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쿠에 가면 꼭 들려야 한다는 불향 가득 특별한 시오라멘, 야키아고 시오라멘 다카하시 본점
일본여행 시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재미는, 바로 특색 있는 라멘집 찾기다. 대부분 일본 여행을 갈 때, 들려야 하는 라멘집으로 이치란을 가실 것이다. 이치란의 경우 현재 지점도 꽤 많고 한국에 가져올 수 있도록 봉지라면이나 컵라면 스타일로도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그 인기를 실감하듯이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받아먹을 수 있겠다. 물론 현지에서 사 먹는 것보다 가격은 매우 비싸지만, 아무튼 여행을 가지 않고도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겠다. 나의 경우에도 사실 일본 여행을 갔을 때 이치란 정도만 들려도 괜찮다 생각한다. 근데 이치란이 워낙 맛있다 보니까 다른 가게들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생기더라. 왠지 더 맛있는 곳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생기고. 사실 이치란의 경우 언제부턴가는 현지인은 가지 않고 외국인만 간다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는데, 들은 바로는 아니라고 한다. 현지인들도 잘 즐겨가는 라멘집이라고 하더라.
물론 이치란이 입맛에 맞지 않는 일부 현지인들이 있겠다. 우리도 똑같겠다. 한국인이라고 해서 한국의 유명한 모든 가게가 입맛에 맞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실제로 이번에 도쿄에 갔을 때 긴자 주변에 있던 이치란은 관광객은 거의 없고 현지인들 뿐이었다. 해당 시간이 야식을 즐기는 시간대였는데도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현지인도 많이 먹더라. 하긴 그렇다 보니 처음에 이렇게 지점이 많이 생겨난 것이겠지. 근데 뭐 한국인 중에서도 이치란이 입맛에 안 맞는 분들도 간혹 계시더라. 대표적인 이유로는 짜다는 것이 주된 이유인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일본여행을 갔을 때 다들 맛있다고 하던데 난 별로였다 말씀하시는 분들은 전체적으로 짜서 그런 것 같다. 나의 경우에도 짠맛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간혹 짜게 느껴지는 곳들이 있으니 말이다.
예전에 오사카 여행때였나. 혼자 약 2주간 머물렀던 적이 있다. 그때 뭐 일과가 먹는 것이었으니까 여기저기 다니면서 열심히 먹었다. 물론 먹는 양이 지금보다 적어서 많이 먹진 못했지만, 남기더라도 자주 먹으려고 시도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때 나름 한국인에게도 안 유명한, 정말 현지인 맛집 라멘 집들을 좀 다녔다. 맛있는 곳도 있었고 그저 그랬던 곳도 있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한국인 입맛에 제일 맞는 곳은 이치란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 어느 곳에서는 무슨 처음 들어보는 라멘도 판매하고 있었다. 근데 하도 오래전이라 지금 생각이 안 난다. 아무튼 그때 마늘라멘이었나. 너무 이색적이어서 먹고 싶었는데 정말 한입 먹자마자 짜서 이거 먹을 수 있는 라멘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괜히 현지인 맛집 찾아갔다가 짜서 못 먹는 경우도 있겠다 싶었다.
오늘 소개할 신주쿠 야키아고 시오라멘 다카하시 본점의 경우 꽤나 인기 있는 곳이다. 신주쿠, 시부야 등은 도쿄에서 꽤나 핫플레이스다. 주로 2030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한국의 불금, 불토처럼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겠다. 그래서 유명한 맛집을 가면 현지인이든 관광객이든 너 나 할 것 없이 웨이팅을 하게 된다. 그래서 사실 이쪽은 좀 복잡한 느낌이 들어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나도 친구들이랑 같이 왔으면 좀 다를 수 있겠는데, 다 혼자 왔었기 때문에 그런 복잡함을 즐길 마인드는 아니었다. 그래도 맛있는 것 먹는 것은 중요한 일과기 때문에 기다리긴 했었다. 아마 신주쿠역이었나, 거기서 먹었던 초밥집이 꽤나 괜찮았어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오늘 소개할 이 라멘집도 구글 리뷰만 2,600여 개에 평점은 4.2점으로 정말 핫한 곳이다.
그래서 웨이팅이 있을 수 있겠다 싶어 일부러 어정쩡한 시간에 방문했다. 아무리 현지인들이 많이 온다고 하더라도, 직장인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피크 타임만 지나가면 괜찮겠다 싶었다. 우리도 쉽게 말해 더현대와 같은 그런 곳도 평일 근무시간에는 좀 한가하니까. 아무튼 도착했는데 운 좋게도 웨이팅 없이 먹을 수 있었다. 이 가게의 경우 자리는 많지 않지만 회전율이 좋아서 타이밍만 잘 맞추면 바로 먹을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웨이팅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긴 한데 그만큼 자리도 금방 빠져서 막 1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그런 곳은 아닌 것으로 보았다. 그렇게 자리에 앉아 주문한 음식이 나오길 기다렸다. 여기의 경우 입구 옆 자판기에서 메뉴를 주문한 뒤에 자리에 앉아 건네주기만 하면 된다. 음식의 경우 육수는 준비되어 있으니 면만 삶아서 거의 바로 나오는 것 같았다.
그렇게 먹게 된 '신주쿠에 가면 꼭 들려야 한다는 불향 가득 특별한 시오라멘'! 일단 이렇게 고기가 올라간 점이 좋았다. 고기도 그 뭐라고 해야하지. 돈카츠는 아닌데 아무튼 그 두껍고 넓게 올라가는 고기가 아니라, 이렇게 얇게 부들부들한 고기가 올라가 있어서 좀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특별한 것은 바로 향이었다. 국물을 한입 하자마자 불향이 느껴지더라. 사실 뭐 하나 탄 재료들은 보이지 않는데 이 향이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했다. 그 불향이 느껴지다 보니 느끼함 같은 것은 없었고, 오히려 국물이 시원하고 구수했다. 면발은 살짝 두꺼운 편이었는데 그 두께 때문에 식감도 살아있고 찰진 느낌이 있었다. 호로록호로록 먹기 좋은 칼국수 면 같달까? 근데 여긴 국물이 끝이었다. 계속해서 숟가락이 향하게 되는데, 아마 해장 좋아하는 친구가 여기 왔으면 땀 흘리며 먹었을 것 같은 그런 맛이다. 다행히 전체적으로 짠맛도 강하지 않았다. 한국인들도 충분히 좋아할 맛이랄까? 이치란이 질리셨던 분들은 여기 가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