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와본 곳인데 어쩐지 사람이 많더라. 가정식백반 맛집 정림식당
점심으로 요즘 가정식백반을 즐겨 먹는다. 예전이면 피자나 햄버거 그런 것들을 먹고 싶어했을텐데 이제는 확실히 한식 가게 위주를 찾아다닌다. 이번주만 하더라도 점심에 매번 한식을 먹었던 것 같다. 순대국, 추어탕. 아 햄버거 한 번 시켜 먹은 적이 있구나. 이번에 버거킹에서 신메뉴로 출시한 큐브 스테이크 햄버거인가, 리뷰가 너무 좋길래 시켜서 먹어봤다. 나의 경우 고기가 너무 많아 살짝 부담스럽더라. 요즘은 고기를 많이 먹으면 괜히 소화가 잘 안 될 것 같은 공포가 앞선다. 그런 심리적인 요인 때문에 온전히 못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맛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소스와 야채들이 더 많았으면 좋았겠다. 가격은 비싸고.
오늘은 최근에 갔던 가정식백반 가게 중에 퀄리티가 좋았던 곳을 소개해볼까 한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가성비 괜찮다고 생각했던 근처 백반 가게들 가격이 다 올랐다. 원래 6~7천원 하던 곳들도 찬이나 구성 같은 것은 그대로인데 8~9천 원으로 올랐다. 가격은 오르지 않았으면 퀄리티나 그런 게 조금 떨어지기도 했겠다. 근데 장사 잘하는 곳들은 차라리 가격을 올리면 올렸지 퀄리티를 낮추진 않더라. 그래서 내가 자주 가는 가게 기준으로 퀄리티가 낮아진 곳은 찾지 못했다. 이 가게의 경우 이날 첫 방문이기도 했어서 이전에는 어땠는지 모르겠다. 근데 그걸 몰랐어도 그냥 예전부터 이렇게 좋았구나 생각할 수 있겠다. 사람들이 많더라. 가정식 백반 가게임에도 불구하고 웨이팅이 있더라. 우리의 경우 운 좋게 5분 정도만 기다리고 안으로 들어왔는데, 타이밍을 잘 못 맞춘 사람들은 15분 정도 기다리시는 것 같았다.
그나마 여기가 백반집이기 때문에 회전율이 빠른 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금방 먹고 금방 계산하고 밖으로 나간다. 요즘 같은 추위에 배고픈데 밖에서 기다린만큼 힘든 것도 없기에 이런 부분도 중요하겠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가 뭐 7천원에 음식을 판매하고 있는데 밖까지 따뜻하게 해 줄 순 없을 것 같고. 아무튼 그렇게 자리를 잡고 바로 반찬이 나왔다. 음식 같은 경우 주문 후 나오는 구조가 아니라, 미리 다 준비를 해주시고 사람이 앉으면 바로바로 그릇에 담아 나오는 방식이었다. 장사가 잘 되는 가게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렇게 앉자마자 모든 메뉴를 만날 수 있었다. 제육만 살짝 늦게 나오긴 했는데, 제육 역시 한쪽에 이미 다 준비가 되어 있었다. 소진되는 타이밍을 맞췄을 수도 있겠다.
요즘 같은 물가에 7천원에 7가지 찬이 제공되는 가정식백반 정림식당. 바로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밑반찬 하나하나 싱싱했다. 예전에 어느 가게는 살짝 밑반찬들이 시간이 좀 됐나 싶은 곳들도 있었다. 그걸 아는 기준은 좀 마른 듯한 느낌이 들어서? 근데 여긴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다 촉촉하고 신선하다. 브로콜리 역시 오늘 나온 것 같고, 두부나 그런 것도 그렇겠다. 무엇보다 고기 퀄리티가 괜찮았다. 일행 말로는 이게 뒷다리가 아니라, 비싼 부위인 앞다리 같다고 말해주었는데 나는 그런 것은 잘 몰라서 확실히 말은 못하겠다. 근데 고기 자체가 너무 부드럽고 양념도 적당히 감칠맛 있어서 괜찮았다. 딱 신선한 느낌? 잡내도 하나 없고! 그리고 둘이서 먹어도 충분할 정도로 양이 괜찮게 나왔다. 처음엔 부족할까 싶었는데 다 먹으니 조금 남더라.
물론 고기만 먹었으면 고기가 부족했을 수도 있었는데, 가정식 백반집 답게 다른 찬들도 먹어줘야 했으니 양이 딱 알맞았다. 나오면서 혹시나 해서 여쭤봤다. 여기 고기 같은 것도 리필이 되느냐고. 솔직히 그것까지 바라면 욕심인데, 장사가 잘 되는 것을 보고 혹시나 그럴 수도 있을까 싶어서 여쭤봤다. 근데 고기의 경우 추가 비용을 받고 제공해드리고 있다고 말씀 주셨다. 근데 다른 찬들은 더 달라고 하면 더 주신다고 하시더라. 역시 고기는 고기다. 근데 솔직히 요즘 물가에 7천원에 이렇게 국물까지 7가지 찬이 제공되면 뭐 더 바랄 것도 없긴 하겠다. 그렇다고 해서 찬들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점심 뭔가 제대로인 한식 스타일로 건강하게 잘 챙겨서 먹은 기분이 드는 곳이다.
그렇게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여기는 딱 골목길이 뭔가 어디 놀러온 듯한 기분이 든다. 외국인 친구들 데려오면 여기 입구에서 사진을 찍을 느낌이랄까? 그리고 오랜만에 좀 먼 곳으로 식사를 하러 왔겠다, 오면서 커피 집에 들렀다. 요즘 커피를 잘 안 사 먹고 머신을 이용해 즐기고 있다. 사실 머신도 잘 즐기지 않고, 밥 먹고 커피 마시면 배가 불러서 밖에서 노는 경우가 아니면 커피를 잘 안 마시고 있다. 근데 이날은 뭔가 오랜만에 달달한 게 당기더라. 여기 이 크림 아인슈페너였나, 아무튼 이 메뉴가 디카페인도 되는데 적당히 달달하고 맛있었다. 물론 양은 굉장히 작다. 그래도 배부른 것보다 오히려 적게 먹는 게 좋은 요즘이어서 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한식 먹고 식후 커피까지 야무지게 잘 챙긴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