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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가지 한약재와 과일로 당일 삶은 국내산 생족 튀김족발

디프_ 2023. 6. 10. 23:20
튀긴 돼지고기는 그냥 돈까스인데, 족발을 튀기면 튀김족발?

 

이날 오랜만에 몇 안 가봤던 지역인 구로디지털단지역쪽을 가봤다. 예전에 여기 회사에서 미팅을 한다고, 이 근처에 회사가 많으니까 그때 와 본 적이 있다. 대중교통이 은근 불편해서 복잡하게 느꼈던 기억이 난다. 그때도 식사는 안했고 뭐 그냥 낮에 볼일만 잠깐 본 뒤에 다시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아예 방문을 목적으로 온 것은 거의 처음인 것 같다. 사실 여기를 온 것도 친구가 일이 끝나고 그나마 지나가는 중간 지점이 여기여서 여기까지 와봤다. 나의 경우 요즘은 시간적 여유가 조금 있는 편이기 때문에 시간이 생기면 안 가봤던 곳들을 가보려고 한다. 그래서 한번 가보자고 해서 이렇게 오게 됐다. 지하철을 타고 오면 확실히 오기 편한 곳이다. 오히려 차나 버스와 같은 이동경로로 오면 좀 복잡하지. 그렇게 역 근처에서 만났고 뭘 먹을까 정하기 시작했다.

 

원래 만나기 전부터 뭘 먹을지 정하긴 했는데 잘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때 만났을 때 땡기는 곳을 가자고 해서 만날 때까지 결정을 유보했다. 솔직히 막 예약을 하고 가야 하는 곳 아닌 이상에야 요즘은 그냥 만나서 즉흥적으로 정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금요일에 만나기로 했는데 그날 피자를 먹기로 했으면 그전까지 피자가 먹고 싶은 날이 와도 참아야 하니까, 또 그날 당일 점심에 우연히 내 의지와 상관없이 피자를 먹어야 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그냥 요즘 약속은 예약이 필요하지 않으면 그때그때 정해서 움직이는 편이다. 기다리는 것도 뭐 어쩔 수 없고. 이날도 처음에 고기를 먹을까 하다가 친구가 나름 나를 맛집에 데려가보고 싶었는지 자기가 갔던 괜찮은 족발집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날 유혹하기를 족발이 튀겨져 나온다고, 먹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사실 튀김족발 자체를 이렇게 제대로 먹은 것은 이날이 처음은 맞았다. 그전에 들어본 적은 있는데 먹을 생각을 못했다. 예전에 어느 맛집을 갔었던 적이 있는데 거기서도 추천을 받았을 때, 뭔가 족발은 그 탱글탱글함이 살아있는 상태로 촉촉하게 먹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별로 당기지 않아 원래 먹던 메뉴로 주문해서 맛있게 먹었다. 근데 언젠가는 치킨인 줄 알고 시켰는데 돼지고기를 튀긴 메뉴였어서 우연히 먹은 적이 있었는데, 그건 족발은 아니었으니까 예외로 하고. 아무튼 이렇게 제대로 먹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 맞았다. 구로디지털단지역 근처 맛집 중 하나인 대두족발 가게로, 12가지 한약재와 과일로 당일 삶은 국내산 생족으로만 만든다고 한다. 따로 체인점은 없으며 여기 본점만 운영하신다고. 워낙 이색적이어서인지 방송에도 다수 출연한 가게였다.

 

사실 이날도 막상 주문하려고 하니 그냥 원래 우리가 먹는 족발로 기본으로 먹고 싶었다. 근데 친구가 자기도 여기 와서 튀김족발은 안 먹어봤다고 해서 그걸 먹자고 하였다. 그래서 나도 안 먹어본 것을 먹어보는 것을 좋아하니까,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니까 해보자고 하면서 이렇게 주문해서 먹어봤다. 매장 자체가 넓진 않았지만 나름 테이블은 많았다. 그리고 역시나 인기 가게는 맞았는지 사람들이 꽉 차 있더라. 우리가 갔을 때 다행히 한 테이블이 남아있어서 편하게 앉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대기까지 있는 그런 가게는 아니었다. 족발 메뉴 자체가 대기까지 생기면서 먹긴 힘들지. 나름 배달 인기 메뉴 중 하나니까. 그렇게 음식이 나왔고, 그전까지 뜨거운 국물이 별도로 나와 그걸로 속을 달래주고 있었다. 간은 심심했지만 내용물과 맛은 깊었다.

이날은 오랜만에 술도 마셨다. 요즘은 나갈 일이 별로 없으니까, 나갈 일이 생기게 되면 맥주를 마시고 싶어하는 것 같다. 생맥주가 있으면 생맥주를 마시는데 그게 아닐 경우 주로 테라를 마신다. 맥주는 가끔 마시고 싶은데 소주 생각은 역시나 안 난다. 최근에 언제 먹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술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가 그 갈증이 오는 것과 다음날 체력이 없는 그런 것들 때문인 것 같다. 아픈 것처럼 내 의도와는 다르게 컨디션이 안 좋아지니 그 부분을 못 받아들이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렇게 당일 삶은 국내산 생족 튀김족발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시원한 맥주 한잔씩 하면서. 일단 이 음식 자체가 어떻게 나오나 궁금했는데 기본적으로 두 번의 조리 과정을 거치는 것 같았다. 일단 기본 족발처럼 그렇게 한번 삶아져서 나오는데 거기야 튀김옷을 만들어 그걸 한 번 더 튀기는 것 같았다.

 

그걸 어떻게 알았냐면 겉에 튀김옷만 벗겨지면 안에 내용물은 기존에 먹던 것과 똑같더라. 다를 것이 없었다. 그니까 나름 이것도 겉바속촉 중 하나로 겉 튀김옷은 바삭한데 안에는 촉촉하고 탱글했다. 식감이 재밌었고 일단 튀김옷 때문인지 여러 가지 소스가 함께 나왔다. 처음에는 새우젓만 나와서 친구와 따로따로 먹으려고 하나 더 달라고 요청드렸었는데, 나중에 별도 소스가 나오더라. 몰랐다. 그래서 이것저것 찍어서 먹어봤는데 개인적으로 제일 맛있다 하는 부분은 찾지 못했다. 근데 사실 이 튀김족발 자체의 매력을 크게 못 느끼기도 했다. 일단 신선한 것은 알겠다. 근데 그냥 돈까스처럼 아예 바삭하게 튀긴 돼지고기면 내가 좋아하는 맛일 텐데 이 족발은 내가 상상하던 맛과 다르니 좀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냥 이 메뉴를 메뉴 자체로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달까? 자꾸 먹을 때마다 어색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12가지 한약재와 과일로 당일 삶은 국내산 생족 튀김족발 판매하는 구로디지털단지역 맛집 대두족발. 확실히 여기 인기 있고 잡내 없고 그 족발 자체가 맛있다는 것은 알겠다. 나름 소스도 다양해서 요즘 트렌드에도 부합하는 것 같다. 밑반찬 기본기도 괜찮고. 근데 내 입맛에는 잘 맞지 않았다. 그냥 족발은 내가 원하던 족발 자체로 즐기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쌈도 싸먹기 편하고 그 위에 새우젓만 콕콕 올려서 먹기도 좋고. 근데 튀김족발은 상추쌈을 싸 먹는 것 자체도 어색하고 뭔가 그런 기분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중간쯤 먹었을 때 '아 그냥 기본맛 먹을 걸 그랬나?' 싶더라. 사실 족발 자체가 푹 삶아져서 나오는 것이라 소화 자체도 괜찮은 메뉴 중 하나인데 또 튀긴 것은 그 느낌이 다르니까. 그래서 아마 이날의 경험을 기반으로 다음에는 별도로 이렇게 튀겨져 나오는 족발을 찾진 않을 것 같다. 그래도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니니 호기심이 당기시는 분들은 한번 드셔보시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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