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주말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오픈하면 웨이팅이 있는 발산 한우진곱창
곱창을 즐겨먹는 사람까진 아니었다. 그래도 나름 주기적으로 이 메뉴들을 먹어왔다. 원래 자주 가는 가게가 있었는데 그 가게를 그래도 두세 달에 한 번 정도는 갔던 것 같다. 분기에 1회는 꼭 가는 느낌? 그렇게 주기적으로 먹었다가 그 가게가 사라지고 어떻게 하다 보니 먹는 틈을 놓치게 되었다. 그렇게 먹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잠시 잊고 있었다. 딱히 갈 상황이 생기지도 않았고 어딜 가야 할지도 애매했고. 또 오랜만에 먹는 음식은 괜히 아무 곳이나 가기보단 제대로 하는 집을 가서 제대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니까. 그러다가 이날 쉬는 날이었나, 갑자기 곱창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머니를 급 소환해서 이렇게 다녀오게 되었다.
이 가게의 경우 정말 발산 맛집이다.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지나갈 때마다 웨이팅이 있다. 근데 여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스템이 아니라, 사장님께서 문 앞쪽에 의자들을 두셨는데 거기에 앉아서 다들 기다리시더라. 근데 한 여름에도 위에 천막이 있는 구조가 아니라서 땡볕에서 기다려야 하는 그런 구조다. 그만큼 먹기 힘들다는 의미다. 사실 여길 가려고 두 번 정도 시도를 했었다. 평일 퇴근하고 갔었는데 줄이 있더라. 그 당시 1시간 정도 기다렸어야 해서, 도저히 그걸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다른 곳을 가고 다음에 또 가려고 했을 때도 마찬가지 상황이 발생해서 가지 못했다. 그만큼 진짜 매번 기다려야 갈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어디서 분명히 입소문이 나기는 났나 보다. 근데 이날은 오픈을 네시에 했으면 거의 그 시간에 맞춰 방문했기 때문에 기다림 없이 먹을 수 있었다. 주말이기도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에 이렇게 국물이 나오고 곱창이 나오기 전에 모든 테이블이 꽉 차더라. 당일 도축, 당일 재료 소진 원칙 하나로 맛집으로 거듭난 발산 한우진곱창 요즘 정말 인기는 인기였다. 아무튼 이렇게 제대로 된 가게에서 거의 일년만에 이 메뉴를 제대로 먹으니까 좀 설레었다. 얼마나 맛있을까 싶었다. 먹고 싶어도 타이밍이 나오지 않아 못 먹었다가 드디어 이렇게 먹으니 말이다. 사실 곱창, 대창, 막창 이렇게 있으면 내 기존 선호도의 경우 곱창과 대창이 반반이고 그나마 막창이 마지막이었다. 곱창의 경우 안에 들어있는 곱 느낌이 좋고 대창 역시 한입 물었을 때 안에서 뭔가 느껴지는 그런 것들이 좋았다. 근데 막창은 그냥 그런 것은 없으니까 상대적으로 덜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그냥 단일 메뉴로 시킬까 하다가, 그래도 처음 온 가게이니 모듬을 먹어봐야 할 것 같아 모듬 2인분을 주문했다.
저걸 선지 해장국이라 해야하나.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아무튼 저걸 나와 먼저 속을 달래주었다. 이 시스템도 좋은 것 같다. 기름기 많은 음식이 들어가기 전에 속을 진정시키고 좀 달래줄 수 있달까. 근데 가게 입장에서는 메인 메뉴가 초벌 되어서 나오기 전까지 시간이 걸리니 술 드시는 분들 먼저 한잔하고 계시라고 나온 것이겠지만. 근데 저 국물 자체도 깊은 맛이 강하게 나고 시원한 맛이 있어서 정말 술안주로도 괜찮아 보였다. 물론 난 그 맛을 모르긴 하지만 국물 자체로 맛있었다. 밥이랑 먹어도 맛있을 느낌. 아무튼 그렇게 주문한 2인분 58,000원 모듬구이가 나왔다. 이 모듬구이에는 곱창, 대창, 막창, 염통 이렇게 포함되어 있었다. 위 사진을 보면 순서대로 나름 정리를 잘해주셨고 어떤 순서로 먹으면 되는지 알려주셨다. 요즘 가게들의 경우 이런 기본적인 설명은 다 해주시는 것 같다.
먹는 순서의 경우 염통은 더 익히면 오히려 질겨지기 때문에 나오자마자 바로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다른 것들 역시 대창을 제외하고는 바로 먹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찌개 요리를 조금 더 졸이는 것처럼 이런 곱창 종류도 더 익혀서 먹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야 더 뜨겁고 바삭한 느낌이 있달까. 아무튼 그렇게 촉촉한 염통을 해치우고 그 다음에 곱창, 막창 순서로 즐기고 대창의 경우에는 더 바삭하게 튀겨주면 좋다고 한다. 아무래도 안에 기름기가 많기 때문에 겉을 더 바삭하게 튀겨줘야 덜 느끼하게 먹을 수 있는 것 같다. 요즘 대창 먹방이 좀 인기인데 그 먹방 유튜버들도 바싹 안 튀겨서 너무 느끼하다고 힘들어하고 못 먹고 그렇더라. 그러면서 자기들 식당에선 맛있게 먹었는데 그 맛이 아니라고. 크게 먹어서 그런 것도 있는데 대부분 덜 튀겨서 그렇다고 한다.
당일 도축, 당일 재료 소진 원칙 하나로 맛집으로 거듭난 발산 한우진곱창 기본적인 것은 다 제공되고 있었다. 먹는 중간중간 국물을 떠서 기름기를 잡아줘도 되고 부추나 소금 그리고 특제 간장소스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곱창을 즐길 수 있었다. 근데 개인적으로 소금장도 잘 모르겠고 그냥 생 소금 찍어서 먹는 것이 더 맛있더라. 참기름 안에 소금의 경우 삼겹살이면 모르겠는데 곱이 들어있는 곱창 종류의 경우 더 느끼함을 느끼는 것 같다. 그렇게 1차로 염통을 해치우고 그다음 것들이 더 구워지길 기다렸다. 불을 중간에 좀 줄였는데 개인적으로 더 뜨겁게 먹고 싶어서 괜히 줄인 것 같다. 나중에 불을 조금 더 올리니 불판 두께가 있어서 그런지 열기가 확 올라오더라. 그때 그래서 스피디하게 즐겼다. 확실히 위 비주얼은 아직 좀 전체적으로 맑은 느낌이다.
평일, 주말 상관 없이 기본적으로 오픈하면 웨이팅이 있는 이 가게를 이렇게 주말 오픈 하자마자 오니 바로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대창은 4면을 더 구워줘야 하지만 곱창 막창은 먹을 수 있게 되어서 먹어봤다. 이때 감자나 마늘, 양파 등도 다 구워져 쌈장과 함께 먹고 그랬다. 확실히 곱이 안에 이렇게 통통하게 들어있다. 돼지 곱창이나 막창 종류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비주얼이다. 확실히 소곱창이 가격은 비싸도 퀄리티 자체가 다르다. 근데 뭐 이건 그때의 입맛 기호도에 따른 차이니까 뭐가 더 낫다고 말할 순 없겠다. 애초에 재료 자체가 다른 것이니. 아무튼 그렇게 곱 가득한 곱창을 깻잎과 함께 먹기도 하고 소금에 찍어 먹기도 하면서 정말 담백하고 맛있게 먹었다. 막창도 뭔가 겉바속촉 느낌으로 식감 가득하게 잘 즐겼다. 여기 잡내 없이 확실히 맛있더라. 부드럽고.
깻잎과 이 파김치가 또 신의 한수였다. 국밥집이 김치만 맛있으면 맛집이라 하는 것처럼 이렇게 곱창 가게들도 이런 기름짐을 잡아줄 수 있는 김치 종류만 잘 나와도 또 맛집이 되는 것 같다. 아무리 느끼한 맛을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이 기름짐은 잡아주고 넘어가야 한다. 확실히 물리는 때가 온다. 사실 이날 오랜만에 먹어서 2인분 부족할 것이라 예상하고 먹다가 제일 맛있는 부위를 1인분 더 시키자고 했었는데 그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물리더라. 정확히는 느끼했다. 원래 탄산을 요즘 나름 줄이고 있어서 먹을 생각이 없었는데 시키지 않을 수가 없더라. 분명히 이게 먹은 게 배가 부른 양은 아니었는데 배가 불러서 못 먹는 게 아니라 더 이상 먹을 수가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러면서 딱 드는 생각이 '아 이제 내가 이 음식을 안 좋아하는구나'라고 느꼈다.
이 생각이 필살기였던 대창을 먹었을 때도 동일했다. 물론 곱창, 막창, 대창 다 첫 점은 너무 맛있었다. 딱 내가 한때 주기적으로 먹었을 때 즐겼던 그 맛이었다. 근데 1인분로도 충분했다. 더 이상 먹기가 힘들더라. 뭔가 니글니글 느끼함이 다가왔다. 한창 먹을 때는 3인분 먹고도 부족한 느낌이 있어서 더 먹을까도 고민했는데 이날따라 잘 들어가지 않았다. 근데 여기 발산 한우진곱창 가게의 경우 정말 웨이팅이 꾸준히 있는 진짜 맛집이다. 당일 도축, 당일 재료 소진 원칙으로 뭐 잡내가 나거나 퀄리티가 별로일 리도 없고. 그럼 내 입맛이 변했다는 것인데 진짜 많이 못 먹겠더라. 그래서 그렇게 2인분을 후다닥 먹고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와 입맛을 좀 정돈하고자 달달한 커피를 사서 마셨다. 그때가 돼서야 좀 살 것 같았다. 그래서 이 뒤로 따로 내가 시간을 내서 곱창 가게를 가고 있진 않다. 우연히 몇 번 먹긴 했는데 그때도 동일한 생각을 했다. 이렇게 하나의 애정하는 메뉴가 사라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