한 고깃집을 가면 그람수가 조금 다를 순 있어도 가격은 17,000원~18,000원 사이를 왔다 갔다 하더라. 근데 여기 미우삼 시그니처의 경우 오겹살인 것 같은데, 어머니께서 그거 두꺼운 고기 아니냐며 삼겹살을 먹자고 하셔서 삼겹살을 픽했다. 먹다가 양이 좀 부족하다 느껴지면 오겹살을 추가하려고 했는데 요즘 확실히 먹는 양이 줄어들어서 2인분이면 충분하더라. 물론 냉면을 같이 먹긴 했지만. 고기의 경우 딱 초벌 정도까지는 직접 구워주신다. 그리고 마지막에 잘라주시는데 그때부터는 테이블 손님이 알아서 자주 뒤집어 주면 된다고 말씀 주시더라. 그렇게 한 5분 정도 더 구워주면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근데 사장님께서 불 조절은 계속해서 해주시더라. 불이 좀 약한 기분이 들어 세기를 올렸는데 2번인가 줄여주셨다. 아무래도 이게 판에 잔열이 남아있어서 그렇게 불을 세게 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여기 시그니처는 아무래도 미나리겠다. 사실 삼겹살과 미나리 조합이 인기를 끈 지는 꽤 오래된 것으로 알고 있다. 나도 몇 년 전에 문래 쪽인가에서 삼겹살과 미나리 조합을 판매하는 가게를 1시간 정도 기다려서 먹은 적이 있다. 그리고 그 조합이 나쁘지 않았다. 적당히 기름진 삼겹살을 미나리만의 갖고 있는 알싸함으로 잡아주어 물리지 않고 계속해서 먹을 수 있게 해 주더라. 그리고 그 특유의 향 때문인지 뭔가 평소보다 더 먹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식감이 아삭아삭해서 재밌더라. 그래서 요즘은 집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을 때 미나리 사다가 같이 구워 먹는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나의 경우 뭔가 이렇게 밖에서 미나리 삼겹살 조합은 좋아하면서, 집에서 미나리 먹을 생각은 못하는 것 같다. 뭔가 삼겹살이 먹고 싶을 때 미나리가 안 떠오른달까. 근데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두 조합이 좋다. 안 드셔보신 분들은 꼭 드셔보시길 추천드린다. 건강에 실제로 좋은진 모르겠지만,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맛도 있다.

 

맛있다고 극찬했던 파채와 함께 미나리, 구운 김치 등과 열심히 먹었다. 여기 소스도 기본 1인당 1개씩 따로 챙겨 주시고, 음식 하나하나가 깔끔하고 신선하니 맛있었다. 서비스도 나쁘지 않으신 것 같고. 무엇보다 오늘의 주인공인 미나리. 여기 메뉴판에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미나리 부족하시면 언제든지, 얼마든지 말씀해 주세요!'라고. 그래서 일단 처음에 먹어보고 추가로 요청드려야겠다 싶었다. 근데 처음 딱 비주얼을 보고 그럴 필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미나리를 산더미처럼 쌓아 올려 주시더라. 물론 이게 나중에 익으면서 숨이 죽어 좀 줄어들긴 하는데 그 총량은 같겠다. 그래서 이번에 2인이서 먹으면서 별도로 미나리 추가 요청을 드릴 필요가 없었다. 딱 깔끔하니 괜찮았다. 근데 만약 고기를 추가로 주문하거나 볶음밥을 먹었다면 아마 추가 요청을 드렸을 텐데, 고기만 먹을 경우에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만큼 미나리가 충분히 제공된다는 말이 되겠다.

 

그리고 중간에 먹다가 추가로 주문한 비빔냉면. 여기서 앞서 말한 것처럼 '장사가 잘 되는 곳은 이유가 있다'라는 증거가 하나 더 나온다. 사실 비빔냉면을 먹더라도 대부분 육수를 드시고 싶어 하실 것이다. 그래서 육수 조금만 달라고 말하는 게 기본 옵션처럼 되어버렸다. 나도 그러는 편인데, 이날은 그냥 그러지 않았다. 뭔가 그냥 주는 대로 먹고 싶었다. 근데 이렇게 살얼음 동동 육수를 기본으로 따로 주시더라. 여기서 센스 있다고 또 느끼게 되었고, 냉면 자체에도 저렇게 얼음이 하나 통으로 들어가 있어 마지막 먹을 때까지 시원하게 먹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시더라. 사실 저런 디테일까지는 장사가 잘 되는 가게에서 계속 유지하기 쉽지 않은데 괜찮다 느꼈다. 아니면 나만 이날 저랬던 것인가? 첫 방문이라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 냉면 자체도 소스가 충분히 들어가 있어 적당히 자극적으로 맛있더라. 다 전체적으로 감칠맛이 살아있어서 맛이 없다 느낄 수가 없었다. 미나리가 무한리필 되는 영등포 미나리우리삼겹 고깃집, 어머니와 오랜만에 맛있게 삼겹살 해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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