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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먹어왔던 간장치킨과 결이 다른 교촌치킨 블랙시크릿

디프_ 2023. 7. 5. 22:21
치킨에 치즈 한가득 들어있는 퐁듀치즈볼까지 야무지게 먹었어요

 

림스치킨에 빠진 뒤로 오랜만에 다른 치킨을 먹는다. 사실 치킨 자체도 좀 오랜만에 먹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림스치킨의 경우 배달은 하지 않고 매장에 가야만 먹을 수 있다. 우리 동네에 있는 지점만 그런 것 같긴 한데 아무튼 그렇다. 그래서 뭐 혼자 홀에 가서 먹을 수도 없고, 포장해와서 먹는 노력도 한두 번이지 매번 그럴 수도 없고. 그렇게 먹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그때그때 먹지 못하고 나름 날을 잡고 먹었던 것 같다. 전체적으로 치킨에 좀 갈증이 있는 상태랄까. 요즘 피자가 꽂히긴 하더라도 그래도 치킨은 주기적으로 먹어주긴 해야 하니까. 하다 못해 닭강정이라도. 아무튼 그렇게 한 곳에만 빠져있다가 오랜만에 타 프랜차이즈 치킨을 먹어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날을 이렇게 남겨보고자 한다.

 

이날 주문 전화로 주문을 하고 직접 매장에 가서 받아왔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치킨 집이 있어서 배달비 3천원을 내고 먹기엔 다소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예전엔 거리에 차등으로 배달비를 지급하지 않았나? 요즘은 최소 3천 원을 내야 하는 것 같다. 뭐 그건 그렇고, 이날 주문한 메뉴는 기존에 먹어왔던 간장치킨과 결이 다른 교촌치킨 블랙시크릿 메뉴를 주문해 봤다. 사실 시키기 전까지 반신반의했다. 쿠폰으로 주문을 했었는데 어차피 같은 금액으로 메뉴를 변경할 수 있을 것 같아 바꿀까도 싶었다. 근데 안 먹어본 맛을 먹어보고 싶기도 했다. 그러다가 후자를 택했다. 뭔가 이러다 새로운 맛을 발견하고 또 꽂힐 수도 있으니까. 근데 한입 먹자마자 내가 생각했던, 상상했던 그런 맛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일단 여길 주문한 이유는 위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소스가 저렇게 아낌없이 덕지덕지 붙어있다는 점이었다. 개인적으로 소스와 함께 나오는 메뉴를 주문했는데 덜 발라져 나오는 것을 싫어한다. 치킨을 포함해서 모든 음식에서 말이다. 그럴거면 기본으로 주문했지. 물론 소스가 많으면 짜다거나 그래서 나름 조절하신 것일 수 있으나 그럼 사진도 그렇게 나타내줘야 하지 않나 싶다. 아무튼 소스가 많은 것을 기대했다가 막 안 발라진 곳이 있다거나 적게 나온다거나 그러면 좀 실망하는 편이다. 근데 여긴 이미지와 실사가 다르지 않았다. 저렇게 소스가 덕지덕지 한가득이었다. 근데 주문했을 때 추천 소스로 와일드블랙소스를 별도 판매한다고 해서 시켰었는데 그게 똑같은 맛일 줄은 몰랐지. 발라져 있는 것과 똑같은 맛인데 왜 또 추천을 하지 싶었다.

그래서 소스까지 굳이 추가로 드시는 것은 추천드리지 않는다. 근데 또 이게 누군가에겐 필요할수도 있겠다 싶다. 일단 나에겐 천 원까지 추가 지불하면서 먹을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기존에 먹어왔던 간장치킨과 결이 다른 블랙시크릿 교촌치킨. 메뉴 설명은 다음과 같다. '다섯 가지 맛과 향을 내는 오향에 맛 간장과 흑임자, 청양고추를 더한 깊은 풍미로 날개와 다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메뉴' 나도 주문 전에 이 설명을 봤다. 그중 가장 꽂힌 부분이 청양고추였다. 다른 것은 모르겠고 인위적인 맛이 아니라 저 청양고추 덕분에 적당한 매콤함을 살려낼 것 같았다. 그리고 전체적인 간장베이스가 꾸덕꾸덕 소스와 함께 달달함을 나타내어서 적당히 단짠단짠 느낌을 줄 것 같았다.

그렇게 상상하고 한입 먹었는데 내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 이 맛은 뭔가 고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처럼 좀 매니아적인 성격이 강한 맛이었다. 고수는 좀 선 넘은 것 같고 요즘 많은 사람들이 꽂힌 마라 중독과 비슷한 맛이었다. 한국식 맛은 아니었고 동남아 어딘가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맛이었다. 전체적인 향이 그랬다. 그래서 어린이 입맛이라거나 먹기 쉬운 것들만 먹어온 사람들에겐 다소 맞지 않는 그런 맛일 수 있겠다. 나의 경우 계속해서 먹긴 먹었는데 애초에 교촌치킨이니까 닭 자체의 육즙이나 살은 맛이 없을 수가 없어 그런 맛으로 즐겼던 것 같다. 소스는 근데 내 취향은 아니었다. 물론 중간중간 홍고추가 있어서 그것과 함께 먹으면 매콤함이 느껴져 좋긴 했는데 소스 자체가 내가 익숙하게 즐길 수 없는 맛이었다.

 

그래도 실패 없는 치즈볼이 있어 다행이었다. 치즈 한가득 들어있는 퐁듀치즈볼. 솔직히 치즈볼의 경우 bhc가 제일 먼저 내기도 했고 최고라 생각했다. 다른 가게들도 그 뒤로 우후죽순 치즈볼을 냈는데 거의 흉내내기에 바빴고 오히려 안에 들어있는 치즈 양은 부족해서 오히려 계속해서 원조를 생각나게 했다. 근데 여기 퐁듀치즈볼은 충분히 원조를 이기는 그런 맛과 구성이었다. 치즈가 알맞게 잘 들어있었고 겉의 빵 부분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 부분들과의 조화도 좋았다. 느끼함이 아니라 그냥 담백한 맛있는 맛이었다. 솔직히 치즈볼은 또 먹고 싶을 정도! 그래도 이 치킨이 맛이 없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다만 내 입맛에만 맞지 않은 것이다. 분명히 매니아층이 있는 그런 맛이다. 요즘 또 이런 중독성이 뜨고 있기도 하고.

처음 한마리를 덜기도 했지만 나름 열심히 먹어서 그래도 반마리는 먹은 것 같다. 저렇게 소스가 빈틈없이 가득가득 있다. 그 부분은 너무 좋았다. 다만 계속해서 말하지만 애초에 소스 맛 자체가 나랑 맞지 않았을 뿐. 이 블랙시크릿 치킨을 간장치킨이라고 생각하면 안되겠다. 포인트는 '다섯 가지 맛과 향을 내는 오향'에 둬야겠다. 그리고 저 오향을 뭔가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느낌의 향신료가 들어간 맛 베이스라고 이해하시면 되겠다. 고수처럼 거부감이 강한 그런 향은 아니지만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그런 향과 맛이다. 그래서 이 메뉴는 대중적인 인기는 못 끌겠지만 꾸준히 찾는 매니아층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포스팅에서도 느껴지시겠지만 앞으로 나는 이 메뉴를 다시 시켜 먹진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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