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일주일 중 딱 한번만 먹을 수 있다는 횟집 닭볶음탕

디프_ 2024. 4. 10. 20:25
메뉴판에 없어서 아는 사람 아니면 못 먹는 횟집 닭볶음탕

 

 

오늘 소개하는 이 가게는 종종 방문했던 곳이다. 횟집이긴 한데 아이러니하게도 회를 먹어본 경험은 없다. 그래도 해산물 종류인 뭐 구이라든가 알탕이라든가 그런 여러 종류를 먹긴 했었다. 아무튼 그렇게 밑반찬도 깔끔하니 괜찮고, 나름 여기만의 귀여운 마스코트 같은 고양이도 있어서 식사 외에 다른 느낌으로도 방문을 기대하는 그런 가게다. 근데 여기 먹을 때 본의 아니게 옆 테이블을 보는데 메뉴판에 없는 메뉴들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저건 뭐지 궁금했다. 그래서 어느 날 계산을 하고 나오다가, 김치찌개 있느냐고 여쭤보니 미리 요청을 하면 해주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건 뭐지 싶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일주일 중에 하루마다 정해진 점심 메뉴들이 따로 있었다. 이 메뉴들은 메뉴판에 없기 때문에 나름 여길 아는 단골손님들만 알 수 있는 메뉴들이었다.

 

단골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같은 가게를 나름 여러번 방문했으니 나도 언제는 그런 메뉴 한 번 먹어볼까 싶었다. 그러다 어느 날 기회가 왔다. 평소처럼 방문했는데 닭볶음탕을 먹는 테이블이 있는 것이었다. 뭔가 굉장히 맛있어 보였고, 그리고 횟집에서 닭볶음탕을 먹는다는 것이 신선했다. 그래서 저건 언제 먹을 수 있느냐 여쭤보고, 그 날짜를 맞춰서 이렇게 방문했다. 당시에 듣기론, 일주일 중에 하루만 이 메뉴를 먹을 수 있다고 하셨다. 나름 백반집들처럼 메인 메뉴를 날마다 바꿔서 제공하는 것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주변에 거주하시거나 일을 하시는 분들이 질리지 않게 방문할 수 있는 가게라 할 수 있겠다. 나름 사장님의 센스이시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기본 밑반찬이 다 깔끔하니 맛있어서 메인 메뉴인 닭볶음탕도 맛있을 것 같아 이날 이렇게 방문해봤다.

 

가격은 메뉴가 무엇이든 동일하다. 1인당 1만원. 어떻게 보면 비싸다 생각할 수 있지만, 그냥 재료 자체가 신선해서 딱 그냥 그 값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8천원으로 나오면 너무 혜자 같은 느낌이 나고 9천원이면 적정한 느낌이랄까. 이런 닭볶음탕과 같은 메뉴가 나오면, 방문 전에 전화를 해주시는 것이 좋겠다. 그럼 도착하자마자 먹을 수 있도록 먼저 끓여주신다. 시간에 맞춰 도착했는데 준비된 테이블에 닭볶음탕이 이렇게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근데 냉동 닭이나 그런 것이 아니고, 생닭인 것처럼 보였다. 물론 처음부터 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일 수 있는데 아무튼 처음 비쥬얼은 그랬다. 그래서 그 부분이 좋았고, 그래서 그런지 잡내라든가 뭐 질기다든가 그런 포인트 하나도 없었다. 뭔가 살도 부드럽게 떨어지고. 그리고 비쥬얼은 큰 고춧가루들이 보여 좀 매워 보일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은 전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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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처음에 간은 좀 심심한 느낌이랄까. 그래서 센 불로 끓여주면서 국물을 좀 졸여주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닭에 그런 간이 좀 배이도록 하는 것도 좋겠다. 그렇게 끓는 동안 여기 밑반찬으로 살짝살짝 밥을 먹어주었다. 여기 밑반찬 중에는 깻잎이 개인적으로 그렇게 맛있더라. 사실 원래 깻잎을 좀 좋아하긴 해서 나름 맛있는 곳에서 주문을 해서 먹기도 했는데 집에선 또 그렇게 손이 많이 안 가더라. 밖에서 사 먹으면 많이 먹게 되고. 간혹 그런 메뉴들이 종종 있다. 삼겹살집의 미나리도 그렇고. 아무튼 살짝 고양이도 구경하고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고양이는 안에만 있어서 밖으로 나오지 않는데, 사장님 말로는 꽤 수다쟁이라고 한다. 실제로 눈을 마주치면 바로 냐옹냐옹 나를 부른다.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냉동닭과 생닭이 다 조리된 상태에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잘 모른다. 예전에 그것을 들어본 적은 있다. 뼈에 붙은 살을 다 발라서 먹었을 때 뼈 색깔이 검정색을 띄면 냉동이라고. 간혹 치킨을 시켜 먹으면 그런 경우가 종종 있겠다. 아무튼 그것 말고는 솔직히 잘 모른다. 뭐 먹을 때 미묘한 차이가 있을 것 같긴 한데 비교해 보면서 먹어보지 않아서 그 차이는 잘 모르겠다. 근데 이날 여기서 먹었을 때는 앞서 먹은 것처럼 닭 자체가 굉장히 부드럽다 느껴졌다. 솔직히 진짜 닭볶음탕처럼 푹 끓여서 닭 살코기마다 뭐라고 해야 하지. 육수도 아니고 소스도 아니고. 아무튼 그 간이 배이게 하면 더 맛있을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이 살짝 아쉽긴 했는데 국물에 살코기를 따로 찍어서 먹으면 되긴 하니까, 그렇게 먹으니 꽤나 괜찮았다. 애초에 횟집에서 먹는 닭볶음탕이라 크게 기대를 안 해서 그런가? 양도 적당하니 맛있더라.

 

처음엔 양이 적은 줄 알았더니 먹다 보니 어느 정도 있더라. 이게 막 각종 야채들로 화려하게 감싼 것이 아니라 정말 살코기와 조금의 감자만 있어서 비쥬얼과 다르게 먹을 것이 많은 것이었다. 애초에 저 끓는 냄비 자체의 사이즈가 크기도 하고. 감자의 경우 마지막에 먹었는데 내가 원하는 만큼 푹 익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간혹 닭볶음탕 같은 것을 먹을 때 닭 살코기와 감자를 으깨서 섞어서 국물 조금 넣고 밥 위에 올려서 먹는 사람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좀 작업이 번거로워 그렇게까진 먹지 않고 따로 먹긴 하는데, 그렇게 먹으면 약간 볶음밥 스타일로 즐길 수 있는 것 같긴 하다. 생각해 보니 볶음밥 안 먹은 지도 오래되었네. 아무튼 오늘 메뉴판에 없어서 아는 사람 아니면 못 먹는 횟집 닭볶음탕을 이렇게 먹어봤는데, 조만간 날을 맞춰서 다른 메뉴를 먹어보러 방문하지 않을까 싶다.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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