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불쇼도 곳곳에서 펼쳐지고 먹거리가 다양해서 구경할 맛 나는 제주동문시장
주변에 감기 걸리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날 더울 때 감기 걸리면 더 고생한다고 빨리 나으라고 말해줬다. 근데 그날 갑자기 오후 4시 정도였나. 몸의 컨디션이 확 죽었다. 뭔가 에너지가 다 떨어진 느낌? 그래서 이거 이상하다 싶었다. 그렇게 집에 왔는데 기운이 없었고 이거 감기인가 보다 싶었다. 그래서 가려고 했던 운동도 취소하고 집에서 밥 먹고 쉬었다. 요즘 잠을 잘 못 자서 잠이라도 잘 자야겠다 싶었다. 근데 몸이 너무 피곤하면 잠을 못 자는 것처럼 잠도 오지 않았다. 거의 30분 단위로 깨면서 밤을 새웠던 것 같다. 다음날 도저히 컨디션이 나오지 않았고 병원에 들러 주사를 맞은 뒤에 출근을 했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약을 먹으니 컨디션이 돌아와서 그날도 푹 자고 일어나니 이제 살만해졌다. 아직 다 나은 것은 아니지만 다행히 컨디션이 금세 돌아왔다. 요즘 정말 감기가 유행인가 보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갈 때 그 지역의 시장은 꼭 가보려고 하는 편이다. 시장을 가면 정말 그 현지인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느낌이랄까? 물론 요즘은 또 시장도 잘 꾸며져 있어서, 관광객들을 위한 문화도 많이 마련되어 있다. 진짜 로컬 시장을 가지 않는 이상에야 그런 진짜 느낌은 쉽게 못 접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백화점에 가는 것보다야 다르니까. 그리고 여기 상인분들은 정말 현지에 거주하시는 분들이니까 아무리 관광객들을 위해 맞췄다고 하더라도 여기만의 감성은 있겠다. 그래서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 그 유명한 동문시장에 들렀다. 처음부터 올 계획은 아니었고 본의 아니게 공항 근처에서 1박을 해야 했기 때문에 저녁을 먹고 구경도 하고 야식으로 즐길 먹거리를 살 겸 해서 이렇게 들렸다. 근데 오자마자 진짜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 다 여기에 모여있는 느낌이었다.
근데 하필 딱 입구가 먹거리 거리여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원래 마스크를 안 끼고 걷고 있었는데 여기선 마스크를 꼈다. 사람이 많아서가 아니라 촬영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진짜 유튜브 나도 즐겨보긴 하지만 그만큼 유튜버들도 많아진 것 같다. 길거리에서 촬영을 하시는 분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여기서도 짧은 거리에서만 다섯 분 넘게 본 것 같다. 그분들이 얼굴을 모자이크 해서 올려줄지 모르겠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마스크를 꼈다. 그리고 마음 편하게 먹거리 구경을 다시 즐기기 시작했다. 정말 내가 처음 보는 음식들도 많았다. 근데 주로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뭐 야채나 회를 파는 곳이 아닌, 이런 즉석요리 느낌의 상점들 앞이었다. 일단 바로바로 조리가 되기 때문에 음식 향이 강렬했고 무엇보다 비주얼이 최고였다. 그냥 먹고 싶은 느낌이 든달까. 맛있어 보이진 않더라도 무슨 맛인지 호기심이 생겼다.
가격 착하고 종류도 다양한 제주동문시장 먹거리. 다만 뭔가 제주도스러운, 여기 와야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메인은 아니었다. 특별히 제주스러움은 느끼지 못했고 그냥 현대인이 좋아할 것 같은 간식 위주로 판매되고 있었다. 그런 부분이 살짝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다양한 먹거리를 한 공간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메리트 있는 부분이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시장을 걸었다. 넓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 바퀴 돌아보면 그렇게 넓지도 않다. 한 30분에서 1시간 정도면 충분히 다 구경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저녁을 먹고 왔기 때문에 좀 헤비해보이는 이런 간식 종류는 당기지 않았고 다른 곳을 가서 조금 더 구경해 보기로 했다. 뭔가 여긴 사람도 많고 복잡해서 뭔가 사고 싶은 생각이 들진 않았다. 어디가 기다리는 줄인 지도 모르겠고.
만약 저녁을 먹고 온 것이 아니면 여기서 핫도그나 이런 꼬치 종류 요리를 하나 집어서 먹었을 것 같긴 하다. 요즘 이상하게 핫도그에 다시 꽂혔다. 근데 그 많던 명량 핫도그 가게들이 요즘 왜 안 보이는 것이지? 한때 폭발적으로 생겨났는데 그만큼 많이 사라진 것 같기도 하다. 가끔 배달 앱 같은 것들을 켜도 잘 안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예전엔 핫도그랑 간식들만 시켜서 먹을 때도 있었는데. 아무튼 이런 시장에 오면 굳이 뭔갈 사지 않더라도 이런 구경을 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힐링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자동차나 공사장 같은 그런 공해와 같은 소음이 아닌, 각종 왁자지껄한 소리들이 들려오니까 그게 불편하다기보단 뭔가 ASMR처럼 좀 정겨운 그런 느낌이 있다. 물론 부딪히며 걷고 더울 때는 힘들긴 하지만 매번 그러는 것은 아니니까.
그렇게 걸어서 다른 지역에 왔다. 여긴 제주동문시장 먹거리 메인 공간보다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도 여기 역시 사람이 좀 있었다. 친구가 여기서 뭘 좀 먹어볼까 하더라. 이 친구도 아까 정신이 없었나 보다. 그래서 나도 구경을 했는데 갑자기 유튜브에서만 보던 저거 물방울 떡이라고 해야 하나. 저게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먹어볼까 싶었는데 가격이 사악했다. 그러다 그 옆에 있던 탕후루가 눈에 들어왔다. 탕후루 역시 유튜브에서만 보고 직접적으로 먹어본 기억은 별로 없다. 그래서 한번 사 먹어봐야겠다 싶었다. 사실 떡볶이도 먹고 싶었는데 그건 참았다. 그렇게 탕후루를 먹어봤는데 내가 너무 기대가 컸나. 맛은 그냥 평범했다. 뭔가 내가 봐왔던 것들보다 잘 만들어진 느낌도 아니고. 가격은 비싸던데. 디저트 종류는 시장이라고 해서 저렴하진 않은 것 같다.
그렇게 구경을 다 끝내고 리스트를 다 살펴봤기 때문에 친구와 뭘 살지를 정했다. 대충 포장해 간 뒤에 숙소에 돌아가 먹고 자기로 했다. 그렇게 닭강정을 하나 사기로 했고, 친구가 회를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회 한 접시를 포장했다. 난 배가 불러 많이 먹을 상태는 아니었는데 친구가 회는 자기가 다 먹을 수 있다고 해서 그렇게 사갔다. 근데 나중에 보니 친구가 정말 회는 다 해치우더라. 근데 정말 생선 쪽 잘 먹는 사람은 내가 치킨 좋아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잘 먹고 좋아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튀긴 음식을 정말 좋아해서 잘 먹기도 하고 자주 먹는다고 생각하는데 회 좋아하는 사람은 못 이기더라. 그 사람들은 정말 다 없어져야 멈추니까. 아무튼 그렇게 이 두 종류를 포장하고 돌아가는 길에 슈퍼에 들려 막걸리도 한 병 샀다. 그리고 숙소에 도착해 세팅을 했다.
밥을 먹은 뒤에 구경을 하면서 저절로 소화가 되었고, 과하지 않게 이렇게 제주동문시장 포장한 먹거리로 마무리를 하면 이날 딱 깔끔하게 마무리한 기분이 들 것 같았다. 먹고 나면 바로 잠이 올 것 같아서 미리 씻었는데, 씻는 동안 친구가 빨리 먹자고 난리를 쳤었다. 회가 빨리 먹고 싶었나 보다. 그렇게 씻고 이렇게 세팅을 하고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솔직히 닭강정이야 우리가 아는 익숙한 그 맛이다. 그래도 나름 맵기 조절이 가능해서 느끼하지 않게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근데 역시 제주도는 제주도인가. 회가 진짜 맛있더라. 비주얼에서도 윤기라고 해야 하나. 찰기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탱글탱글함이 느껴지는데 가격도 저렴한데 꽤나 맛있었다. 고등어회를 잘 못 먹어 광어 위주로 먹긴 했는데 비린내 하나 없고 너무 탱글탱글 맛있었다. 한점 한점 크기도 크고. 회는 확실히 여기가 가격도 착하고 종류도 다양하고 맛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