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에 웨이팅이 생길 정도로 용산 직장인 사이에선 유명한 붙들네
퇴근길에 여의도를 지나온다. 근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벚꽃을 보기 위해 모여있더라. 차가 막히거나 신호에 걸려 나도 그냥 창 밖을 구경하고 있으면, 모르는 커플들끼리 서로 예쁘게 사진을 담아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이 보이고 그렇다. 그래서 때로 기분이 싱숭생숭해지거나 즐거운 모습을 보고 나도 흐뭇해지거나 뭐 그렇다. 사실 근데 대부분은 빨리 집에 가기 위해 운전을 집중하긴 하는데 그냥 가끔 그렇게 무의식적으로라도 쳐다볼 때가 있더라. 겨울만 하더라도 정말 사람 없이 차만 있어서 지나갔는데 그렇게 봄이 왔음을 알게 되었다. 근데 아직은 확실히 따뜻하다고 말하기엔 뭐하더라. 분명히 지하철에서나 낮은 따뜻한 것이 맞다. 흔히 말하는 맨투맨 하나만 입어도 괜찮겠다. 근데 밤에는 바람도 불고 쌀쌀하다. 특히 한강 주변을 걸어야 할 때면 아직 맨투맨 같은 것 하나로는 무리고 분명히 외투가 추가로 있어야겠다. 일교차가 심하니까.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정말 감기를 조심해야겠다. 그렇다보니 요즘 주변에 감기 걸린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나도 실제로 한 3주 전인가 감기에 걸려서 고생한 적이 있다. 이틀 정도였나. 코가 정말 너무 심하게 막혀서 목소리도 제대로 안 나올 정도였다. 다행히 열이나 몸살기는 없어서 일상생활을 나름 보내긴 했는데 또다시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기도 했다. 그래서 오늘은 이런 꽃샘추위를 날려줄,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줄 음식을 소개해주고자 한다. 사실 여기 역시 이것저것 양념이 들어가 있어서 건강학적으로는 몸에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근데 확실히 다른 패스트푸드 같은 것과는 비교 자체가 힘들겠고 일단 뚝배기에 담긴 뜨끈뜨끈함으로 한번 모을 혈액순환 시켜줄 것 같아 왠지 건강에 도움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과학적 근거는 없다. 바로 전주콩나물국밥이다. 이 가게의 경우 나름 점심에는 웨이팅이 생길 정도로 용산 직장인 사이에선 유명한 가게다.
상호명은 붙들네라는 곳이다. 개인적으로 이름을 외우기보단 위치로 기억해서 찾아가는 편인데 여기 다 먹고 나와서 까먹고 가게 간판을 찍지 않아 이름을 찾느라 고생을 했다. 뭐 해장국집, 국밥집 이렇게 검색을 해봐도 나오지 않더라. 그러다 지도를 보고 찾았다. 이렇게 국밥 하나를 주문하면 김치와 깍두기, 그리고 장조림 같은 것이 나오고 간간히 즐길 수 있는 말린 오뎅과 풀어서 먹을 수 있는 계란이 나온다. 가격은 8천원으로서 나름 메리트 있는 구성과 가격이라 생각한다. 근데 사실 이 구성을 아직 만원 받거나 그런 곳은 많이 없는 것 같아 싸다고 말하긴 뭐하고 적정하다고 볼 수 있겠다. 이제 여기서 맛에 특별함이 있어야 맛집이 되는 그런 단계랄까. 사실 여름에 이런 뚝배기 요리를 즐기긴 힘드니까 요즘 같은 때에 즐기는 게 맞긴 하겠다. 처음엔 천천히 국물을 음미해 본 뒤에 본격적으로 식사를 즐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밥이 따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안에 말아져서 나온다. 개인적으로 밥을 따로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여기엔 뭐 뼈를 발라 먹을 그런 것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죽까지는 아니지만 약간 더 소화가 잘 되겠다라는 생각으로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요즘은 맛보다 소화 부분을 더 중시하는 것 같기도 하다. 맛있게 먹고 고생하면 괜히 더 마음 아프니까. 그리고 이런 전주콩나물국밥의 매력을 한층 더 살려줄 것은 단연 김치나 깍두기의 맛이겠다. 어디서 그랬는데. 국밥집이었나. 아무튼 이 가게가 맛집인지 아닌지를 보려면 김치맛을 보면 된다고. 그럼 결과 딱 나온다고 말이다. 동의한다. 이 김치나 깍두기의 아삭함과 새콤함이 입맛을 돋궈주고 감칠맛을 살려준다. 그리고 계속해서 숟가락을 움직이게 만든다. 나중엔 젓가락도 안 쓰고 숟가락으로 깍두기를 담고 팍팍 먹고. 그렇게 열심히 먹어주면 다 먹었을 때 진짜 맛있게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환절기 꽃샘추위를 날려줄 붙들네 음식, 나름 그 역할을 해내었다. 이런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국물 자체가 좀 사기인 느낌이 있다. 비주얼을 보면 아시겠지만 맑고 깨끗한 느낌의 국물은 아니다. 아무래도 밥 자체가 처음부터 말아져 나오기 때문에 그 탄수화물에서 오는 탁함 정도가 유지되겠다. 그리고 계란도 풀고 이러니까. 근데 그게 정말 시원한 느낌이 든다. 외국인들은 이해 못하는 표현인 '뜨거운데 시원하다'를 정확히 잘 살려내고 있다. 이게 정말 가끔 이런 음식을 먹으면 보양식 먹는 기분이 들 때가 있는데 딱 그 표현이 정확하겠다. 애초에 메뉴 자체가 맛이 크게 다를 수 없는 메뉴이긴 한데 다 먹고 나면 만족감을 정말 살려주는 그런 조합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김치보다 깍두기 맛집을 좋아하는 편인데 여기 깍두기 아삭하니 진짜 맛 괜찮았다.
고소한 계란은 뭐 말할 것도 없고. 그리고 아까부터 여긴 국물이 진짜라고 말해왔는데 개인적으로 그게 콩나물의 힘이라 생각했다. 아무래도 저 부분에서 내가 모르는 감칠맛이 나오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열심히, 또 맛있게 국물을 즐기고 있었는데 뭐가 쫀득쫀득 씹히는 것이었다. 근데 워낙에 계란부터해서 안에 이것저것 재료가 들어가 있으니 뭐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렇게 먹다가 문득 숟가락을 바라보았는데 뭔가 해산물 같은 것이 올라와 있었다. 처음에 재료가 잘못 들어갔나 의심을 했다. 근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저게 여기 국물 맛의 비결이었던 것 같다. 해산물이 들어가니까 그런 깊은 맛과 감칠맛이 살아나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른 가게들과 다른 포인트가 저기서 오는 것 같고. 물론 나의 틀린 추측일 수도 있다. 애초에 국밥에 빠진 지 얼마 되지 않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이 8천원이란 금액이 '여기 정말 맛집이다. 가성비 있다.'라고 표현하기엔 무리가 있겠다. 요즘 물가가 올랐다곤 하나 여전히 국밥을 이 가격에 푸짐하게 파는 곳은 많으니까. 그러면 앞서 말했던 것처럼 맛이나 다른 부분에서 차별화를 두어야겠다. 근데 확실히 국물 맛은 여기만의 무언가가 있다. 그게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른 곳과 다르다. 근데 그게 맛있다. 위 사진처럼 깍두기 하나 올려서 저렇게 시원하게 한입 먹으면 정말 환절기 꽃샘추위를 날려줄 뜨끈뜨끈한 전주콩나물국밥의 매력을 느낄 수 있겠다. 아직 일교차가 커서 낮의 날씨만 생각했다가 밤에 추워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럴 때 이런 국밥 하나로 몸을 풀어주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맛있게 잘 먹었다.