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두부찌개에 이렇게 꽃게가 많이 들어가는 곳은 또 처음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점심에 한식을 먹는 것 같다. 뭐 중식집을 가기도 하고, 가끔 패스트푸드를 즐기기도 하지만 메인은 한식으로 보인다. 적어도 내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은 그랬던 것 같다. 구내식당의 경우에도 양식, 한식 등 종류가 나뉘어져 나오긴 하지만 한식이 인기가 많았던 것 같기도 하고. 사실 구내식당의 경우 한식과 양식의 경계가 모호할 때가 있다. 개인적으로 흰쌀밥이 있으면 한식이라 생각하는 편이다. 뭐 일식에도 쌀이 들어가긴 하나, 그냥 내 기준은 빵이냐 면이냐 밥이냐 이걸로 좀 나뉘는 것 같다. 그래서 하루를 돌이켜 봤을 때 빵만 먹었으면 꼭 한 끼는 밥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편이다. 사실 이런 게 큰 의미가 없는 것 같긴 한데, 괜히 빵만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되는 것처럼 느껴지더라.
그래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런 흐름에 근거하여, 저녁이나 주말에는 다른 맛있는 것을 먹을테니 점심에 한식을 더 찾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적어도 내 기준은 그렇다. 주로 점심에 한식을 먹다 보니까 저녁이나 주말에는 양식이나 배달 음식을 먹는 편이다. 오히려 뭔가 이때 다른 종류를 먹기 위해 점심에 한식을 먹는 느낌이랄까. 일단 이 근처에 뭐 양식 전문점이 많은 것도 아니고. 아무튼 오늘 소개할 음식은 대표적인 한식이다. 사실 생선구이가 메인이기 때문에 이게 한식의 범주 안에 들어가는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앞서 말씀드린 내 기준으로는 흰쌀밥과 함께 먹다 보니 한식이 맞겠다.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매장 내부에 사람들로 가득 찼다. 조금만 늦어도 못 먹을 뻔했다. 미리 예약 손님이 있어서 겨우 하나 남아있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일단 처음 온 가게이기 때문에 그냥 점심 특선으로 주문했다. 점심 특선의 경우 메뉴판에 있는 메뉴들보다 천원 정도 더 저렴했던 것 같다. 근데 이 점심 특선도 종종 바뀐다고 한다. 아마 그때그때 재료 수급에 따라 특선이 바뀌는 것 아닐까 싶다. 이날 점심 특선의 경우 순두부찌개와 임연수구이였다. 사실 고등어구이가 먹고 싶었는데, 임연수구이는 도대체 뭔지 몰랐다. 그래서 바꿀까 하다가 그냥 점심 특선이니 먹어보자 하고 주문했다. 근데 결과적으로 다른 테이블에 나온 고등어구이를 보고 저걸 먹을까 싶었다. 확실히 고등어가 뭔가 기름기도 쫙 있고 가시도 별로 없고 생선살 발라 먹기도 편한 것 같다. 맛도 훨씬 풍부하고 말이다. 근데 임연수구이와 가격이 똑같으니까 나로서는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겠다.
그렇게 밑반찬을 하나씩 맛 보고 있었다. 나름 루틴 중 하나가,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에 밑반찬 하나씩을 맛보는 것이다. 평소 안 먹는 것이더라도 꼭 하나씩은 먹어보는 편이다. 그중 맛있는 것이 있기도 하고, 뭔가 평소에 잘 안 먹다 보니 먹어주면 좋을 것 같기도 해서.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자 메인 요리가 나왔다. 순두부찌개와 임연수구이. 나름 여기서 점심시간에 고정 손님들이 있다 보니, 주문 후 바로 조리가 들어간다기보단 그때그때 바로 나올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준비를 해두시는 것 같았다. 확실히 장사가 잘 되는 곳은 회전율이 좋아서 점점 더 잘 되는 것 같다. 손님 입장에서 신선하기도 하고. 그리고 이렇게 메인 요리가 나올 때쯤, 예약해 두었던 자리에 손님들이 등장했다. 바로 이 근처 야구부 운동선수들이었다. 다들 어려 보이는데 덩치는 컸고, 보자마자 정말 잘 먹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 생선구이 맛집 참어랑 가게의 경우 근처에 바로 경찰서가 있다. 그래서 들리는 말로는, 여기 경찰서 사람들도 정말 자주 온다고 하더라. 내가 갔을 때는 그냥 아주머니 분들이 많으셨어서 잘 모르겠다. 근데 그렇게 단골 고객들이 있다는 것은 여기가 맛있다는 증거가 되겠다. 사실 맛이 없는 곳들은 입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장사가 안 되는 곳들이 많다. 당연한 이야기겠다. 근데 운동부 선수나 근처 경찰서 사람들이 주로 들린다는 것은, 그 고정 고객층 입맛을 잡았다는 이야기니까 여기 실력은 있다는 의미가 되겠다. 근데 하나씩 맛을 보면서 나도 처음 와봤지만 느낄 수 있었다. 여기가 왜 장사가 잘 되는지 말이다. 일단 순두부찌개에 이렇게 꽃게가 여러 개 실하게 들어가 있는 것은 처음 본다. 그것도 미니 사이즈도 아니고 저렇게 큰 다리들이 말이다. 근데 이게 9천원이다.
원래는 그냥 큰 뚝배기에 순두부나 좀 들어있지, 꽃게가 이렇게 여러개 살 발라 먹을 수 있게 들어간 것은 아마 이때 처음 먹어보는 것 같다. 그렇게 특별하고 대단한 것은 아닌데 손님 입장에서 처음 겪어보는 비쥬얼이었다. 그리고 생선구이는 뭐 예상한 그대로다. 양도 괜찮고 맛도 있다. 사실 생선구이가 맛없는 적은 못 봤다. 양이 꽤나 아쉬운 곳은 있었어도. 같이 나온 깻잎과 김치에 흰쌀밥을 먹는 것도 좋았고, 전체적으로 맛있게 잘 먹었다. 뭔가 그렇게 다양한 것은 아닌데 하나하나 먹는 재미가 있었다. 이런 곳들이 정말 특별하진 않아도 기본에 충실한 곳 아닐까 싶다. 아무래도 생선이 메인인 가게답게, 들어오자마자 그 바다 향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냄새가 났는데 확실히 맛으로 다 잊히게 만들었다. 뭐 그 부분은 어쩔 수 없기도 하고. 아마 여기 점심을 먹으러 종종 찾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