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안하고 먹었다가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란 table-b 수제버거
직장인 상권이라고 해야 하나. 갑자기 표현이 생각 안나네. 그니까 회사들이 몰려 있는 지역의 경우 일반적으로 음식 하나를 떠올리면 대표적으로 방문하기에 괜찮은 가게들이 있다. 아마 그 회사에서 일년은 커녕 반년 정도만 생활해도 대충 알 수 있겠다. 예를 들어 떡볶이 하면 어딜 가야 하고, 순대국 하면 어딜 가야 하고, 삼계탕하면 어딜 가야 하는 등등. 근데 나 방금 저기 적은 메뉴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적은 것인데 내가 지금 저 메뉴들을 먹고 싶나? 오늘 점심으로 성시경 유튜브에서 나왔던 가게에서 순대국을 시켜서 먹었었는데 가격도 괜찮고 양도 괜찮고 여러모로 괜찮았다. 일단 식당 분위기도 깔끔하고. 다행히 웨이팅은 없었는데 사람은 계속해서 꽉 차 있었고. 빈테이블이 생기면 신기하게 바로 사람들이 들어오더라. 아무튼 맛있게 먹어서 조만간 기회가 되면 또 가 볼 예정인데 그때는 사진을 찍어보려고 한다.
말이 잠깐 샜는데 아무튼 그렇게 어느 지역에 가면 대표적인 맛집이 떠올라야 하는데 내가 생활하는 이 주변에는 두개가 없다. 일단 햄버거 가게. 그 흔한 롯데리아도 없다. 한 5~10분만 더 걸어가면 쉑쉑버거랑 기타 프랜차이즈 햄버거가 있는데 일단 그 생활 반경에는 없다. 거기까지는 조금 더 걸어야 해서 점심시간은 유한하니 좀 무리가 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중식 맛집이 없다. 장사가 잘 되는 중국집이 두 군데 정도는 있다. 근데 일단 첫 번째 가게는 퀄리티가 너무 별로다. 탕수육도 오래된 느낌이고 기름도 안 좋은 것 같고 짜장면 자체도 맛있는 것을 모르겠고. 그런데 가격은 비싸다. 그리고 두 번째 중국집의 경우 양도 많고 퀄리티도 괜찮은데 탕짜면처럼 섞어서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없다. 탕수육을 소자든 무엇이든 개별로 시켜서 먹어야 하더라. 그렇게 갈만한 중식집이 없어서 요즘은 친구들과 약속을 잡으면 중식 맛집을 가자고 하고 있다. 못 먹으니 생각난다.
중국집은 둘째치고 여기서 햄버거가 먹고 싶을 때 어디서 먹나 싶었는데 우연히 가게 한 곳을 발견했다. 바로 오늘 소개할 table-b 수제버거 가게다. 처음에 생각 없이 지나가다 여기 간판을 봤다. 그리고 안을 봤는데 나름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여기 다음에 와봐야겠다 싶었고 그 다음날인가 다다음날 와봤다. 그래서 이렇게 햄버거 하나와 친구는 오므라이스를 먹는다고 해서 주문을 했다. 일단 비주얼은 합격이었다. 맛이 중요했는데 결과적으로 안에 담긴 재료 신선도도 그렇고 전체적인 조합도 그렇고 양 자체도 그렇고 나쁘지 않았다. 만족스러웠다. 근데 중요한 것은 내가 방문한 이 주가 이 가게 마지막 주였다. 그니까 해당 주 평일까지만 장사를 하고 그만하신다고 하셨다. 근데 아예 여기서 장사를 접으시는 것은 아니고 건너편에 가게를 하는데 그 가게가 여기로 이전하신다고 하셨다. 어찌 되었든 내 입장에서는 이게 햄버거 가게 하나 찾았다 싶었는데 사라지니 그 부분은 상관없었다.
그래서 사라지기 전에 아쉬워서 다음날 또 방문을 했다. 사실 기대 안 하고 먹어서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라기도 했지만 이틀 연속 먹어버린 이유는 다른 포인트가 컸다. 이번주에 또 먹지 않으면 다시는 여길 못 올 테니 말이다. 그래서 그렇게 또 방문해서 먹었는데 역시나 맛있었다. 장사를 마무리하시는 그날까지 동일한 퀄리티로 음식을 내어주셔서 개인적으로 더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무튼 나의 경험은 이렇고 다시 table-b 수제버거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다. 일단 이 오므라이스 비주얼 자체가 이 근처에선 쉽게 만나기 힘든 비주얼이다. 김밥천국 스타일이 아니라 맛집 스타일처럼 반숙이 나오니까. 물론 뭐 갈라진다거나 그런 느낌은 아니긴 한데 이 주변에서 이런 비주얼을 보인다는 것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줘야겠다. 뭐 홍대나 유명한 지역도 아니다 보니 좀 희소한 모습이다. 맛의 경우 뭐 비주얼과 다르게 평범했다. 사실 특별하게 뭐 없지만.
너무 맛있어서 이틀 연속 먹어버린 수제버거. 일단 토핑 자체가 깔끔했다. 그냥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것들만 딱 들어있었다. 개인적으로 토마토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 잘 안 먹는 편이지만 여기선 주는 그대로 맛을 느껴보고 싶어서 그냥 그대로 먹어봤다. 치즈도 잘 들어가 있고 베이컨도 있고, 토마토와 양상추 그리고 양파 등 이것저것 잘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여길 높은 점수 주는 또 다른 이유가 바로 치즈다. 어느 가게를 가면 치즈 자체를 안 녹이고 주는 곳이 있다. 그게 비주얼을 위해서인지 아니면 그냥 빨리 내보내기 위해 놓친 포인트인지 불분명하긴 한데 아무튼 그렇게 치즈를 안 녹이고 주는 곳을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치즈가 안 녹았다는 것 자체가 온도가 어느 정도 유지된다는 것인데 그럼 뜨거운 패티에 비해 좀 언발란스 느낌이 있어서 막 하나의 맛처럼 느껴지지 않더라. 근데 여기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치즈가 패티 위에 잘 녹아져 있다.
좀 먹다가 배가 슬슬 차기도 하고 또 다른 맛을 느껴보고 싶어 감자튀김을 찍어 먹기 위해 뿌려두었던 케첩에 햄버거를 찍어서 먹었다. 사실 외국의 경우 흔한지 안 흔한지 모르겠지만 유튜브 같은 것을 보면 햄버거를 케첩과 같은 소스에 잘 찍어 먹더라. 근데 한국에서는 거의 없겠다. 케첩 자체를 안 먹는 사람도 많으니까. 근데 나의 경우 소스를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케첩 역시 잘 먹는 편이다. 그렇게 마지막에 적당히 자극적인 맛과 함께 식사를 끝냈다. 그리고 소화도 시키고 날씨도 즐길 겸 잠시 산책을 했다. 이 시간에 여길 돌면 저렇게 강아지와 함께 나오시는 할머님이 계신다. 강아지가 적당히 보폭을 지키며 움직이고 할머님도 챙겨주시고 그런 모습을 종종 보는데 그냥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 나의 상황도 그렇고 뭐 기타 등등. 근데 그런 이야기는 여기 안 담아야지. 아무튼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