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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시장 상인들도 밥 먹으러 찾아온다는 대포항회 점심

디프_ 2024. 3. 20. 20:11
기본 메뉴도 있지만, 메뉴판에 없는 점심 특선도 판매하고 있는 용문시장 맛집 대포항회

 

 

개인적으로 배가 고플 때 회 종류를 잘 안 먹는 편이다. 그니까 초밥 이런 것은 또 잘 먹긴 하는데, 진짜 광어회, 우럭회와 같이 회로 시작하는 것을 조금 부담스러워하는 편이랄까. 물론 마지막에 매운탕과 함께 밥을 먹긴 하는데 뭔가 회만으로 배고픈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을 못 한다. 이게 이해가 안 되실 수도 있는데, 뭔가 주먹밥이라도 먹은 상태에서 회를 먹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나만의 이상한 방식이긴 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누군가 물어보면 생선 종류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고 말한다. 사실 가시를 발라 먹는 것이 여간 귀찮기도 하고, 실제로 잘 못 발라서 밥과 함께 먹다가 가시가 씹혀서 다 뱉어내기 부지기수고. 뭔가 배고픈 상태에서 그 바다 향이라고 해야 하나. 비린 냄새가 느껴지면 또 잘 못 먹기도 하고. 아무튼 여러모로 다른 육류 고기에 비해 약한 분야이긴 하다.

 

오늘 소개할 곳은 회가 메인인 곳이다. 근데 내가 배가 고픈 점심 즈음에 여길 방문한 이유가 있겠다. 여기는 메뉴판에 없는 별도 점심 특선 메뉴를 판매한다. 그게 매일매일 바뀌는데 은근 백반 전문 가게들처럼 그날그날 색다른 음식들을 먹는 재미가 있겠다. 근데 이날은 아쉽게도 점심 특선 메뉴를 먹진 않았다. 오랜만에 오기도 했고, 김치찌개가 안된다고 하여서 뜨끈뜨끈한 국물과 생선구이를 먹고 싶었다. 앞서 해산물 이야기를 했는데, 또 생선구이 종류는 예외긴 하겠다. 생선구이에서 비린내가 난 적은 크게 없으니. 아무래도 뭐 맛이나 종류보단 향에 약한 것 같다. 젓갈이 많이 들어간 김치도 못 먹곤 하니까. 아무튼 점심 특선은 추후 소개하기로 하고, 이날은 여기 용산 용문시장 맛집 대포항회 시그니처 메뉴인 생선구이와 알탕을 소개해볼까 한다.

 

일단 기본 밑반찬이 나오고 시간이 좀 지나면 이렇게 주문한 메인 메뉴가 나온다. 가격은 점심 특선의 경우 일반적으로 1인당 1만원을 생각하면 되겠다. 이렇게 두 가지 메뉴를 주문하여 총금액 20,000원이 나왔다. 개인적인 점심 가격 기준으로 마지노선이긴 한데, 여길 이렇게 자주 찾는 이유는 그 값어치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이렇게 먹었는데 구성이 별로라거나, 가격을 고려해 양이 별로라거나, 퀄리티가 아쉽다거나 그랬으면 또 찾지 않았을 것이다. 근데 그 가격을 지불한 만큼 퀄리티 좋게 잘 나오더라. 이렇게 1인당 메뉴 하나씩 주문해서 서로 나눠 먹으면 충분히 나눠서 둘 다 배부르게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사실 친하지 않고서 음식 쉐어가 쉽지 않긴 한데, 여긴 그렇게 먹어야 더 알차게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일단 나눠 먹어도 양이 충분하니까.

 

근처 용문시장 상인들도 점심 먹으로 찾아오는 대포항회. 삼치구이와 알탕의 모습이다. 일단 삼치구이는 사진이라 크기가 잘 체감이 안 오시겠지만 가운데 통뼈만 있고 위아래로 살이 한가득이다. 이따 살을 발라내는 사진을 보시면 대충 어느 정도 크기인지 아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말했듯이 생선 가시를 잘 발라서 못 먹는 편이다. 분명히 발랐는데 먹다 보면 가시가 입 안에 있더라. 근데 여기선 그럴 필요 없이 살만 한 움큼 먹을 수 있겠다. 사실 흰쌀밥 위에 올라간 생선살이 치트키인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누가 발라주면 잘 먹을 텐데 이제 그럴 나이는 아니니까. 그리고 알탕에는 이렇게 알이 한가득 있다. 먹어도 먹어도 아래 가라앉아 있어서 계속해서 먹을 수 있겠다. 알 종류는 개인적으로 잘 모르는 편이다. 고니, 이리 뭐 이런 것들이 있지 않나?

 

비쥬얼때문에 알탕을 못 드시는 분들도 있는데, 이렇게 와사비 푼 간장에 콕 찍어서 먹으면 은근 담백하게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비쥬얼에 약한 편이어서 잘 못 먹긴 하는데 이건 그렇게 큰 부담이 없더라. 아무래도 주변에서 잘 먹어서 좀 거부감이 사라진 것 같다. 그리고 삼치구이의 살. 개인적으로 삼치라는 생선을 좋아하기도 한다. 가시 발라 먹기가 편하기도 하고 이렇게 살코기가 많으니까. 비쥬얼에서 보이는 것처럼 겉이 바삭하게 잘 구워져서 그렇게 적당히 그을린 생선 껍질과 함께 살코기를 먹어주면 이만한 별미도 없겠다. 껍질이 적당히 짭조름해서 따로 간 조절 할 필요도 없겠다. 근데 개인적으로 저 와사비 푼 간장 콕 찍어서 먹으면 감칠맛도 더 살아나고 좋은 것 같다. 근데 이건 내가 소스를 워낙 좋아하니까 예외일 수 있겠다.

 

밥과 함께 계속해서 즐겨주었다. 그리고 여기 사장님께서 기본적으로 요리 실력이 있으신 것 같다. 왜냐하면 밑반찬도 하나하나 너무 맛있다. 저 김가루도 식전에 약간 과자 느낌으로 즐겨주면 맛이 괜찮다. 바삭바삭하니. 근데 이날은 이 깻잎이 최고였다. 개인적으로 깻잎을 좋아하기도 하는데, 기성품이 아니고 직접 만드시는 것처럼 잘 익어서 간도 딱 맞고 맛있었다. 정말 이 깻잎 하나만 있어도 밥 한 공기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날 실제로 거의 밥의 3분의 1은 이 깻잎으로 해치웠던 것 같다. 나중엔 삼치구이 생선 살도 올려서 같이 먹기도 하고. 뭔가 이렇게 다양하게 밥을 즐길 방법이 있어서 여기에 오면 만족도도 더 높아지고 그런 것 같다. 진짜 딱 메뉴 하나만 있었으면 아마 이 정도의 느낌은 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국물도 적당히 칼칼하고 깔끔했다. 맑은 국물 베이스라 좋았고, 그 안에 들어간 이 콩나물이랑 미나리라고 해야하나. 그것도 잘 익어서 이렇게 간장에 콕 찍어 먹으면 식감도 살아있고 향도 입 안에 쏵 퍼지고 맛있겠다. 삼치구이는 이렇게 먹어도 먹어도 살이 계속해서 나오니까 뭐 만족스럽지 않을 리가 없고. 여기에 있다 보면 외지인보다는 근처 용문시장 상인분들도 많이 찾아오시는 것을 알 수 있겠다. 저녁은 안 와봐서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점심만큼은 그 값어치를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 때마다 너무 맛있게 잘 먹고 있기 때문에, 점심 가격 기준으로 이 이상은 안 올랐으면 좋겠다. 다른 테이블을 보니 하얀 국물 베이스의 지리도 파시던데, 다음엔 지리를 먹어볼까 싶다. 여기 괜찮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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