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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굴국밥 전문점에서 먹어보는 제육볶음 맛은 어떨까?

디프_ 2023. 8. 28. 20:28
의외로 잡내 없이 너무 깔끔하게 먹을 수 있었던 제육볶음

 

날씨가 선선해지니 진짜 안 좋았던 컨디션도 돌아온다. 굳이 말할 필요도 없고 먹는 이야기를 쓰는 공간이기 때문에 이유도 없었지만, 근 한 달간 몸이 정말 안 좋았다. 그래서 실제로 정기검진까지 예약을 할까 전화도 했었다. 아마 거기서 바로 예약이 가능했으면 아마 날짜까지 잡았을 것 같은데 다른 이유로 잠시 생각을 해야했다. 그 뒤로 다행히 몸이 괜찮아졌다. 의심이 가는 이유가 두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더위를 먹은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것 때문이라 생각하고 있다. 온열질환 증상을 봐보니까 내가 3주간 겪었던 증상과 동일하더라. 정말 그 기간 동안 몸에 힘도 안 나고 힘들었다. 그래서 운동도 좀 쉬고 그랬다. 필라테스는 꾸역꾸역 나갔지만 무리가 가는 운동은 못하겠더라. 아무튼 이제 다시 몸이 괜찮아지니 운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또 하나 변화된 것은, 사실 그동안 먹는 양이 정말 줄었다. 먹는 양이 주는데 운동은 그래도 하긴 하니까 살이 금세 빠졌었다. 물론 지금 정도의 몸무게가 마음에 들어 앞으로 이걸 유지할 생각이긴 한데, 아무튼 이렇게 한달만 더 보냈어도 아마 앞자리가 바뀌었을 것이다. 그만큼 먹는 양이 많이 줄었다. 근데 신기하게도 몸 상태가 돌아오니 먹는 양도 돌아왔다. 맨날 배고파서 식사를 하면 반 밖에 못 먹고 남기고 그랬는데 이젠 다 먹을 수 있고 그 뒤에 원래 평소처럼 과자까지 생각나더라. 다행이다. 난 내가 위가 작아진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그냥 진짜 뭔지 모를 이유로 식욕도 잃고 컨디션도 사라지고 그랬다. 다행인 것은 자연스럽게 회복이 되었다는 것이겠다. 물론 그 와중에 링겔을 한 번 맞긴 했지만. 아무튼 오늘은 좀 이색적인 곳을 소개해볼까 한다. 여수 굴국밥 전문점에서 먹어보는 제육볶음 후기다.

 

일단 굴국밥 비쥬얼. 맑은 국물 베이스에 이렇게 굴이 중간중간에 들어가 있다. 사실 국물까지는 먹어볼 만한데 괜히 그냥 손이 안 가더라. 아직 덥기도 하고. 근데 이제 날이 슬슬 풀려가니까 다음엔 국물 맛이라도 봐볼까 한다. 뭔가 조개탕처럼 굉장히 맑은 국물 베이스라 시원할 것 같다. 실제로 일행에게 듣기도 했는데 그런 느낌이라고 했다. 자긴 원래 이런 맛을 좋아한다면서 맛있게 잘 먹더라. 여기 말고 근처에 다른 굴국밥 전문점이 있는데 둘이 스타일이 다르다고 한다. 근데 자기 취향은 여기가 맞다고 하더라. 아무튼 그렇게 밑반찬이 나왔고, 내가 주문한 메뉴가 나오기 전까지 하나씩 먹어보면서 감칠맛을 살려주었다. 양파랑 마늘은 언제부턴가 왜 이렇게 맛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주문한 제육볶음이 나왔다. 사실 메뉴판을 보고 주문하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 여긴 굴국밥 전문점이기 때문에 돼지고기가 들어가는 제육은 좀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재료 신선도나 퀄리티가 메인을 못 따라올 것 같았다. 대부분 여기 오면 저 메뉴를 안 먹을 테니 말이다. 근데 도저히 먹을 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사이드 같은 것 두 개 시켜서 먹기에도 뭐 하고. 그렇게 걱정 반 기대 반을 하면서 주문을 했다. 근데 일단 비쥬얼은 합격이다. 김밥천국 같은 곳보다 오히려 비쥬얼도 좋고 잘 나오는 느낌이다. 이렇게 적당히 채소를 섞어주고 김가루도 올려주고. 여기는 따로따로 먹는 것보다 비벼서 숟가락으로 한 번에 먹는 느낌처럼 나오고 있었다. 역시 국밥집인가?

 

같이 나온 미역국을 한입 먹어주고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미역국 간 자체는 세지 않아서 그냥 뭔가 따뜻한 것을 넣어주는 느낌으로 만족했다. 그리고 대충 비빈 다음에 한숟갈 떠서 크게 먹었다. 오 근데 역시 기대하지 않으면 만족스러운 법인가. 맛이 꽤나 괜찮았다. 그리고 고기 질 자체가 나쁘지 않았다. 부드럽고 잡내 없이 맛있었다. 이 메뉴에 이 표현을 잘 안 쓰는데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기 여수 굴국밥 전문점 자체가 뭔가 기본적으로 깔끔한데, 사장님이 추구하시는 방향이 그쪽인 것 같다. 다 먹고 나면 헤비 해서 더부룩한 느낌이 들기보단 깔끔하게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밑반찬부터 그렇고. 그래서 아삭아삭한 상추 식감을 즐기면서 열심히 먹었던 것 같다.

 

깍두기를 올려서 먹기도 하고 쌈장을 찍은 양파를 올려서 함께 먹기도 했다. 아무래도 고기만 먹으면 물릴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밑반찬들을 곁들여 줘야한다. 개인적으로 양파랑 마늘은 진짜 이럴 때 입 안을 다시 깔끔하게 정리해 주고, 다시 열심히 먹을 수 있도록 정비를 해주는데 최고인 것 같다. 물론 그게 양치를 한 것과는 별개로 냄새가 오래간다는 것을 안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2년도 안 됐나. 그렇게 세상을 모르고 살았다. 일행도 국밥에 밥을 말아서 열심히 먹었다. 굴만 들어간 것이 아니라 부추부터해서 두부까지 이것저것 안에 다양하게 들어가 있었다. 정말 저 한 그릇만 먹어도 배부른 느낌이랄까. 나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조개류에 한번 크게 당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아직까지 손이 잘 가진 않는다.

김치도 간이 센 편은 아니었다. 짜거나 달기보단 그냥 일상적인 느낌? 여기 메인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사이드는 구색만 갖춘 느낌이었다. 근데 개인적으로 이것도 실력이라 생각한다. 어느 가게에 가면 오히려 이것저것 다 맛이 강해서 메인의 맛이 잘 안 느껴지는 곳도 많더라. 특히 요즘 핫하다는 가게들을 가보면 더 그렇다. 그래서 솔직히 요즘은 기본에 충실한 가게를 찾으려 하고 오히려 그런 곳들을 가는 편이다. 여기가 좀 그런 느낌이다. 그래서 굴국밥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번 가보시길 추천드린다. 여기 피크 타임에는 웨이팅까지 있는 곳이다. 무더위에도 사람들이 몰리고. 아마 이제 날이 추워지는 겨울이 오면 사람들이 더 많이 오지 않을까 싶다. 제육볶음 잡내 없이 깔끔하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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